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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증도 일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 임박

천일염과 갯벌이 안겨준 선물, '에코관광'·'에코상품'으로 부촌 희망




김청환기자 chk@hk.co.kr







‘느림의 철학’을 바탕으로 한 슬로우시티, 친환경 에코라이프가 현대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한 생태지역이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 일대가 유네스코(UNESCO)가 지정하는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으로 13일 본지가 최초 확인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유네스코는 작년 전남 신안군 증도를 중심으로 근해의 비금도와 도초도, 원해의 홍도와 흑산도 지역에 대한 생물권보전지역 현장 심의를 이미 마쳤으며 본부 심의 후 최종발표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는 프랑스 파리의 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 계획(MAB)이 심의를 진행 중이나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이달 말 제주에서 있을 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 계획 국제조정이사회 의장단 회의에 안건으로 상정, 최종 발표만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유네스코가 지금까지 지정한 전 세계 생물권 보전지역은 105개국 529개다. 우리나라에서는 설악산(1982년), 제주도(2002년)에 이어 세 번째다. 북한의 백두산(1989년), 구월산(2004년)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

생물권 보전지역이란 전 세계적으로 보전의 가치가 있고, 지속가능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과학적 지식, 기술, 인간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생태적 지역이다. 유네스코는 지난 1971년부터 인간과 생물권 계획의 일환으로 생태적 가치가 큰 곳을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을 앞두고 있는 신안군 증도 일대는 천일염이 나는 자연 그대로의 갯벌을 비롯한 습지의 생태적 보전 가치를 인정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생물권 보전지역 일부에서는 농업활동을 보장하므로 어민들의 염전업과 같은 활동은 앞으로도 가능하다.

생물권 보전지역은 핵심지역, 완충지대, (신축성 있는) 전이지역 또는 협력지역 등으로 구분되는데 천일염이 생산되는 증도 일대의 갯벌 등은 전이지역으로 분류됐다.



1-신안 증도: 갯벌
2-증도 : 짱뚱어다리
3-슬로우시티 국제실사단이 전남 신안 증도에서 염전을 방문, 소금 수확 체험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로베르토 안첼룻치 국제연맹회장, 발레티노 발레티니 시장, 박진하 신안부군수, 다비테 바니 국제연맹 기술고문, 파올로 싸뚜루니 칫다슬로 창시자. 신상순기자ssshin@hk.co.kr


전이지역은 농업활동, 주거지, 기타 다른 용도로 이용할 수 있다. 이 지역에서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지역사회, 관리당국, 학자, 비정부기구(NGO), 문화단체 등이 협력활동을 할 수 있다. 핵심지역은 생태계를 엄격히 보호하지만 조사연구나 교육 등의 이용을 할 수 있다. 완충지대에서는 환경교육, 생태관광, 연구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

이번 지정 지역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권역을 일부 포함하고 있는 세계적 철새 도래지다. 신안군 증도면은 지난 2007년 슬로우시티 국제연맹의 인증을 거쳐 아시아 최초의 슬로우시티로 지정된 바 있다. 증도 일대가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면 갯벌에서 천일염을 얻으면서도 그 지역 자체가 세계적인 생태관광상품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슬로우 푸드인 천일염을 기반으로 한 슬로우 시티인 증도 일대의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에 따라 슬로우푸드, 슬로우시티 모델이 순환식 개발의 대안으로 더욱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많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이 지정 이후 생태환경을 보존하면서도 ‘에코관광’과 ‘에코상품’으로 빈촌에서 부촌으로 변모했다.

천일염, '공정거래'로 슬로우 시티 관광상품 살려야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의 원동력이 된 천일염은 가공염보다 제조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과정이 복잡하지만 우수한 품질의 '슬로우푸드'로 각광받고 있다. 전라남도는 당초 천일염의 산업적 우수성을 인정받을 방법을 모색하다 천일염 품질의 원천인 갯벌의 생태적 가치에 착안해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심의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공염은 불에 굽거나 태우는(화염) 방식으로 생산하고 MSG등의 첨가물을 넣기도 하기 때문에 제조시간이 빠르지만 원 영양소를 파괴시켜 염화나트륨 상태로 변질된다. 의료인들이 나트륨 과다섭취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가공염 섭취를 줄일 것을 권하는 이유다.

반면, 천일염은 갯벌에 바닷물을 끌어 햇볕에 증발을 반복해 생산에 17~24일 가량이 걸리는 '슬로우푸드'지만 미네랄 등의 원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유기물 등이 풍부한 갯벌에서 영양분을 공급받기 때문이다.

미네랄은 나트륨 섭취를 조절하는 기능 등을 하며 미네랄 섭취가 부족할 경우 골다공증, 뇌졸중, 담석 등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간 일반식품은 매우 드문 편이다. 약재로 복용하기도 하지만 자연식품을 통한 미네랄 섭취보다 비효율적이며 과다 미네랄 섭취는 오히려 몸에 해가 된다.

천일염은 파생상품으로서 가능성 역시 무궁무진하다. 천일염은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의 원료가 된다. '레퓨레'는 지난 2008년부터 천일염을 원료로 한 고혈압 방지용, 어린이용 등 기능성 천일염 상품을 내놓았으며 월 평균 20%이상의 매출 신장을 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11일 천일염 간장을 출시했다. 전남개발공사는 '더나드리화장품'과 업무협약을 맺고 오는 6월 천일염 화장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산지의 어가 소득은 늘어나는 천일염 수요와 동떨어져 있어 양질의 천일염 생산을 독려하기 위해서라도 유통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천일염은 지난해 광물에서 식품으로 개정된 염관리법에 따라 백화점ㆍ대형마트를 비롯한 식료품점에서 판매할 수 있게 돼 기대를 모았으나 어민들의 실질 소득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30kg당 최고가 1만 원까지 가는 천일염의 작년 산지 매매가는 5천원대에 그쳤다. 4천 원대로 시작한 올해 가격 역시 5천 원대에서 형성되고 있다. 천일염 수요는 나날이 늘고 있지만 '공정거래'의 부재로 어민에게 천일염은 점점 기피 대상이 돼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불공정 거래를 부르는 후진적 유통구조다. 산지에서 천일염을 사들이는 중간도매상들은 영향력을 무기로 생산자 간의 가격경쟁을 유도하거나 자체보관 물량을 이용해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

산지가격이 왜곡되는 결정적 이유다. 지난해 1월 태안 기름유출 사건 때 유통업자들이 사재기에 나서면서 천일염 값이 폭등했지만 산지 어민에게는 거의 혜택이 돌아가지 않았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국 천일염 생산의 88%를 차지하는 전남도의 천일염 명품화 계획으로 어민들은 생산시설 교체 등의 생산비 부담마저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생산자의 소득이 보장되지 않는 불공정한 유통구조는 양질의 천일염 생산에 차질을 빚게 할 수 있다.

함경식 목포대 천일염생명과학연구소 소장은 "한국산 천일염은 갯벌에서 채취해 미네랄과 영양소가 풍부해 세계적인 희소성이 있다"며 "슬로우푸드로서 뿐 아니라 갯벌의 관광상품화 등 슬로우시티 관광자원으로서의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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