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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피린은 꼭 복용해야 하나?

■ 유태우의 "건강은 선택이다"
요즈음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원래 진통해열제로 쓰였던 아스피린은 항혈소판 작용이 있어, 75mg에서 100mg의 소량을 평생 복용하는 것이 심장병, 뇌졸중 예방에 좋고, 더구나 요즈음 증가하고 있는 대장암도 예방하여 준다더라 라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그래서, 특히 고위험군, 즉 당뇨병 또는 비만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거의 대부분에게 권장되고 있습니다.

아스피린의 이러한 효과에 대한 과학적 증거들은 대부분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한국인을 대상으로 아스피린의 효과를 직접적으로 검증한 연구는 아직까지도 없습니다.

단지, 서양인한테 효과가 있었으니, 한국인에게도 똑같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단순하게 가정하는 것이지요. 언뜻 생각해봐도, 유전적인 형질이 다르고, 식습관이나 생활습관 그리고 많이 걸리는 질병들이 다른데 무조건 똑같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비약이 아닐까요?

한국인의 질병 양태, 약물 복용 실태, 식습관 등을 서양인과 비교하여, 그 연구들의 결과를 유추해 보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은 아닐까요?

우선, 미국을 비롯한 서양은 한국보다는 심장병이 압도적으로 많고, 뇌졸중 중에도 뇌출혈 보다는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 더 많이 발생합니다.

심장병, 뇌경색 모두 동맥경화에 의한 것으로 아스피린의 항혈소판 작용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장암도 우리보다는 훨씬 많이 발생하는 나라들이지요. 한국은 최근의 가파른 증가 추세에도 불가하고 상대적으로 심장병과 대장암 발생이 적고, 뇌졸중에서도 동맥경화보다는 고혈압이 더 중요한 원인이 되는 뇌출혈의 발생이 높습니다. 또한, 위염, 위궤양 등 상부 위장관의 출혈 위험성도 서양인보다는 한국인이 더 높은 편이지요.

따라서, 보통 한국인이 아스피린을 보약같이 복용하는 것은 득실을 따져볼 때 실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 아스피린의 장기 복용은 한국인에게 더 많은 위장장애, 위장출혈, 뇌출혈 등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것이지요. 아스피린을 먹어서 도움이 되는 질병은 적고, 해가 되는 질병은 오히려 더 많은 경우가 바로 한국인입니다.

그렇다고, 무작정은 아스피린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인으로서 당뇨병이나 대장암의 전력 또는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은 장기 복용을 생각해 볼 수는 있습니다만, 이 두 가지 병 모두는 사실은 큰 원인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하지요.

원인을 고치는 것과 원인을 그대로 두고 결과만을 약물로 예방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원인도 고치고, 결과에도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한다면 더 말할 나위도 없겠지요.

당뇨, 대장암, 더 나아가서 심장병, 뇌졸중을 일으키는 단 하나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비만입니다. 원인인 비만을 해결하고 운동을 하는 것에 비해서는 아스피린의 효과는 그렇게 크다고 할 수가 없지요.

아스피린을 포함해서 결과만을 개선하는 모든 약에는 직접적인 부작용 말고도 '간접 해'라는 것이 있습니다. '약을 복용하고 있으니, 충분한 예방이 되겠구나' 하는 거짓안도감이 바로 그것이지요. 그렇지 않았으면 나름대로 체중감량도 하고 운동도 했을 텐데, 약을 먹게 되면 그만큼 약물에 의존하고 몸 바꾸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몸을 바꾸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만 처방이 되었던 것인데, 나중에는 아예 몸은 못 바꾼다는 것을 전제로 처방이 된다는 것이지요.

어떤 약이든 단기가 아닌 장기복용을 고려할 때에는 몸을 바꿀 것인가, 아니면 약을 평생 복용할 것인가의 선택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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