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토종닭·한우 메뉴이어 명품 와인 서비스로 경쟁 주도

(사진 우측 가운데) 조현아 대한항공 기내식기판사업본부장과 로랑 페리에사의 스테판 싸시스 사장, 루도빅 드 라제아드 수출담당이사(왼쪽부터)가 함께 로랑 페리에 샴페인을 테이스팅하고 있다.

유기농 토종 닭에 명품 한우로 식사를, 그리고 최고급 샴페인까지…. 특급호텔이나 최고급 레스토랑만의 얘기? 아니, 이젠 하늘 위, 비행기 안에서까지의 메뉴다.

‘하늘 위의 식탁’ 기내식 업그레이드에 ‘고도제한’이 다시금 풀렸다. ‘천상의 식사’라고 할 수 있는 기내식이 ‘최고급’이란 용어 만으로도 부족, 럭셔리 이상의 명품으로까지 올라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이 같은 ‘기내식 명품화’는 대한항공이 앞장서 주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한달 새 기내식에 토종 한식 메뉴와 세계 최고급 수준의 샴페인을 잇달아 선보이며 항공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4월 토종닭, 한우로 만든 최고급 메뉴들을 기내식으로 ‘등록’시킨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세계적 명품 와인인 ‘로랑 페리에(Laurent-Perrier)’ 샴페인 서비스를 개시한 것.

한 한공사에서 한달 간격으로 잇달아 기내식 메뉴 업그레이드를 대대적으로 발표한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이는 요즘 항공사들도 그 만큼 ‘푸드 앤 베버리지(Food & Beverage)’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증거.

특히 대한항공이 5월부터 새롭게 서비스에 나선 세계적 와인 명가인 프랑스 ‘로랑 페리에’사의 샴페인은 기내식 분야에서 ‘특급 중의 특급’으로 손꼽힌다. 대한항공은 국제선 중장거리 전노선 일등석과 프레시티지석까지 로랑 페리에 샴페인을 제공, 기내 서비스를 한층 업그레이드시켰다.

제공되는 로랑 페리에 샴페인은 모두 3가지. 그랑 씨에끌, 큐베 로제 브류뜨, 브류뜨 엘-베 등이다. 이 중 1등석에만 서비스되는 그랑 씨에끌은 시중에서 70만~80만원에 팔릴 정도로 귀한 와인으로 이름 높다. 한 병에서 10잔을 따른다고만 가정해도 한 잔에 7만~8만원 이나 되는 셈.

대한항공의 이번 로랑 페리에 샴페인 선정은 또한 항공업계 트렌드 리더로서 대한항공이 가진 빼어난 미각을 보여준다. 전세계 샴페인 업계 5위 규모(연간 매출)로 굴지의 와이너리에 속하지만 로랑 페리에는 그간 유럽과 일본 시장에만 주력해 온 터. 그럼에도 1950년 샴페인 업계 최초로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를 사용하는 등 역사와 품질, 그리고 혁신성을 자랑하는 브랜드로 명성이 높다.

때문에 국내에 아직 인지도가 낮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은 트렌드를 리드한다는 선구자적 자세로 과감한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 달까지 대한항공에서 서비스되던 샴페인 돔페리뇽이나 파이퍼 하이직, 크루그 그랑퀴베를 대신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이번에 새로이 서비스되는 그랑 씨에끌은 가격에서만도 종전 샴페인들 보다도 더 비싸다.

기내식 업그레이드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조현아 대한항공 기내식기판사업본부장은 “대한항공은 보석 같은 샴페인을 발굴함으로써 나아가 고객들에게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진취적인 서비스 정신을 갖고 있다”며 “올해가 대한항공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실시중인 대대적인 기내 서비스 업그레이드 작업의 일환”이라고 소개했다.

1-제동 한우 갈비구이
2-귤향을 첨가한 샬롯소스의 제동 한우 안심 구이
3-레드 와인 소스를 곁들인 제동 한우 안심 구이
4-카베흐네 소비뇽 소스를 곁들인 제동 한우 등심 구이
5-마를 곁들인 제동 토종닭 닭다리살 구이와 파프리카 소스
6-레드 와인 소스를 곁들인 제동 토종닭 닭다리살 구이
7-겨자소스와 귤소스를 곁들인 제동 한우 안심 구이
8-포트 와인소소와 귤소스를 이용한 제동 한우 안심 구이
9-페리구 소스(트러풀버섯을 이용한 소스)를 곁들인 제동 한우 안심 구이
10-미니 단호박에 채운 제동 토종닭 영양닭찜
11-제동 토종닭 닭가슴살 구이와 샬롯 비네그렛트 소스

실제 와인의 맛과 향, 테이스트에 있어서도 로랑 페리에는 새로운 차원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마치 별이 반짝이는 것 같은 저 맑은 광채를 보세요. 부드러움과 견고함을 동시에 갖고 있으면서 진한 듯 기분좋은 느낌을 전해줍니다. 마시고 난 뒤 길게 남는 피니시가 최고급 음식과 잘 어울릴 것만 같습니다.” 국내 와인박사 1호로 대한항공 기내식사업본부의 방진식 박사는 “감동 그 자체”라고 극찬했다.

앞서 4월부터 대한항공이 선보이고 있는 토종닭과 한우 요리도 ‘천상에서 맛볼 수 있는’ 획기적인 명품 기내식으로 벌써 인증을 받고 있다. 항공사에서 호텔 셰프를 초청하거나 특급호텔들과의 제휴를 통해 고급화를 도모하는 것이 이전까지의 기내식 최고 수준. 그런데 대한항공이 토종 식재료와 ‘감춰진 진주 같은 최고급 샴페인’을 발굴해 내놓은 것은 ‘고급화 이상의 명품화’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새롭게 도입된 명품 기내식의 식재료는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한라산 해발 400m 고지에 위치한 무공해 청정지역인 제동목장에서 생산한 ‘제동 토종닭’과 ‘제동 한우’로 뛰어난 맛과 품질을 자랑한다. ‘제동 토종닭’은 제동목장에서 자체 재배한 파프리카, 방울토마토, 청경채 등 무공해 농산물, 보리.밀.옥수수.콩 등 친환경 곡물 사료 및 무항생제 사료와 천연 제주 암반수로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방사하여 키운 친환경 웰빙 제품이란 점도 눈길을 끈다.

‘제동 한우’는 제동목장에서 자연 친화적으로 생산한 양질의 건초 및 무항생제 사료로 사육된 제품으로 육즙이 풍부하고 감칠맛이 나며 씹히는 맛이 일품이란 평가다. 대한항공은 명품 식재료 도입을 계기로 토종닭과 한우의 뛰어난 맛과 향을 살린 꽃등심구이, 왕갈비구이, 닭다리살구이 등 다양한 신규 기내식 메뉴를 개발해 선보였다.

조현아 대한항공 기내식기판사업본부장은 “토종 식재료와 명품 샴페인을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명품 항공사를 지향하는 대한항공의 서비스가 한층 고급화되는 것은 물론, 고객들의 특별한 기대를 충족시켜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항공의 명품화 노력은 굳이 일등석이나 프레스티지 클래서 만이 아닌 이코노미석에도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머잖아 집중된 노력과 과실을 보여줄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글ㆍ사진 인천=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