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우의 "건강은 선택이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혈관이 터지면서 출혈이 되어, 뇌조직의 일부 또는 상당 부분을 손상시키는 병입니다. 뇌졸중은 갑자기 마비가 와서 쓰러지거나, 감각이 마비되거나, 말을 못하게 되기도 하고요. 심하면 의식을 잃어 혼수 상태로 있거나,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하기도 하는 심각한 질병이라는 것은 독자 여러분들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런 증세가 없었는데도 뇌졸중이 자신도 모르게 오는 경우가 흔하다는 사실을 여러분들은 알고 계신가요? 본인은 아무 증상이 없었는데도 CT, MRI 등 뇌의 영상을 찍어 보면, 뇌조직이 손상되어 뻥 뚫린 구멍이 생기는 소견을 종종 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를 무증상 뇌졸중이라고 하는데, 뇌조직 중에서도 뇌 기능을 덜 수행하는 부분에 손상이 왔기 때문에 아무런 증세가 없는 것이지요.

무증상 뇌졸중은 당장 증세는 없다고 하더라도, 손상이 반복되면 인지능력을 떨어뜨려 치매의 원인이 됩니다. 이를 혈관성 치매라고 하는데, 뇌 조직의 퇴행성변화에 의해서 발생하는 알차이머씨 치매와 더불어 한국인에게 많이 발생을 합니다. 그렇지만, 무증상 뇌졸중의 더 큰 위험은 다음에는 뇌 조직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져 올 심각한 뇌졸중의 예고라는 점이지요.

많은 사람들이 두통, 어지럼증, 손발 저림 등의 증세가 뇌졸중을 예고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런 증상들은 오히려 뇌졸중과는 별로 관련이 없지요. 그것들은 사실은 스트레스와 긴장, 그리고 불안의 증세입니다. 뇌졸중 자체 보다는 뇌졸중이 올까 불안해 하는 것이 오히려 이런 증상을 더 일으키지요. 정작, 뇌졸중은 평소에는 거의 증상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증상이 왔을 때는 돌이키지 못 할 뇌 손상을 입은 후가 되지요.

심장병이나 암과 마찬가지로, 증상이 없다는 것은 더 이상 뇌졸중이 없다는 것을 보장하지 못합니다. 무증상 뇌졸중의 원인은 뇌혈관의 동맥경화입니다. 혈관벽에 콜레스테롤과 혈전 등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면 산소와 영양 공급이 줄어들면서 뇌졸중이 발생하게 되는데, 어떤 때는 혈관벽에 붙어 있는 혈전이 떨어져 나가 혈관을 막히게도 합니다. 이런 혈관의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원인은 중요한 순서대로 당뇨, 고혈압, 흡연, 비만, 술 등입니다. 과로를 하고 짜게 먹고, 운동을 하지 않는 것도 동맥경화를 촉진합니다. 그 외에 가족력이 있는 것도 위험요인이고요, 남자가 상대적으로 더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의 위험요인을 상당수 가지고 있고 남자라면 40세만 넘어도 심장과 뇌혈관의 동맥경화가 얼마나 와 있는지를 검사 받는 것이 좋습니다. 위험요인이 적고, 여자라면 그 시기를 50세 이후로 늦추어도 되지만 검사 시기는 자신의 몸을 가장 잘 아는 의사와 상의를 해보는 것이 바람직하지요. 현재의 검사기술로 심장혈관은 심장CT로, 뇌혈관은 뇌혈관MRI로 (MRA라고 함) 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고, 예방적 검사이기 때문에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 단점입니다.

한국에서 시행되는 뇌혈관MRI의 상당수는 두통, 어지럼증, 손발저림 등의 증세가 있는 사람들의 요청에 의해서 이루어집니다. 이런 경우에는 아무런 소견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반대로 뇌혈관 동맥경화가 의심되는 사람들은 증세가 없다고 상당수가 필요한 검사를 받지 않습니다. 증세가 나타날 때까지, 즉 되돌릴 수 없는 뇌졸중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지요.

여러분들의 뇌는 지금 정말로 괜찮을까요?



유태우 신건강인 센터 원장 tyoo@unh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