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가족여행] 대청도 사탄동·지두리 해변 돌아 사막 같은 옥죽동 모래언덕 풍경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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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에서 출발한 배가 최북단 섬인 백령도를 코앞에 두고 한 번 쉬어가는 대청도는 휴전선 바로 아래 위치해서 섬과 주변 바다가 깨끗하게 보존되어 있다. 삼각산(343m)이 한 가운데 있고 이 산에서 흘러내린 경사가 가파른 편이라 바다를 일터로 삼는 사람들이 많다.
따라서 관광객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그리 많은 편도 아니고 관광객들도 가까이 있는 백령도 여행길에 한 번 들러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섬을 찾아오는 사람들도 큰 기대를 가지고 배를 타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섬 관광을 나선 지 몇 시간 지나면 반응은 달라진다. "아니 이런 매력이 숨겨져 있었어?"
서해 최북단 섬이라 찾아오는 사람이 많지 않고 백령도에 가려있어 편의시설은 부족한 편이다. 대중교통 수단이 없어 섬 관광에 나서려면 작은 승합차를 한 두 대 씩 가지고 있는 민박집의 신세를 질 수밖에 없다. 식당도 찾기 힘들어 식사도 민박집에서 해결해야 한다. 먹고 자고 움직이는 여행의 삼박자를 모두 민박집에서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섬에 들어와 여행을 하려면 민박집에 모든 것을 맡겨야 하는 상황이라 마음이 썩 내키는 상황은 아니지만 믿을 만한 민박집 하나만 잘 고르면 편하게 여행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가 준비된 곳이 대청도다.
대청도 일주 관광은 민박집 차량을 이용하면 반나절 남짓에 모두 돌아볼 수 있다. 하지만 섬이 좁다거나 시간이 짧게 걸린다고 해서 감동마저 적은 것은 아니다. 여기저기에 백령도 못지 않은 신비한 구경거리들이 있다.
대청도의 대표적인 구경거리는 모래. 섬의 북쪽과 서쪽은 모래 해안이 유난히 발달했다. '사탄'(沙灘)이라는 어감이 좋지 못한 이름을 지니고 있지만 '모래여울'이라는 뜻만큼이나 입자 고운 모래로 유명한 사탄동 해변과, 백령도의 천연비행장인 사곶 해안을 연상시킬 만큼 딱딱하고 경사가 완만하며 편의시설까지 갖추어진 지두리 해변이 대표적이다.
옥죽동의 사구(砂丘)는 사탄동이나 지두리 해변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모래언덕이다. 가로 2km, 세로 1km에 달하는 이곳을 조금 과장해서 사막이라는 표현까지 쓰기도 한다. 고운 모래 위에 바람이 낙서한 넓은 모래언덕 풍경에 한 여름 뙤약볕이 내리쬐는 날에는 사하라 사막에 서 있는 착각을 일으킬 지경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이국적 풍경 덕에 구도만 잘 잡으면 사하라 사막에 다녀왔노라 허풍을 떨 수 있는 사진도 건질 수 있다.
옥죽동으로 들어가는 길목의 군부대가 있는 낮은 언덕은 농여 해변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농여 해변은 쪽빛 바다와 나란히 달리고 있는 긴 해변은 한 폭의 잘 그린 그림이다.
이따금 해병들이 훈련받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농여 해변도 절경은 대청도의 자랑이지만 주민들 입장에선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은 듯하다. 옥죽동뿐만 아니라 바닷가에 사는 대청도 사람들은 바람만 조금 세게 불어도 집안으로 날아드는 모래 때문에 창문도 맘대로 열어놓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대청도를 찾아 하룻밤 묵어 갈 때 잠자리는 상권이 발달된 선진포 선착장 인근이나 호젓하고 아름다운 해변이 있는 옥죽동 일대가 추천할 만하다. 옥죽동에 있는 엘림민박(032-836-5997)에서 식당과 셔틀버스까지 제공한다.
대청도를 거쳐가는 배가 잠시 닻을 내리는 선진포 선착장에는 그물을 잡아당기는 어부상이 세워져 있어 이 섬 사람들의 생업이 어업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대청도는 주민의 80%가 어업에 종사한다. 한때 조기와 까나리, 홍어 등이 풍어를 이루었는데 지금도 우럭, 놀래미, 농어 등이 많이 잡혀 낚시를 위해 섬을 찾는 사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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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정보상 (여행작가, 와우트래블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