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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3스타급' 레스토랑 무엇이 다른가!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
세계 최고의 셰프 피에르 가니에르가 선보이는 디너 코스 전 메뉴 '최초 공개'





글ㆍ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



1-피에르 가니에르 서울 홀 전경
2-왼쪽부터 제롬 호아 헤드셰프, 공승식 지배인, 봉준호 셰프
3-피에르 가니에르 서울 별실 '모파상'
4-피에르 가니에르

지난 여름, 서울 롯데호텔과 백화점 내 주요 광고 전광판에 예약 안내문이 떠올랐다. '피에르 가니에르 레스토랑 예약 접수 중!'. 가을께나 오픈한다고 들었는데 벌써 문을 열었나? 확인해 보니 "세계 최고급 수준의 레스토랑을 의미하는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이라 프랑스에서처럼 3개월 전부터 예약을 받아야 좌석 확보가 가능해서 입니다"란 답변.

국내 최초의 미슐랭 3스타(★★★)급 레스토랑. 프랑스 3대 오너 스타 셰프 중의 한 명. 우리 나라에서 아마도 가장 비싼 최고급 레스토랑. 분자 요리의 대명사. 지난 해 10월 서울 롯데호텔 35층 스카이라운지에 들어선 레스토랑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을 표현하는 수식어들은 다양하기만 하다.

오픈한 지 벌써 6개월째.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은 벌써 국내 외식 문화에서 전례 없이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해내고 있다. 음식의 메뉴와 구성, 그리고 서비스와 분위기, 인테리어, 또 가격 등에서까지 기존 관념을 탈피하고 혁명적인 틀을 새롭게 제시하고 있어서다.

때문에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도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왜 비쌀까? 점심 한 끼 값은 얼마나 들지? 저런 곳을 어떤 사람들이 가나? 과연 으리으리하기는 하나? 음식은 맛 있을까? 등등….

하다 못해 부정적인 시각도 전혀 무시할 수만은 없다. '경기도 어려운데 너무 호화스러운 것 아니야?' '괜히 돈만 많이 들인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 있겠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이 던져 주는 '문화의 메시지'는 더욱 힘을 얻고만 있다. 워낙에 전세계적이면서도 또 우리가 미처 상상하지 못한 음식과 문화, 트렌드의 신세계를 펼쳐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피에르 가니에르와 서울의 피에르 가니에르. 이름도 같고 셰프도 같다. 메뉴도 거의 비슷한데다 서비스 수준에서도 차이가 없다. 그런데 파리는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이지만 여기는 아니다. 그래서 '3스타'가 아니라 '3스타급'이라고 완곡하게 부른다.

왜?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의 수준이 못해서? 그건 더더욱 아니다.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평가 기관인 미슐랭 가이드가 서울에 평가하러 오지 않아서다. 프랑스의 타이어 회사 미슐랭이 펴내는 레스토랑 평가서인 미슐랭 가이드는 지난 해까지 아시아에서 옆 나라 홍콩과 일본까지 들렀지만 한국은 거쳐 가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과 파리, 두 레스토랑을 함께 다녀본 이들 대부분은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이 그의 이름을 내건 레스토랑답게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중 하나라고 거침없이 말한다. 음식의 맛과 메뉴, 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별반 차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은 파리 보다 훨씬 넓고 또 화려하다.

다시 말해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은 미슐랭 3스타급 수준에 오르지 못해서가 아니라 단지 평가 및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일 뿐이다. 언제든 미슐랭 가이드가 서울을 찾아 평가한다면 등급은 그때 매겨질 수 있다.

그럼에도 서울에서의 음식 가격은 파리에 비해 치솟은 환율까지 반영하면 3분의2 내지 절반 가격에 가깝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 찾는 일본인 고객들이 부쩍 많이 보인다. 도쿄에도 피에르 가니에르가 있지만 서울에선 훨씬 싼 값에 모든 것을 맛볼 수 있는 셈이다.

그럼 피에르 가니에르는 어떻게 다를까? 서울에서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는 여느 프랑스 레스토랑들과는 대체 무슨 차이가…? 그럼 단순히 이름값? 글쎄, 피에르 가니에르는 서서히 그리고 꾸준하게 이런 의문들을 '한 방에' 불식시켜 주고 있다. 그가 선보이는 메뉴와 음식 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외식 문화에 관한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한국인들에게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에서다.

"프랑스 메뉴들을 비롯, 양식 요리만 24년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가 만드는 스타일의 음식은 처음 봅니다." 파리 피에르 가니에르에서 수 개월의 연수를 마친 롯데호텔 봉준호셰프는 "그의 요리 스타일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한 번도 해 보지 못한 방식과 메뉴, 음식들이다"고 실토(?)한다.

