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홀을 65타로… 리미티드 에디션·화이트 와인 국내 첫선

와인 이름이 숫자로 지어진 데 따른 일화!

”어느 부잣집에 도둑이 들었다. 다이아몬드나 금반지 등 귀중품들을 쓸어 담던 도둑은 ‘1865’라는 라벨이 붙여진 와인을 보고는 얼른 챙겼다. 그리고 집어든 와인에 만족하던 도둑은 인기척이 나자 다른 귀중품들을 잊어버리고는 서둘러 사라졌다. 그럼에도 그 ‘고가의 와인’에 만족하면서…”

‘1865’를 빈티지(와인 생산연도)로 착각해 ‘아주 오래된 최고급’와인으로 착각한 ‘꽤나도 유식한(?)’ 도둑을 빗댄 ‘재미있으라고 지어진’ 와인 이야기다.

골프라면 세계 어느 나라를 통틀어 ‘환장(?)이라고까지 할 정도로 열광하는’ 한국인들에게 와인 또한 예외가 아니다. ‘골프 와인’ 별칭으로도 유명한 ‘1865’가 국내 칠레 와인 중 단일 브랜드로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것. 아무래도 ‘18홀을 65타로 친다’는 기대 때문에라도…

1865를 만드는 칠레 산페드로사의 자비에르 비타 CEO(대표이사)가 최근 한국을 처음으로 찾아왔다. ‘1865의 블랙 라벨’이라고 할 수 있는 ‘1865리미티드 에디션’과 ‘1865 화이트 와인’을 선보이기 위해서다. 뜻밖에도 1865 리미티드 에디션은 전 세계 시장 중 한국에서 가장 먼저 선보인다.

산페드로는 1997년 카차포알 밸리에 포도원을 조성했다. 목적은 최고 품질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 하지만 지난 세월 동안 (포도는 계속 재배했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그리고 기다리기를 9년째. 2006년 첫 ‘1865 리미티드 에디션’의 이름을 단 와인이 탄생했다. 2006빈티지는 ‘1865 리미티드 에디션’의 처녀 빈티지인 셈이다.

1865 리미티드 에디션은 쉬라와 까베르네쇼비뇽을 각 65%, 35%로 블렌딩한 독특한 스타일의 와인으로 산페드로의 가장 우수한 포도원에서 생산해 낸다는 것이 남다르다. 안데스 산맥 밑자락에 위치한 카차포알 밸리는 서늘한 기후로 인해 부드러운 타닌과 과일의 미감이 한층 더 표현된 와인이 탄생되는 곳으로 손꼽힌다.

이 와인 품질에 대한 산페드로사의 의지와 자신감은 레이블에서도 엿볼 수 있다. 산페드로의 오너이자 와인 메이커인 마르크 뿌요는 서명과 함께 와인의 탄생 배경을 글로 남겼다.

“알토 카차포알의 특별한 떼루아와 함께 한 지난 9년의 경험이 이 특별한 블렌딩 와인-까베르네 쇼비뇽과 쉬라-를 탄생시킨 밑거름이 되었다. 우리는 이 와인을 1865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부르기로 했다.”

산페드로는 더불어 1865 시리즈의 첫 화이트 와인 ‘1865 쇼비뇽 블랑’도 선보인다. 태평양에서 15km 떨어진 지역으로 서늘한 기후대가 분포하는 칠레 프리미엄 화이트 와인 생산지인 레이다 밸리(Leyda Valley)에서 쇼비뇽 블랑 100%로만 만들어진다.

2007 처녀 빈티지를 생산, 출시 직후인 지난 2월 영국 와인전문지 디켄터(Decanter)에서 ‘베스트 뉴 월드 화이트 와인’(Best New World White Wine)으로 선정되며 품질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서늘했던 2007년 날씨는 포도들이 천천히 완숙 단계에 도달하게 해, 섬세한 아로마와 적절한 산도를 확보하는데 도움을 주었다는 평가다.



글ㆍ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