바이오 커피와 케이크 편안한 매장 20~30대 여성에 인기

‘커피하우스’가 없었으면 민주주의도 없었다. 19세기 중반 유럽에서 시작된 커피 하우스는 왕정국가 체제에서 신흥 권력층으로 등장한 상인을 중심으로 한 시민들이 모여 대의를 토론하는 사랑방 구실을 했다. 커피하우스의 본질적 기능은 ‘다양성’에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커피 하우스 산업문화는 사실 이런 커피하우스의 본질적 측면과는 다르게 발전했다. 어느덧 우리나라 커피하우스의 대명사가 된 <스타벅스>와 <커피 빈>은 커피 메뉴에서부터 인테리어까지 일관되게 아메리칸 스타일만 지향한다.

이런 커피하우스 문화에 반기를 들고 유럽풍의 커피메뉴와 인테리어로 승부하는 토종 상표(브랜드)의 커피하우스 체인 <투 썸 플레이스>가 주목되는 이유다.

CJ푸드빌이 개발한 <투 썸 플레이스>는 우선 메뉴의 차별성이 두드러진다. <투 썸 플레이스>만의 ‘바이오 커피’는 유기농 원두로 만든 독자메뉴다. 또 다른 독자메뉴‘아포가또’는 아이스크림에 에스프레소 샷을 얹은 것이다. ‘요거 아이스크림’은 아이스크림에 요거트를 끼얹은 것으로 <투 썸 플레이스>에서만 볼 수 있는 디저트용 메뉴다.

커피는 <투 썸 플레이스> 매출의 55%만 차지하며 케이크가 35%, 샌드위치가 7%, 쿠키나 초콜릿 등이 3%를 차지하고 있다. <투 썸 플레이스>에서는 치즈, 무스, 슈폰 같은 케이크를 판매하고 있다. 이는 제과점에서 판매하는 생크림 케이크와 달리 커피와 잘 어울릴 뿐 아니라 커피로 부족해지기 쉬운 칼슘을 보강시켜 준다.

커피 맛 역시 다르다. <투 썸 플레이스>는 스위스의 커피공장 ‘해미 앤 바우어’에서 210˚C 고온으로 12~13분 동안 천천히 볶는 딥 로스팅 기법으로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그대로 살린 에스프레소 등을 만들고 있다.

흡연자를 고려한 공간구조 역시 ‘다양성’이 본질인 커피하우스의 정신(?)을 잘 살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투 썸 플레이스>는 새로 개점하는 매장에 커피숍을 설치하고 있지만 주택가나 학원가 등에는 흡연석을 설치하지 않고 있다. 흡연석이 거의 없는 <스타벅스>나 전 매장에 흡연석을 설치한 <커피빈>과 대조적이다.

<투 썸 플레이스>라는 이름조차 이런 ‘다양성’의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투 썸 플레이스(A Twosome Place)>는 A(혼자), Two(둘/연인, 친구), Some(동료) 누구나 와서 쉴 수 있는 만남의 장소(Place)를 의미한다.

<투 썸 플레이스>는 고품질 커피와 케이크, 편안한 매장 분위기로 특히 20~30대 여성에게 인기가 높다. 지난 2002년 12월 1호점인 신촌점을 연 이후 현재 서울과 수도권 등에 2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투 썸 플레이스>는 이달 4일 가맹 1호점인 신사점을 오픈했다. 1호점의 주인공은 20대 스튜어디스 출신의 김한나(27) 대표. 젊은 나이라도 자기사업을 하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결심했다는 김 대표는 “창업 초보자로서 노하우가 없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물색했다”며 “고급스러우면서도 20~30대 또래 친구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투썸을 주저없이 선택했다”고 말했다.

순수 국내 브랜드인 <투 썸 플레이스>의 약진이 우리사회의 커피하우스 문화에 어떤 변화를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



김청환 기자 ch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