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처럼 상추·콩나물·버섯 등 재배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 인기

지난해 ‘멜라닌 사건’ 등으로 사먹는 식품에 대한 불신이 깊어 가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를 고집하는 주부 홍은경(34) 씨는 가급적 외식이나 가공식품을 삼가고, 자연 식자재를 이용해 집에서 요리하는 것을 즐긴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 수입산 재료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홍 씨는 “뉴스를 통해 중국산 식품이 감쪽같이 국산으로 둔갑하는 사례를 수없이 보면서 식자재를 믿고 사기 힘들다”며 “자체브랜드(PB)를 주로 판매하는 대형마트를 가도 불안한 게 사실”이라고 털어 놓는다.

이처럼 식품 안전성 문제와 불신이 계속 불거지면서 집에서 신선한 재료를 길러 먹는 가정이 늘고 있다. 부엌에서 텃밭처럼 채소 등을 재배하는 이른바 ‘주방 정원’이 인기다.

김현준 G마켓 생활건강팀장은 “웰빙 식단과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집에서 쉽게 재배가 가능한 관련 상품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59%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먹거리에 대한 불안을 씻어주고, 집에서 농부의 꿈까지 이루게 도와주는 농산물 재배기를 살펴본다.

알아서 척척 자라는 에어로가든

지난해 출시된 농산물 재배기 ‘에어로가든(aero-garden)’은 수경재배처럼 흙 없이 재배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인증을 받았고, 세계 최초의 주방용 정원 시스템이기도 한 이 제품은 가든은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사용하는 수기경 재배 기술과 조명을 사용해 수분과 양분을 스스로 공급하는 자동화된 실내 텃밭이다.

에어로가든 본체에 자동화 재배 시스템인 ‘플러그&그로우(Plug&Grow)’ 바이오 돔 씨앗 주머니를 넣고, 물과 유기농 영양제를 추가로 넣어주는 것으로 설치가 끝난다. 설치 후 24시간 내에 싹이 트고, 2주 반이면 씨앗에서 샐러드용 야채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자란 채소를 수확할 수 있다. 에어로가든이 공급하는 씨앗 패키지는 상추, 방울토마토, 바질, 딸기 등이다.

에어로가든을 이용해 집에서 직접 채소를 재배하고 있는 주부 홍 씨는 “집에서 화학비료를 주지 않은 무공해 채소를 손쉽게 길러 먹어 좋을 뿐 아니라 아이들이 식물을 길러볼 수 있어 교육용으로도 좋다”며 부엌 텃밭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1-황토 도자기 콩나물 재배기
2-영수네 새싹뜰
3-상추
4-토마토

무, 브로콜리, 양배추 재배하는 영수네 새싹뜰

‘영수네 새싹뜰’은 지난해 출시된 이래 주간 평균 150여 건씩 판매되는 등 온라인 장터에서 가장 잘 팔리는 식물 재배기로 꼽힌다.

설치가 간편하고, 재배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도 실패할 위험이 없을 만큼 재배가 쉽다는 점이 이 제품의 인기 비결.

‘영수네 새싹뜰’은 물을 담은 재배용기 위에 씨앗을 뿌리고, 재배판만 덮어주면 5~7일 안에 새싹을 수확할 수 있다. 재배기를 사면 무, 유채, 브로콜리, 알팔파 같은 씨앗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기본 씨앗 외에 메밀, 붉은 양배추 씨앗 등의 추가 구매도 가능하다.

황토 도자기에 기른 무공해 콩나물

황토 도자기 시루에 콩나물을 키우는 ‘황토 도자기 재배기’도 온라인 장터에서 대표적으로 잘 나가는 재배기다. 콩나물 콩을 물에 자작하게 담가두기만 하면 7~10일 만에 신선한 콩나물을 먹을 수 있다.

콩나물은 재배기 없이도 재배가 용이한 식물이나 황토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이 물을 정화하는 효과가 있어 무공해 콩나물 재배가 가능한 점이 있다.

또, 콩나물 잔뿌리 성장을 억제해 뿌리를 제거하지 않고 먹을 수 있어 주부들이 선호한다. 전자동 콩나물 재배기는 타이머 기능을 갖추고 있어 콩나물 재배가 편리할 뿐 아니라, 가습기로도 사용할 수 있다.

친환경 버섯도 주방에서 재배

실내 채소 재배기술이 발전하면서 상추나 새싹, 콩나물 같은 간단한 채소와 과일뿐 아니라 버섯까지 가정에서 길러먹을 수 있게 됐다.

세계농업기술인협회와 머쉬아트영농조합이 개발한 가정용 버섯 재배기인 ‘미니버섯 재배기’는 농가에서 재배한 듯한 천연버섯을 가정에서 직접 키울 수 있도록 고안됐다.

재배기에 버섯 텃밭 높이로 불을 넣고, 버섯 씨앗을 뿌리면 2주 후 1차 수확이 가능하고, 2차 수확까지 가능하다. 버섯재배 장소는 습도가 높고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욕실이나 부엌, 현관이 적합하다.



전세화 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