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개도국 여성 왜 자궁경부암 잘 걸릴까
전 세계 발병건수의 80% 차지
새 백신 27~45세 여성에도 예방효과





전세화 기자 candy@hk.co.kr



자궁경부암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흔한 여성 암질환으로, 2분 마다 1명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자궁경부암이 아시아 태평양 및 중동지역 등 개발도상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최근 서울에서 심포지엄을 가진 국제백신연구소(International Vaccine Institute)는 전세계 자궁경부암 발병건수의 80%가 이들 지역에서 발생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더욱이 평균수명의 증가로 2020년 아시아와 중동지역의 자궁경부암 유병률은 53% 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와 경각심을 한층 높이고 있다. 반면, 동유럽 국가 다수를 제외한 유럽과 미국은 가장 낮은 자궁경부암 유병률을 보이고 있으며, 2020년 예상 유병률도 1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발도상국가의 여성들이 자궁경부암에 유독 취약한 이유가 뭘까? 또, 그에 대한 대책은 없을까?

백신으로 70%까지 예방 가능… 비용이 문제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원인은 여러 남자와 성관계를 한 경우, 흡연, 바이러스 감염 등 다양하지만,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 감염이다. 인유두종바이러스, 즉 HPV 중 16형과 18형은 자궁경부암 발병 사례 중 약 70%를 차지하며, 주로 성관계를 통해 전염된다.

대부분의 자궁경부암이 성 경험이 많은 40세 이상의 여성들에게서 진단되는 이유도 성관계에 의한 HPV 감염이 발병에 결정적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즉, 자궁경부암은 유전성 보다는 환경적 영향으로 생기는 암이다. 그렇다면 어떤 환경이 미국 등 선진국과 아시아 국가의 유병률에 큰 차이를 만들어낼까.

예방 백신의 접종과 정기검진 비율이 핵심 이유라는데 전문가들은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유일하게 예방이 가능한 암이다. 26세 이하의 여성이 HPV 예방 백신을 접종하면 70%까지는 예방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가을에는 HPV 예방 백신이 27세~45세까지의 여성에게도 예방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문제는 경제취약 국가에서 백신 접종 비용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진 좌) 정상적인 자궁경부 (우) 자궁암 환자의 자궁경부


HPV 예방 백신 국내 60만원, 미국 36만원

얼마 전 아태 및 중동지역 HPV 예방백신 심포지엄에 참여했던 백신 전문가 및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들, 의료 관계자들이 아태 지역의 높은 자궁경부암 발병률을 빈곤의 문제로 주목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국제백신연구소 조사 팀은 선진국 내에서도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에서 이 암의 유병률이 높게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예방 백신은 총 3회 근육 주사로 접종하며, 비용은 나라마다 편차가 있으나 대체로 매우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 1회 20만원으로 3회 접종 시 50~60만원이 든다. 백신 비용을 정부가 일부 지원하는 미국의 경우, 회당 접종 비용이 12만원 정도로, 우리보다 40% 가량 싸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아태 및 중동지역에서 정부가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국가 백신접종 프로그램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국제백신연구소의 존 클레멘스 사무총장은 "아태 및 중동지역에서 매년 약 27만 명이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고, 14만 명 이상이 자궁경부암 및 질암, 외음부암, 구강암 등 HPV로 인한 질환으로 사망하는데, 이번 심포지엄이 HPV 예방백신의 각 국가 백신접종 프로그램으로 도입 등 HPV로 인한 질병 퇴치를 위해 필요한 공공과 민간 부문의 협력 구축에 첫 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예방접종심의위원회 HPV 분과위원장 및 WHO 생식보건정책 조정위원을 맡고 있는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서 경 교수는 "HPV 예방백신의 국가 백신접종 프로그램 도입은 행후 국가간 소득 차에 따른 발병률의 차이를 줄임으로써 여성의 건강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한국에서도 HPV 예방백신이 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될 수 있도록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바로알기


- 언제부터 접종을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첫 성경험을 하기 5년 전에 맞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첫 성경험은 나라와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에 천편일률적으로 접종 시기를 정하기 어렵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10대 때부터 접종하는 것이 적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미 성 경험이 생겼더라도 6, 11, 16, 18형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지 않다면 백신접종으로 암 예방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만약, 위의 네 가지 바이러스 유형 중 하나 이상에 감염된 상태라면 백신의 효과가 어느 정도 일지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결과가 없다.

-예방접종 가능 대상은 9세부터 26세 여성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최근에는 HPV 예방백신인 가다실이 자궁경부질환 병력이 없는 27세~45세 여성들에서도 HPV 유형의 감염을 90%까지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의학저널 란셋(Lancet)지를 통해 발표됐다. 미국 식품의약안전청(FDA)는 현재 45세 까지의 성인 및 중년 여성들에 대한 예방백신 접종 허가를 검토 중에 있다.

- 예방 백신만 접종하면 자궁경부암으로부터 해방된다?

아니다.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자궁경부암은 전체 자궁경부암의 약 70%다. 따라서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또한, 예방백신 효과가 없거나 떨어지는 중년이상의 여성들은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암을 발견하는 것이 관건이다.

자궁경부암은 또, 조기에만 발견되면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유방암처럼 자가진단이 어려운 것이 조기발견에 걸림돌이다. 생리 이외의 출혈이나 통증이 생겼을 때는 이미 암이 상당히 진전된 상태일 때가 많은데, 이 때문에 전문의들은 1년에 한번 씩 정기검진을 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배너
2020년 08월 제2840호
  • 이전 보기 배경
    • 2020년 08월 제2840호
    • 2020년 08월 제2839호
    • 2020년 07월 제2838호
    • 2020년 07월 제2837호
    • 2020년 07월 제2836호
    • 2020년 07월 제2835호
    • 2020년 06월 제2834호
    • 2020년 06월 제2833호
    • 2020년 06월 제2832호
    • 2020년 06월 제2831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정이안의 건강노트

코로나 장기화로 엄마가 지쳐간다  코로나 장기화로 엄마가 지쳐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