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강정·만두·중국식호떡 유명… 자장면의 고향 중화풍 영화 배경 1번지 볼거리

인천은 서구문물이 일찍 들어 온 항구도시라 관심 있게 살펴보면 이국적인 분위기를 희미하게나마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인 자유공원도 그렇고 국민적인 먹거리가 된 자장면의 발상지도 인천 차이나타운이다.

그리고 그 인근에 있는 개항장 거리에는 일제 강점기의 유물인 건물들이 몇몇 남아 있어 우리의 근세사의 흔적도 찾을 수 있다.

한때 인천의 중심지이기도 했던, 인천광역시 중구청 인근에 있는 신포동도 외국인들이 생활했던 흔적들이 남아 있는 곳이다. 특히 재래시장인 신포시장은 19세기 말 이곳에 자리 잡은 일본인, 중국인, 서양인들을 상대로 고급 채소를 파는 푸성귀전의 등장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곳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인천의 개항장 부근 여행지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신포시장에서 매우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신포시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푸짐하면서도 독특한 먹거리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포시장의 대표적인 명물로는 ‘신포닭강정’이 있다. 언제 가더라도 30분 이상은 줄 서서 기다려야 맛볼 수 있는 닭 강정의 맛은 특별한 소스에 있다.

두 번 기름에 튀겨내서 바삭한 닭튀김을 매콤 달콤한 소스에 비벼낸 후 고소한 땅콩을 듬뿍 뿌려 마무리하는 닭 강정은 강렬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인상적이다. 25년 이상 이곳에서 닭튀김을 만들어 팔았다는 신포닭강정 이외에도 야채치킨 등 닭튀김을 발전시킨 음식점들이 여럿 있다.

나이가 지긋한 인천사람들에게 신포시장은 만두의 원조 시장으로 기억된다. 지금은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신포시장은 여기저기 만두집이 눈에 띈다. 고기와 야채 소를 듬뿍 넣은 왕만두부터 녹차만두, 김치만두 등 다양한 만두를 쪄내는 만두집에서는 어김없이 찐빵도 쪄내는 것 같다.

체리주스 가루를 넣어 묘하게 빨간색을 내는 찐빵도 있고 통팥이 그대로 살아있는 찐빵을 만들어 파는 집도 있다. 그리고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탄 '신포우리만두'의 본점도 이곳에 있다.

만두집이 많은 신포시장이지만 가장 돋보이는 만두집은 산동만두. 사실 이 집은 만두보다는 공갈빵으로 불리는 중국식 호떡이 더 유명하다. 수 십 년 전, 화상(華商)이 운영하는 중국집 몇 곳에서나 맛볼 수 있었던 ‘추억의 공갈빵’을 만드는 산동만두는 신포시장 먹거리 순례 길에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어린아이 머리통만한 호떡은 먹기에 부담스러워 보이지만 막상 손에 들면 무척 가볍다. 단단한 껍질을 깨면서 ‘이래서 공갈빵이라는 이름이 붙었구나’ 생각되는 산동만두의 공갈빵은 바삭한 껍질 안쪽에 녹아있는 달콤한 설탕이 바삭한 껍질의 담백한 맛과 오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4- 공갈빵
5- 차이나타운
6- 차이나타운 자장면

중국식 호떡인 공갈빵을 맛 본 김에 가까이 있는 차이나타운도 들러보자. 신포시장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차이나타운은 세계 대도시 어느 곳에서나 만날 수 있는 차이나타운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인천의 차이나타운은 중화풍(中華風) 영화배경의 1번지이다. 이곳에는 소림권법의 한국 총본산이라는 쿵푸도장과, 중국 전통의상, 도자기, 장신구 등을 파는 잡화상이 있다.

인천의 차이나타운은 자장면의 고향이다. 자장면은 19세기말 산동성에서 인천으로 이주해 온 중국인들에 의해 만들어 졌다는 게 정설이다. 그 자장면의 고향 인천 선린동 차이나타운은 50년 전 모습 그대로 퇴락한 뒷골목 풍경으로 멈춰있다. 이러던 곳이 영화 "중화반점"을 계기로 세인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붉은 색을 경사스럽게 생각하는 중화인들은 생활 주변의 어떤 곳도 붉은색으로 칠해놓기를 좋아한다. 기둥도, 외벽도, 경조사에 보내는 부조금 봉투도 온통 붉은색이다. 그 붉은 색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해 낸다.

화풍으로 단장한 중화요리집 앞에서 사진이라도 찍노라면 대만이나 홍콩의 분위기를 내는 데는 그만이다. 이곳은 중국 전통 레스토랑도 점점 늘어나고 있어 현재 중국레스토랑과 중국서점, 중국도자기 판매점, 중국 농수산물 전문점, 중국빵집 등이 들어서면서 점차 활성화되어 가고 있다

■ 자유공원도 들러보자

동인천역 광장에서 3시 방향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자유공원은 인천의 상징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곳에서는 역동적인 모습의 인천항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고 근대사나 현대사에 있어 격랑의 회오리로 지금은 떼어낼 수 없는 관계에 있는 미국과의 질긴 연(緣)을 확인하는 상징물도 접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이라는 사실로 공원 방문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자유공원 한 가운데는 너른 광장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인천 시내는 물론이고 인천앞바다에 떠 있는 섬까지 건너다 볼 수 있다. 광장 부근에는 이 공원의 상징물인 된 맥아더 동상과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탑이 있어 미국과의 인연을 미루어 짐작할 수도 있다.



글, 사진 정보상 (여행작가, 와우트래블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