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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케는 오감을 활용해 마셔야"
'기키자케시' 이용숙 린카이 대표이사
눈으로 보고 역사 듣고 맛·향 음미하고 피부의 열기 느껴야





황수현 기자 sooh@hk.co.kr
사진 임재범 기자 happyyjb@hk.co.kr





“전통과 기술의 술 사케, 오감을 활용해 마셔야”

‘다이긴조’, ‘준마이’ 이게 다 무슨 소리지? 생소한 사케의 세계 속에서 길을 잃은 당신. ‘사케 전문가’라 불리는 기키자케시가 필요한 때이다. 국내 기키자케시 2호 이용숙 씨가 들려주는 향긋한 사케 이야기.

기키자케시는 무슨 일을 하나? 소믈리에가 와인을 골라주듯이 사케를 골라주는 것인가?

기키자케시란 쌀로 만든 술에 대한 전문가를 뜻한다. ‘일본술협회’에서 시행하는데 기키자케시 외에도 소주 어드바이저, 치즈 코디네이터, 심지어 야채 소믈리에 자격증도 있다.

현재 주류업계에 종사하는 것도 아닌데 기키자케시 자격증은 왜 취득한 것인지?

처음에는 사케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사실 술도 잘 못한다(웃음). 일본 전문 여행사를 운영하면서 일본 전 지역을 돌게 됐는데, 약 2,500개에 이르는 곳마다 전부 온천이 있고 또 그 수 만큼의 술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지역 최고의 사케들을 맛보면서 그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 한국에는 이자까야나 퓨전 형태의 사케바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가 본 적이 있는가?

옛날에 비하면 정말 많이 생겼다. 하지만 아무리 사케를 다양하게 들여온 곳을 가봐도 현지 술의 만분의 일도 안 된다. 일부 제품이 사케의 전부인 것처럼 알려지거나, 평범한 술이 ‘뻥튀기’ 돼서 최고급 사케로 둔갑한 것을 보면 안타깝다. 일본에는 가격이 적당하면서 좋은 사케가 너무나 많다. 홍보는 덜 됐지만 그 지역에서는 최고로 쳐주는 술들이 더 많이 들어오기를 바란다.

기키자케시 자격증


사케는 반드시 음식과 함께 먹는 술이라고 들었다. 가장 추천해주고 싶은 궁합이 있다면?

흔히 사케를 음식에 곁들이면 좋은 술이라고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사케에 음식을 곁들인다고 생각한다. ‘이 사케를 어떤 음식과 먹어야 가장 맛있게 마실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식이다. 나는 가장 좋아하는 사케를 마실 때는 그냥 단독으로 마신다.

기키자케시가 최고로 치는 사케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세 가지만 추천한다면 도토리현에서 나는 흑문 준마이 다이긴조. 28%까지 도정한 쌀을 써서 극도로 순수한 맛이 난다. 다음으로는 나라현의 기다 준마이 다이긴조인데, 사케를 만들 때 알코올을 넣지 않으면 보통 도수가 16도를 넘을 수 없는데 고도의 기술을 사용해 20도까지 냈다. 마지막으로 도쿄의 스끼노가스라는 한국의 탁주와 비슷한데 쌀의 좋은 부분만 깎아내서 만든 술이다. 향이 아주 독특하다.

현재 한국에 불고 있는 사케 열풍에 대해 쓴 소리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가장 우려되는 점은 문화는 쏙 빼고 술만 들어오는 것이다. 위스키가 그런 경우다. 발렌타인 17년을 병째 시켜서 취하도록 마시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 사케는 지역의 전통과 집약된 기술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술이다.

그런 술은 눈으로 그 맑음을 확인하고, 귀로 히스토리를 듣고, 입으로 넣은 후 코로 향을 느끼면서, 마지막으로 피부의 열기로 다시 한번 느낄 때 최상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단지 코가 비뚤어지기 위해 마시는 거라면 굳이 사케여야 할 필요가 없지 않겠나?

미국과 유럽에서도 사케를 즐겨 마시는 것을 보며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나라를 대표할 만한 술은 없을까?

우리나라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복분자의 경우 그 이름의 배경이 너무나 재미있지 않나. 이처럼 각 지역의 특산물을 이용한 술을 만들고 거기에 맞는 히스토리를 붙여주는 건 어떨까? ‘장화홍련주’라든가, ‘흥부놀부주’라든가 하는 식으로. 우리나라 사람의 특유의 창조성을 발휘해 한국 술도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날이 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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