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여러분, 통풍이라는 병을 들어 보셨나요? 전에는 꽤 드물었던 병인데, 요즈음 주위에서 종종 볼 수 있게 되었지요. 통풍은 신체대사 노폐물의 일종인 요산이 혈액 중에 많아지고, 이 요산의 결정체가 작은 관절이나 연골주변에 쌓여, 염증을 일으키게 되는 질환입니다. 가장 흔히 발생하는 부위는 엄지 발가락 관절인데, 빨갛게 부어 오르고 열이 나며, 견딜 수 없는 매우 격렬한 통증을 일으킵니다. 바람만 스쳐도 통증은 촉발될 수가 있지요. 이를 통풍발작이라 하는데 낮보다는 주로 밤에 나타납니다. 그 외에도 손목, 무릎관절 및 발뒤꿈치, 귀, 코 등 연골 주위의 결절에도 나타날 수가 있지요.

통풍의 원인인 요산이 높아지는 가장 흔한 이유로는 비만과 음주를 꼽을 수 있고, 이 외에도 요산의 전구물질인 퓨린이 함유되어 있는 육류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원인이 됩니다. 고혈압약으로 사용되는 이뇨제와 결핵약 등을 장복해도 그 부작용으로 요산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남녀노소 모두에서 발생하지만 30대에서 60대까지의 남자에게 더 흔히 나타나게 됩니다.

통풍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발가락, 손가락, 손 및 팔꿈치에 밖으로 드러나는 결절이 생기는데, 이를 통풍결절이라 합니다. 통풍이 더 진행되면 나중에는 관절 주위의 뼈가 상하게 될 수도 있지요. 또한 지속적으로 혈중에 요산이 높으면, 요산이 소변에도 많아지게 되어 신장 결석을 일으키거나, 콩팥에 침착되어 콩팥 기능 저하를 일으키는 신장병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고혈압, 콜레스테롤과 같은 다른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로 원인만 고치면 통풍도 완치하는 질병입니다. 원인이 되는 비만을 정상체중으로 바꾸고, 3개월만 금주를 해도 대부분의 통풍은 어렵지 않게 고칠 수가 있습니다. 통풍 발작 시에는 육류 중에서도 내장 부위, 진한 고기국물, 진한 멸치 국물, 가리비 조개, 정어리, 청어 등의 생선 섭취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되지요.

일단 통풍발작이 있으면, 너무 아프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처부터 해야 합니다. 먼저 안정을 취하고, 발작부위에 냉찜질 또는 온찜질을 합니다. 어느 찜질이 더 맞는가는 실제로 적용을 해보면 알 수가 있습니다. 가벼운 자극에도 통증이 유발되기 때문에 통증 부위를 옷이나 이불이 누르지 않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미 병원에서 처방된 통풍약이 있다면, 즉시 복용을 하고, 없으면 아스피린을 제외한 진통제를 사용합니다. 처음부터 허용된 최대용량을 사용하는 것이 조금씩 늘려 가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입니다.

다른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로 통풍도 그 원인을 고치지 않으면 평생 약을 먹게 됩니다. 통풍약은 요산의 대사에 작용하여 적게 생성되도록 하지만 약을 복용할 때만 효과가 있기 때문이지요. 약을 먹다가 끊는 것은, 마치 용수철을 누르고 있다가 놓아주면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오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내몸을 바꿔 진정으로 통풍을 완치하겠는가, 아니면 약을 평생 먹겠는가가 바로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유태우 tyoo@unh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