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결혼생활에 미리 대비하세요


결혼을 준비하는 많은 남녀가 양가의 인사와 혼수, 결혼 예식 준비, 신혼 여행, 살림과 집 준비 등에 열심이다.

최근에는 속아서 결혼하는 일을 피하기 위해서 건강진단서, 가족관계 등록부, 그리고 재정 및 신용보고서를 교환하기도 한다. 이런 준비와 확인을 거쳐 서로 안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물론 결혼 상대자를 결정하기 이전에는 충분한 교제 기간을 통해서 서로의 현실적 및 심리적 상황을 확인하고 상호 협력하는 관계를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확인해야 하는 사항들은 서로의 인생관, 가족관, 경제관, 성 역할이나 종교적 태도처럼 중요한 성격 특성뿐이 아니다. 결혼한 후에 부부를 괴롭히는 것은 의외로 아주 사소한 것들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잠버릇, 몸 씻기,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벗은 옷 치우기 등은 함께 살기 전에는 좀처럼 알기 어렵다.

하지만 습관이란 쉽게 고쳐지지 않는 것이라서 배우자의 못마땅한 습관을 매일 겪다 보면 상당히 견디기 어렵게 되기도 한다.

이런 점들을 미리 파악하여 자신과 딱 맞는 사람을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상대를 잘 알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며 또 모든 면에서 만족할 수 있는 상대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위해서는 상대가 자신을 얼마나 행복하게 해줄 것인지 보다는 자신이 상대를 얼마나 잘 알고 또 어디까지 잘 참아낼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낫다.

하지만 서로 사랑하고 함께 노력하기로 약속하여 결혼하였더라도 긴 시간을 살다 보면 견디기 어려운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 삶이다. 불의의 사고나 병이 생길 수도 있고, 인내의 한계를 넘는 경제적 위기가 찾아오기도 하며, 또 자신이든 배우자의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

어떤 부부들은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힘을 합하여 위기를 이겨내지만, 그렇지 못해서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에까지 몰리는 부부들도 있다. 이런 상황에 처한 부부는 이혼을 심각하게 고려하게 된다.

그런데 이들도 언제부터 무슨 이유로 자신들의 관계가 잘못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름대로 어떤 사건이나 상대의 잘못을 이유로 꼽지만, 그렇게 된 배경에 대해서 까지는 잘 모르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는 마치 당뇨병이나 심근경색 같은 중병에 걸린 환자가 자신이 언제부터 그런 병을 가지게 되었는지 알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사실 언제부터 자신의 건강이 잘못되었는지를 아는 것이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떻게 건강을 잃게 되었는지를 깨닫고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는 것이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건강을 잃은 사람들의 고통과 건강한 사람들의 습관을 보고 배워서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쉬지 않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결혼 준비 과정에 있는 남녀는 자신들의 행복을 위한 준비를 할 때 불행한 결혼생활에 대해서도 지식을 쌓을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어떤 이유들로 사랑이 식어가고 어떤 행동들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는지, 만약 자신이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되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공부하는 것은 그런 위험 요인들을 피해가기 위한 지침이 될 것이다.

또 중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신체검진이 필요한 것처럼, 결혼 생활의 위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부부가 정기적으로 자신들의 결혼생활을 점검하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매년 결혼 기념일에는 선물이나 외식만으로 그치지 말고, 결혼생활에 대한 각자의 마음가짐을 돌아보고 서로의 행복을 확인하기로 결혼 전에 미리 약속을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만약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논을 해두어야 한다. 나아가 이런 약속을 혼인서약서로 명문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박수룡
입력시간 : 2009-01-15 11:59


박수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