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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전쟁] 사랑은 친밀감·열정·약속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사람들은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을 때 큰 기쁨을 느낀다. 심리학적으로 보자면 사람은 사랑을 통해서 자신이 타인에게 사랑을 받을 만한 존재인가,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이 평생을 의지해도 좋을 사람인가를 확인함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여러 사람의 생김이 다 다르듯이 각자가 추구하는 사랑의 모습이 다르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크고 작은 갈등이 생겨난다.

사랑을 설명하려는 여러 학자들의 시도가 있는데, 예를 들어 Sternberg는 사랑에는 친밀감, 열정, 약속의 세 가지 요소가 있음을 주장한다. 친밀감에만 토대를 둔 사랑은 반드시 이성 간이 아닌 동성 간의 우정처럼 상대를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열정만을 가지고 있는 사랑은 이성에 대한 연애감정에서 볼 수 있다. 약속에만 근거를 두는 사랑은 중매결혼으로 맺어져서 정서적 교감 없이 사는 부부의 모습이 대표적이다.

계속해서 Sternberg는 이 세 가지 요소가 결합된 사랑의 형태를 설명한다. 친밀감과 열정이 결합되어 나타나는 낭만적 사랑은 많은 남녀가 바라고 있지만, 그것에 약속의 요소가 결합되지 않으면 쉽게 타올랐다가 머지않아 싸늘하게 식어버릴 수 있다. 열정과 약속을 기반으로 하는 사랑은 상대에 대한 애착과 책임이 없기 때문에 소위 '원 나잇 스탠드'처럼 화끈한 하룻밤을 보내고 나면 언제 다시 보겠냐는 듯이 허망하게 끝날 수 있다.

친밀감과 약속으로 유지되는 사랑은 결혼한 지 오래 되어 상대에 대한 열정은 상실한 채 자녀들을 키우기 위해 가정의 모습을 유지하는 부부들의 생활에서 볼 수 있는데, 애정보다는 동일한 목표를 위해 매일 마주치게 되는 동료애와 같은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불완전한 것으로 완전한 사랑이 되기 위해서는 친밀감, 열정, 약속의 세 가지 요소가 모두 결합되어야 한다고 Sternberg는 주장한다.

사랑의 유형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성격이 다른 것만큼이나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한 사람의 사랑은 일생 동안 같은 모습을 유지하거나 반복하지는 않는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냐?'는 영화 대사도 있지만,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사랑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Sternberg의 권유와는 다르게 현실에서 사랑의 세 가지 요소가 동시에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경우는 참으로 드물다. 현실의 사랑은 이러한 특성이 번갈아 나타나면서 또 깊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즉 결혼할 당시에는 열정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일상 생활이 지속될수록 약속이 그들의 결혼을 지켜주게 된다.

그러나 결혼서약이 부부의 사랑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므로, 결혼생활을 만족스럽게 유지하는 데는 부부의 친밀감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사랑이 변하는 것을 받아들이며 새로운 사랑의 모습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심리적 안정이 중요하다.

심리적으로 안정되지 못한 사람은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기 위해서 집요하게 타인의 사랑을 바라면서도 그 사랑을 의심하고 끊임없이 시험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자신이 상대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 같으면 견디지 못하고 매달린다. 반대로 결혼을 하고 나서도 배우자 외의 이성을 만나 짧은 연애를 반복하는 사람도 그 심리는 마찬가지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는지에 대해서만 관심이 있으며, 어느 누구도 깊게 또 길게 사랑하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상대가 상처를 받는 것을 통해서 오히려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인한다.

사랑의 모습이 달라지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은 오히려 사랑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일 수 있다. 사랑은 이미 만들어진 모습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나날이 변하는 사랑을 어떻게 키워가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안정된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부가 자신들의 사랑이 현재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돌아보고 부족한 점을 계속 보충해가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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