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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칠레와인에 빠지다
높은 알코올 도수·진한 색과 향 특징… 합리적 가격으로 인기




전세화 기자 candy@hk.co.kr



와인 애호가인 연세대학교 박 모 교수. 그가 가장 좋아하는 와인은 칠레 산 레드 와인인 몬테스 알파다. 그는 레스토랑이나 와인 바에 가면 거의 언제나 몬테스 알파를 주문한다.

"만약 내가 원하는 와인이 준비돼 있지 않을 경우, 아르헨티나 산 레드 와인처럼 칠레 몬테스 알파와 풍미가 최대한 비슷한 것으로 달라고 한다"고 말한다.

그는 칠레 와인에 심취한 많은 한국 중년 남성 와인 애호가들 가운데 하나다.

와인유통 전문 기업 ㈜와인나라(www.winenara.com)에 따르면, 2009년 상반기 30~40대 남성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와인은 칠레와인이다.

와인나라는 최근 올 상반기 와인나라 회원 중 30대와 40대 남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와인을 1위부터 5위까지 발표했다.

2009년 1월에서 5월 말까지 와인나라 매장과 레스토랑에서 30대와 40대 남성 와인나라 회원에게 판매된 수량을 기준으로 30~40대 남성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와인은 '강마에 와인'으로 불리는 칠레산 '에스쿠도 로호'. 그 뒤로 '역시 칠레 와인인 '에쿠스 까베르네 소비뇽', '몬테스 알파 메를로', '모란데 피오네로 까베르네 소비뇽' 등이 차지했다.

또, 한국무역협회의 지난해 연말 통계자료를 보면, 2008년 국내에서 가장 많이 수입한 와인이 칠레 와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한 맛에 합리적 가격 찾는 와인 고객에 제격

와인유통 업체 관계자들은 국내 와인시장에서 2000년 대부터 칠레, 미국, 호주 등 신대륙 와인의 판매량이 프랑스나 이탈리아 같은 구대륙 와인을 뛰어넘었다고 전한다.

칠레 와인의 선풍적인 인기는 전반적인 신대륙 와인의 상승세와 맞물리는 추세다. 그러나 칠레 와인에 대한 열기는 유독 뜨겁다. 외국의 경우, 가장 인기가 높은 신대륙 와인은 호주산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2000년대 초반에 칠레 와인 열풍이 반짝 불다가 이내 식었다. 국내에서 유독 칠레 와인이 사랑 받게 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와인 전문가들은 우선, 칠레 와인은 여성보다는 남성들이 사랑하는 와인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아직까지 도수가 낮고 달콤한 화이트 와인을 즐겨마신다는 것이다.

와인나라 와인아카데미 김새길 부원장은 "칠레 와인은 알코올 도수가 높아 소주를 즐겨 마시던 우리나라 남성들 취향에 맞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 유럽 적포도주의 평균 알코올 도수가 12~13 도인데 반해 칠레 와인은 14~15도로 높다. 뜨거운 햇빛 아래서 자란 포도로 만든 포도주는 알코올 도수가 높다. 맛은 물론, 색깔과 향도 진한 것이 칠레 와인의 특징으로 꼽힌다.

프랑스 와인은 섬세함이 자랑이다.

김 부원장은 "오랫동안 소주 맛에 길들여진 한국 남성들은 부드럽고 섬세한 프랑스 와인을 심심하다고 표현한다"고 전한다. 반면, 까베르네 소비뇽 품종으로 만들어져 진하고, 신맛과 떫은 맛이 공존하는 칠레 와인에 끌리는 이들이 많다.



1-칠레와인 운드라가
2-엘레강스
3-에쿠스 카베르네 소비뇽
4-에스쿠도 로호


강한 맛과 향기, 색깔뿐 아니라, 프랑스나 이탈리아 와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이 칠레와인의 주가를 높였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칠레 와인의 인기가 급상승한 시기는 한-칠레 FTA가 체결된 이후부터다. 와인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칠레 FTA 직후 칠레 와인 판매율은 국내시장에서 200% 이상 성장하는 등 기염을 토했다.

와인나라의 관계자는 "FTA체결 후에도 사실상 가격 효과는 크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가격의 거품이 빠졌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세 효과가 크지 않다고 해도, 와인 소비자들이나 전문가들 모두, 칠레 와인이 프랑스 와인 등에 비해 가격대비 품질이 우수하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소비자 가격으로 3~4만원 이면 인기 칠레 와인을 맛볼 수 있다. 칠레 산 최고급 와인 가격도 20만원을 넘지 않는다.

국내의 레드 와인 인기도 칠레 와인의 급성장에 영향을 줬다. 칠레 산 와인은 까베르네 소비뇽 품종으로 만든 레드 와인이 주를 이룬다.

와인아카데미 김 부원장은 "국내에선 처음부터 레드 와인이 발달했다"며 "건강에 좋다는 생각 때문에 레드 와인을 찾는 고객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물론 여성들은 화이트 와인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와인 시장은 30대~50대의 남성들이 이끌어간다고 와인업계 관계자들은 덧붙인다.

와인나라 설문조사 3040 남성 회원이 선호하는 남미 와인
(2009년 1월~2009년 5월)


1. 에스쿠도 로호 (칠레)

2. 에쿠스 까베르네 소비뇽 (칠레)

3. 몬테스 알파 까베르네 소비뇽 (칠레)

4. 모란데 피오네로 까베르네 소비뇽 (칠레)

5. 포르틸로 까베르네 소비뇽 (아르헨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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