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피 포지오 알레무라 2004'4년 숙성 거쳐 올해 첫선… 국내선 100병만 한정판매

(사진 우측) 반포 포지오 알레무라

와인 맛은 해 마다 다르다. 원료가 되는 포도의 작황이 한 해의 날씨와 기후 조건 등에 ‘비교적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빈티지(생산년도) 마다 평가가 다르다.

국내에서는 2004년 와인을 별로 좋게(?) 얘기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레스토랑이나 와인숍에 가서 와인을 고를 때 병 라벨에 2004라고 쓰인 것은 무조건 기피해야 할까??

그런데 그건 프랑스 얘기다. 2004년 포도를 재배하는데 날씨 작황이 안 좋아 2004빈티지 와인은 그리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물론 지역 마다, 품종 마다 조금씩 또 차이가 있다.

그럼 프랑스 바로 아래 지방, 이탈리아는? 옆에 붙어 있지만 전혀 다르다. 놀랍게도 프랑스와는정반대로 2004 빈티지는 이탈리아 와인의 최고 빈티지로 꼽힌다. 이름하여 ‘슈퍼 빈티지’, 최근 10여년 새 최고 빈티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최근 한 이탈리아 사람이 ‘먼 거리’를 날아 오면서 겨우 와인 100병 만을 들고 왔다. 그는 카스텔로 반피사의 빠올로 파시나 아시아 매니저. 가져 온 와인은 ‘반피 포지오 알레무라 2004’다.

‘반피 포지오 알레무라’는 이탈리아의 대표 품종인 산지오베제 100%를 사용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의 대표 와인이다. 몬탈치노에서 생산되는 와인 중에서도 프리미엄급. 2004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는 더더욱 최고의 이탈리아 빈티지라 일컬어진다.

이탈리아 2004 빈티지 와인이 지금에서야 주목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4년 숙성시간을 거친 뒤 수확한지 5년이 되는 해에 판매할 수 있다는 이탈리아 와인 규정 때문. ‘반피 포지오 알레무라’는 비로소 올해 첫 선을 보이는 대표 프리미엄 제품이다.

워낙 ‘출중하고 귀해서인지’ 파시나 매니저는 신라호텔에서 열린 와인메이커스 디너&테이스팅에서도 와인을 ‘찔끔’(?) 따랐다. 행여 누가 병을 들고 ‘잔뜩’이라도 따를까 잠깐 따른 와인 병은 서빙 직원이 어디론가 들과 가 버리게 한 듯?!. 그만큼 와인의 가치를 말해 주는 대목이다.

때문에 와인 애호가들은 이탈리아 2004 빈티지를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당대 이탈리아 와인 중 최고의 품질로 알려진 1997년 빈티지를 능가할 만한 평가가 어떻게 내려질 지도 궁금증.

반피사 또한 30년간 공을 들인 연구 결과의 산물이라 할 수 있는 ‘포지오 알레무라’에 소유하고 있는 성(城) 이름을 붙였을 정도다. 와인 스펙테이터로부터 2009년 94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국내 테이스팅에서도 이미 신선하고 부드러우며 구조감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다. 소비자가 기준 병당 20만원이 약간 넘는 가격대. 현대 백화점과 와인숍 등 일부 매장에서만 한정 판매중이다.

“반피 포지오 알레무라'는 와인이 아니라 컨셉트입니다. 토양과 기후 등 포도 재배에 필요한 모든 것을 수 십년간 연구해 온 걸작품이라 할 수 있죠.” 파시나 매니저는 “이탈리아 와인 중에서도 특별하다고 할 수 있는 이유다”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불과 100병이라 벌써 다 팔려 나갔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와인숍에 한 번 서둘러 나가 봐야 할까 보다. 이탈리아 와인 여행 떠나는 기분처럼!



글 사진=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