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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에게 '미신'을 주장하지 마세요




'환상의 커플'


부부관계를 해치는 원인들 중에는 부부 각자가 가지고 있는 결혼생활에 관한 환상들도 포함된다. 이 환상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나 점차 자신의 신념처럼 되고 나중에는 그것이 누구에게나 당연한 것으로 믿게 된다는 점에서 일종의 ‘미신’과도 같다.

결혼 후 배우자와의 생활이 자신의 예상과 달라서 불화를 겪는 사람은 혹시 자신이 이런 ‘미신’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남편을 공경하고 시부모를 잘 모시며, 형제간의 화합을 돕는 좋은 아내’를 바라는 것도 그 아내가 처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요구하면 ‘미신’을 주장하는 것이 된다.

아내를 무시하는 남편, 며느리를 학대하는 시부모나 시형제에게도 무조건적인 희생을 바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런 ‘좋은 아내’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그럴만한 남편과 시부모와 형제들이 준비되어 있는지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남편이 퇴근하면 미소로 맞이하는 아내와 따뜻한 저녁이 준비되어 있는 가정’을 기대하는 것도 남자들의 뿌리깊은 환상일 수 있다.

상업광고 화면에서 나오는 이런 가정을 바란다면 자신이 하여야 할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겠는지 먼저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좋은 배우자와 결혼을 하면 자신의 부족한 점이 보충되리라’는 일방적인 희망을 가지고 결혼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나를 잘 아는 것이고, 따라서 내 마음도 잘 알 것’이라 기대한다.

또 ‘나의 기대를 채워주지 않는 것은 나에 대한 사랑이 사라졌다는 증표’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배우자가 자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필요 이상으로 화를 내거나 실망한다. 이들은 반대로 자신이 해 준 것을 상대가 모르거나 거절하는 경우에도 심한 좌절감을 겪는다.

한편 상대 배우자는 처음에는 그 애교와 배려에 감격하지만, 살면서 점점 심한 구속감을 느끼게 되고 자신이 왜 그처럼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를 알지 못한다. 결국 부부 불화가 심해지고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이런 경우에는 자신이 결혼을 통하여 기대한 것이 무엇인지, 그것이 현실적인 것인지, 그것을 과연 상대도 원하는지 등에 대한 질문을 통해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

문제상황에서 배우자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랑한다면 거짓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미신’이다. 정직과 성실이 모든 인간관계에 가장 중요한 태도임은 틀림이 없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수시로 변할 수 있고, 또 자신의 진심을 자신이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게다가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 서로 다른 경우에는 상대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그것이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진심은 서로 통한다’는 것도 언제나 맞는 말은 아니다.

어떤 부부들은 불화의 해소를 위해 ‘서로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털어놓기’도 하지만, 대개는 허물기 어려운 높은 벽만을 확인하고 만다. 이런 위기나 갈등상황에서 부부관계의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오히려 말을 아껴서 잘 골라서 하고 반면에 상대가 홧김에 하는 말들은 못들은 척 넘어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

반대로 많이 할수록 부부관계의 회복에 도움이 되는 말들도 있다. 영화 ‘Love Story’에서는 ‘사랑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몇 번이고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상대의 닫힌 마음을 여는 열쇠가 된다. 또 배우자에 대한 솔직한 감사와 칭찬은 아무리 반복해도 지나치지 않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미신’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깨닫는 것이 부부갈등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 된다. 이런 ‘미신’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지만, 인류가 미신에서 벗어난 후에 과학으로 현대문명을 발달시킬 수 있었던 것처럼, 일단 벗어나게 되면 새로운 삶을 경험하게 된다.


박수룡 www.npspecialist.co.kr
입력시간 : 2009-01-1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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