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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식 웨딩 파티 서울 상륙



1-패티김과 딸 카밀라 & 남편과 함께한 영송 마틴(오른쪽)
2-영송 마틴(오픈쪽)과 카밀라


화려하게 치장된 꽃 장식과 데코레이션, 고급스런 블랙 컬러톤의 인테리어 디자인, 신랑 신부를 축하해 주는 호사스런 식사까지…국내에서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는 럭셔리 웨딩에서 볼 수 있는 일단의 겉모습이다. 과연 그걸로 끝일까? 그 이상의 럭셔리가 만일 존재한다면…!

최근 국내 특급호텔들과 웨딩가에 난리(?)가 났다.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들과 상류층에서 애용하는 특별한 ‘웨딩 파티’가 상륙해서다. 럭셔리 파티 데코레이션의 환상적인 웨딩쇼를 새로운 타이틀로 내건 곳은 ‘놀랍게도(?)’ 롯데호텔서울이다. 호텔 웨딩에서 지금까지 굳이 ‘1위’라고 까지는 말 할 수 없었던 롯데호텔은 이참에 선두 자리로 박차고 올라 설 만큼 ‘초강력 럭셔리 포탄’으로 무장하게 됐다.

할리우드식 웨딩 파티 문화를 가져 온 이는 영송 마틴(한국명 송영숙). 미국 와일드플라워 린넨(Wildflower Linen)사의 대표다. 그녀는 미국 상류층과 할리우드 스타들이 열광하는 새로운 감각의 웨딩쇼를 선보이며 국내 웨딩 문화에 새 지평을 열고 있다.

“보통 결혼식에 가면 화려함은 꽃으로만 보여주려는 것 같습니다. 호텔의 고급스런 인테리어 외에 꽃만이 화려함을 대변하는 듯한데 대부분 비슷비슷한 컨셉트이죠.”

그런데 그녀는 이런 웨딩의 고정 관념을 완전 탈피한다. 실내를 치장하고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은 꽃이 아니라 린넨이라는 것. 테이블 보든, 의자 커버든 웨딩 공간에 사용되는 모든 천(린넨)은 그녀만의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주연 배우로 등장한다. 종전의 웨딩 연출과는 출발점 부터가 전혀 다른 셈이다.

그래서 그녀 회사의 이름에도 단어 ‘린넨’이 들어가 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그녀가 하는 일과 회사의 업종은 테이블 스타일링. 한국에는 지금까지 전혀 없던 미지의 영역이다. 그런데 그녀가 미국에서 2001년 이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역시 전례가 없던 분야였다.

원래 영송 마틴의 직업은 패션 디자이너. 1970년대 이민간 그녀는 패션을 공부하고 자신의 이름을 건 ‘YS’란 패션 브랜드를 설립, 소위 ‘잘 나가는’ 패션 디자이너로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패션계에 몰아 닥친 M&A바람과 불황의 바람에 그녀는 패션 분야를 떠나 린넨이라는 새 분야에 도전을 결심한다. “패션도 천으로 옷을 만드는 것이고 린넨 역시 제가 다루던 소재이기 때문에 음식, 파티와 결합해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 보였어요.”

그렇게 ‘우연하게도’ 그녀의 새로운 사업 영역은 세상에 태어났다. 종전까지는 천으로 옷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천으로 테이블보나 의자커버, 냅킨, 데코레이션 등을 만들고 있는 것. 나아가 웨딩 공간 전체의 장식과 분위기 연출, 그리고 웨딩 문화의 변혁으로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전인미답의 영역이었지만 그녀가 거둔 성공은 ‘상상 이상’이다. 미국 상류층 이벤트 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할리우드 스타들에게부터 먼저 퍼져 나갔다. 이름이 알려지면서 그래미 시상식의 프리 파티, 오스카 시상식 파티, 아카데미 시상식과 골든 글로브 시상식의 애프터 파티, 베너티페어 애프터 파티 등 세계적인 행사의 데코레이션도 그녀가 도맡아 연출하는 기회도 가질 수 있게 됐다.

제니퍼 로페즈의 생일파티나 할리우드 유명 스타들의 웨딩은 물론, 오프라 윈프리 파티, 토크쇼 ‘투나잇쇼’로 유명한 진행자 제이 레노의 크리스마스 파티 연출 등도 그녀가 맡았던 일들. 유명 리조트의 갈라 디너, 요트 선상 파티, 대통령 도서관에서 행해진 화려한 야외 결혼식 등 독특한 테마 연출이 필요한 이벤트들까지 그녀의 영역에는 한계가 없어 보인다.