실제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의 테이블에서도 고객들은 새로운 경험을 한다. 일반적으로 양식이라면 애피타이저(전채)와 수프, 샐러드, 메인 요리와 디저트 순으로 나오는 것이 대부분. 하지만 가니에르는 이런 틀을 거부한다. 순서도 다르고 메뉴도 완전히 다르다.

또 코스라면 한 번에 하나의 음식이 나오는 것이 일반의 상식. 하지만 그의 테이블에는 한 번에 여러 가지의 메뉴들이 곧잘 오른다. 메인 메뉴로 2가지 음식이 함께 제공되거나 하나로는 충분할 것만 같은 디저트도 무려 5가지가 연이어 서빙된다. 입안을 즐겁게 해 준다는 의미의 '아뮤즈 부쉬'도 서너개가 같이 제공돼 손님들을 놀래키곤 한다.

그렇다고 음식들이 결코 단순하지도 않다. 수프 같은데 애피타이저고 샐러드 같은데 메인요리라 한다. 또 디저트처럼 보이지만 아뮤즈 부쉬라 부르고 야채를 가득 쌓아 놓은 샐러드는 아무리 애를 써도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코스 구성의 기존 틀을 완전 파괴하는 것은 물론 음식 자체 또한 기존의 틀을 전혀 따르지 않는다.

프랑스 식단 중에서도 창의적이고 혁명적이기로 소문난 그는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의 식단도 손수 결정하고 꾸몄다. 디너 코스의 경우 몇 개의 아뮤즈 부쉬와 애피타이저, 여러 가지의 해물 요리 각각, 수프, 메인 요리 2가지, 치즈, 자체 코스로 나오는 디저트, 피날레 메뉴 순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는 전에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순서와 구성이다.

여기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수프의 위치. 준 메인 요리격인 해물 요리 다음에서야 수프가 나온다. 아뮤즈 부쉬는 세가지나 제공되고 대신 메인 요리는 생각 보다 양이 많지는 않다.

그래서 그가 내놓은 저녁 코스 정찬의 경우 메뉴 가짓수만 대략 15~18가지나 된다. 세미 정찬이라도 코스는 7~8가지. 그래서 시간도 오래 걸린다. 평균 3~4시간이 기본. 저녁 식사를 7시에 시작한다면 11시가 넘는데 실제 손님들이 문을 나서는 시간도 보통 11시 이후이다.

우리 보다 저녁 식사가 늦은 파리에서는 새벽1시까지 계속된다.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의 공승식 지배인은 "고객들이 음식을 그저 먹고 맛 본다기 보다는 음식을 통해 시간과 문화를 즐긴다고 하는 것이 맞다"고 표현한다. 그나마 '코스 구성과 시간이 짧다'는 점심도 평균 2시간 내외. 저녁 보다 와인을 덜 마시는 덕분이기도 하다.

또 의문이 드는 점은 '과연 그 많은 음식들을 다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질문. 대답은 의외로 '걱정 없다'이다. 음식 하나하나의 양이 결코 많지 않은데다 비교적 긴 시간을 와인과 함께 조금씩 대화를 즐기면서 식사하는 때문이라는 것. 또 음식에 대해 일일이 생각해 보고 설명도 듣는 '특이한 수업'을 받는 것도 무시할 수는 없다.

어쨌든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의 등장은 테이블에서 뿐 아니라 외식 시장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요한 비즈니스 자리나 비중 있는 모임, 만남의 기회를 그간 일식이나 중식이 담당했다면 그 자리를 프렌치 퀴진(French Cuisine)이 대신하고 있는 것. 피에르 가니에르 한 명이 미친 파급력의 위력을 말해 주는 대목이다.

공승식 지배인은 "끊임없이 혁명적이고 창의적인 음식을 만드는데 조금의 게으름도 없는 피에르 가니에르 셰프를 통해 한 발 앞선 해외의 음식 문화를 우리도 경험하는 셈이다"고 말한다.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의 수석조리장인 제롬 호아 또한 한국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은 '피에르 가니에르의 요리스타일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의 식문화가 세계적 명성의, 미식가들의 찬사가 끊이지 않은 피에르 가니에르의 요리를 통해 한단계 더 발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피에르 가니에르 레스토랑의 한국 오픈은 한국 요리문화가 발전하는데 있어 촉매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우리는 대한민국과 한식이 세계 속에 우뚝 서고 전세계인들에게 인정 받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피에르 가니에르를 통해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비록 그 수업료가 적잖은 비용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음에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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