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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식증을 완치한다
유태우의 "건강은 선택이다"




유태우 신건강인 센터 원장 tyoo@unhp.co.kr



서구 사회에서나 있을 법한 폭식증이 어느덧 한국에서도 흔한 질병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폭식증이란 말 그대로 한번에 집중적으로 많은 양의 음식을 먹으면서, 배가 불러 터질 정도가 되는데도 먹는 것을 멈출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하지요.

제 진료실을 찾아 온 많은 폭식증 환자 중 기억나는 20세 된 한 여대생은 빵 12개, 콜라 1리터짜리 2병, 과자 3봉지를 한번에 먹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멈출 수 없었던 폭식이 끝나면 바로 위장거북함과 살을 찌우게 될 것이라는 불안감, 그리고 죄책감이나 우울 등이 상승작용을 하면서 구토나 과도한 운동 등으로 이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게 되지요. 외모에 민감한 10-20대들에 흔하며, 여자가 더 많기는 하지만, 남자들에게도 적잖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폭식은 바로 체중증가로 이어지게 되고, 이로 인해 다시 과도한 다이어트를 하게 되는 악순환을 겪게 됩니다. 구토가 반복되면 위장병, 치아 부식 등이 합병되기도 하지만, 폭식증이 가장 심각한 것은 외모와 체형의 문제가 삶 전체의 문제로 확산되는 것이지요.

심적으로도 심한 죄책감 및 우울증에 시달릴 뿐만 아니라, 대인관계에 있어서의 자신감 부재 및 사회적 고립으로도 쉽게 이어지게 됩니다. 또한 자신의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다이어트, 폭식 및 구토에 쓰기 때문에 체력저하, 학습 또는 업무 능력 감소 등이 나타나게 되지요.

폭식을 시작하게 되는 원인은 체중과 체형에 대한 지나친 예민함에서 비롯되기도 하지만, 먹는 것이 삶의 스트레스에 대한 쉬운 해소책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폭식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는 술, 담배, 도박, 게임, 쇼핑, 일중독 등이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즉각적인 스트레스 회피 및 만족감을 주기는 하지만, 몸과 마음을 자신도 파괴해 들어간다는 점이지요. 거의 마약과도 같습니다.

폭식증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다는 부끄러움 때문에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또한 자신만의 병으로 숨기고 있게 마련입니다.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도 꺼려하는 것이 보통이지요. 혼자서 애쓰면서 폭식증을 극복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기는 하지만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며, 대부분은 폭식-우울-삶의 어려움의 악순환을 거듭하게 됩니다.

폭식증은 완치할 수 있습니다. 완치란 일시적인 폭식의 감소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몸과 마음, 그리고 삶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을 의미하지요. 완치의 첫 단계는 체력회복부터 시작합니다. 통제력과 이를 뒷받침할 체력이 거의 고갈될 상태이기 때문에 처음 2주에서 1개월 간은 관계나 일 (학습)에 쓰는 에너지를 가급적 줄여야 합니다.

새로운 관계를 만들지 말고, 기존의 관계도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그대로 둡니다. 일 (학습)은 10-20%만 줄이면 되는데, 일과 관계된 모임도 가급적 참석하지 않거나 반만 참석합니다. 이렇게 해서 어느 정도의 에너지가 비축이 되면, 두 번째 단계로 폭식과 구토의 악순환 중 구토를 하지 않는 훈련을 합니다. 먹고 싶은 대로는 먹되 토하는 것은 멈추라는 것이지요.

구토를 하지 않으면 처음에는 2-3kg 정도를 더 찌우게 되지만 대부분의 체중증가는 거기서 멈추게 됩니다. 여기까지 훈련이 되어 체중증가가 멈추게 되면, 세 번째 단계로 폭식의 양을 줄이는 훈련을 합니다. 폭식은 하고 싶은 대로 하되, 평소 폭식의 양을 줄여 가라는 것이지요.

처음에는 10% 정도 덜 먹기를 하면 수행하기가 대체로 쉽습니다. 물론 하다가 잘 안 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폭식의 횟수와 양은 점차로 줄어 들어 2-3개월이면 평소의 삶을 되찾을 수 있게 됩니다.

폭식증은 더 이상 수치가 아닙니다. 남에게 알리는 그 순간부터 폭식증의 완치는 시작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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