그녀가 보여주는 새로운 웨딩 문화는 독특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수도 있어 보인다. 한 마디로 실내 인테리어나 꽃, 약간의 데코레이션으로 웨딩을 화려하게 연출한다는 기존의 인식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

대신 영송 마틴은 린넨으로 웨딩을 연출한다. 즉 웨딩 공간에 린넨으로 옷을 입힌다는 컨셉트. 하나의 주제가 정해지면 거기에 맞는 색상과 디자인의 린넨들은 테이블보와 식탁 커버 등으로 변신한다. 다른 액세서리와 무대장식 등도 모두 같은 스타일로 꾸며진다. 일례로 푸르른 자연과 향기로운 꽃밭에 들어가서 결혼하는 느낌을 갖고 싶다면 그러한 주제로 웨딩 공간이 연출되는 것. 이는 공간을 장식하는 것 이상으로 웨딩의 분위기와 문화까지도 지배하게 된다고 그녀는 설명한다.





특히 영송 마틴이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 중 하나는 하객의 테이블과 조명이다. 특히 그녀가 소개하는 ?적인 하객 테이블의 플라워 데코레이션은 1m 길이의 하이 스탠딩 플라워 컨셉. 내츄럴 컨셉트를 기본으로 천장에 걸려 있도록 한 것이 무척 이채롭다.

국내에서 진행되는 결혼식 대부분은 무대장식과 신랑 신부의 워크 웨이에 집중적으로 플라워 데코레이션을 하는 것이 상례. 하지만 영송 마틴은 신랑 신부의 결혼을 축하해 주기 위해 참석한 하객을 더 중요시한다. 하객 테이블의 장식을 화려하고 더 디테일화함으로써 식장 전체의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는 것이 그녀의 철학.

영송 마틴이 선보이는 조명도 색다르다. 보통 국내 웨딩에서 조명은 쇼를 위한 라이팅, 즉 천장에서 바닥을 비추는 직접 조명 방식이다. 하지만 그녀는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업라이팅 기법을 이용한다. 이런 조명은 앰비언스 라이팅(Ambiance lighting)이라고도 하는데 빛이 사방으로 퍼져나가 자연스러우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조명 역시 테이블보나 의자커버처럼 하나의 같은 컨셉트로 활용된다는 것은 기본이다.

더불어 칵테일 리셉션 공간, 케이크 테이블, 신랑 신부 전용 테이블격인 스위트 하트 테이블, 냅킨 링, 냅킨 밴드 등도 그녀가 빼놓지 않고 신경쓰는 구석들. 곧잘 무시되는 공간이나 사물들에 속하지만 작은 것 하나에도 그녀의 연출은 작동한다.

미국 LA와 샌프란시스코, 뉴욕 3곳에 사무실을 두고 활동하는 그녀지만 모국에 업무차 방문한 것은 30년 만이다. 그 간 한 번도 한국에서 열리는 결혼식장에는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다고. 하지만 한국 진출을 앞두고는 며칠 동안 새벽부터 일어나 호텔과 결혼식장만 찾아 다녔다. 서울 신라호텔과 인터콘티넨탈, 하야트, 웨스틴조선 등 럭셔리 예식으로 이름난 곳들은 다 둘러 보았다고. 한국에서 ‘충격을 받은’ 그녀는 그리곤 새로운 웨딩 문화를 선보이기로 결심한다.

그녀의 작업에는 가수 패티 김의 딸인 카밀라도 동행한다. 카밀라의 역할은 웨딩 플래너. 영송 마틴과 신랑 신부 사이에서 웨딩을 디자인하고 상담하기 까지의 모든 과정을 진행하는 업무다. 신부와 호흡을 맞춰 함께 하는 따뜻한 마음이 중요하다고. “카밀라와는 몇 년 전 업무상 알게 돼 친해졌습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엄마가 유명 가수라고 해 뒤늦게 알았어요. 카밀라도 가수였는데 계속 노래하는 직업을 가질 지는 모르겠어요.”

롯데호텔은 당연히 영송 마틴을 영입하는데 공을 크게 들였다. 그녀의 명성을 알게 된 롯데호텔서울의 세일즈&마케팅 부문장 노영우 이사는 미국까지 날아가 그녀를 설득했다. “한국의 웨딩과 파티 문화에 변화를 주고 싶습니다…미국 LA라도 무척 멀더라고요. 찾아 가느라 차 타고 두 시간 넘게 달렸습니다.” 롯데호텔은 그녀를 서울까지 초청해 ‘바쁘게 많은 것을 보여주곤’ 승락을 받아냈다.

영송 마틴이 신개념의 웨딩 파티 문화를 소개하면서 국내 특급호텔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미처 방심하다가 자칫 최고 자리를 뺏길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 하지만 정작 ‘큰 비상’은 롯데호텔에 걸렸다. 새로운 웨딩 컨셉트를 보고 모방하는 곳이 생길까봐 일체의 사진과 이미지 노출도 통제에 나선 것. 급기야는 브로슈어에 조차 구체적인 이미지 컷을 담지 않는다는 결정까지 내렸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성씨를 안쓰면 아버지가 섭섭하실까봐 ‘송’을 그대로 이름에 쓰고 있어요. 세상에 아름답지 않은 것이 있나요. 아마도 있다면 자리가 틀려서이겠지요.” 그녀는 “미국 상류 사회의 화려한 파티 문화이지만 우리 고유의 전통 예식과도 어우러지는 현대식 웨딩 문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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