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고위직 임원 도로시 김 방한… 내년 인스턴트 커피 시판

(좌) 도로시 김 수석부사장, 마틴콜스 사장, 김운경 이대점장, 이석구 스타벅스코리아대표이사(왼쪽부터) (우) 스타벅스 도로시 김 수석 부사장과 마틴 콜스 사장

“스타벅스에 몸 담은 지 15년이 됐지만 지금이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 같습니다.”

전세계 50개국에 1만 7000여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 스타벅스.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각종 사업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는 한국계 여성, 도로시 김이다.

1971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그녀는 95년 스타벅스 커피 컴퍼니에 입사, 매장 기획 및 운영, 구매 물류, 재무 및 시스템 관장 업무 등을 담당하다 구매담당 수석부사장, 글로벌 물류기획및 조달담당 수석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7월부터 하워드 슐츠 회장 직속 글로벌 전략담당 수석 부사장을 맡고 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최근 방한한 그녀는 스타벅스 국내 1호점인 서울 이대점에서 마틴 콜스 스타벅스커피 인터내셔널 사장과 함께 한복을 입고 커피를 서빙하는 등 조촐한 기념 행사를 가졌다.

“5년 전 한국에서 스타벅스 100호점 매장 축하 행사를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0개를 넘어섰다니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글로벌 회사의 중요 임원이지만 차분하고도 친절해 보이는 그녀는 모국에서의 ‘비즈니스 선전’에 오히려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스타벅스의 기업 이념은 수익성 못지 않게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입니다. 이는 스타벅스 기업 성장의 원동력이면서 가장 중요한 정신입니다.” “스타벅스에게 커피는 상품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도로시 김 수석부사장은 “앞으로도 스타벅스는 커피에서 전문성과 선도적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함께 한국을 찾은 마틴 콜스 사장 역시 스타벅스의 철학을 강조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기업이 거둔 성과를 자랑할 만도 한데 기업이 가진 가치관을 가장 먼저 내세운다. 조직을 이끌고 있는 최상위 리더가 얼마나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철학으로 무장돼 있고 또 직원 및 고객에게 전파하고 있는지를 반증해 주는 대목이다.

“스타벅스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사람’입니다. 우리는 그래서 직원들을 파트너라고 부릅니다. 1주일에만 무려 5000만명의 고객에게 커피 음료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중요성을 알 수 있죠.” 콜스 사장은 “고객과 인간적 유대를 만드는 것, 따뜻하게 다가서고 맞이하는 것을 가장 중시한다”고 역설했다.

도로시 김 수석 부사장과 비슷하게 윤리경영과 환경 보호, 지역사회 참여와 공헌 등 세 가지를 그는 스타벅스가 중시하는 3대 원칙으로 꼽았다. 본사가 있는 미국뿐 아니라 매장이 있는 나라, 지역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라고 한다.

두 사람은 한국에서의 구체적인 사업 전략에 대해 내년쯤 스타벅스 인스턴트 커피를 시판하겠다고 밝혔다. 커피 믹스처럼 간단하게 마실 수 있는 종류로 이미 미국 시카고와 시애틀에서는 비아(Via)라는 브랜드명으로 런칭행사를 가졌다. 영국과 일본을 거쳐 한국에도 곧 상륙할 것이라고 한다. 최근 급작스럽게 개발한 신상품이 아니라 무려 20여년 전부터 개발이 시도돼 온 제품이라는 것이 콜스 사장의 설명이다.

도로시 김 부사장은 “비아는 기존에 마시던 인스턴트와는 완전히 차별화되는 다른 맛으로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한 프리미엄급 고급 커피”라고 소개했다. ‘좀 더 빨리, 편하게 특별한 스타벅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시장 창출’이라는 의미다.

“스타벅스에서 다양한 음식이나 CD, 극히 일부 매장에서는 맥주도 파는 모든 시도들은 결국 커피의 경험을 다채롭게 이끌어 주려는 노력들”이라고 말하는 두 사람은 “스타벅스는 앞으로도 커피와 파트너, 고객, 세 분야에 주력해 핵심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