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태우의 "건강은 선택이다"

손발이 차갑고 시린 사람이 많지요? 자신도 불편하지만, 남하고 악수를 할 때나, 손으로 신체접촉을 할 때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거나 놀라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의사인 저도 진찰을 손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제 손이 따뜻한지를 확인을 합니다.

이런 수족 냉증은 여자가 남자보다 많고, 마른 사람이 뚱뚱한 사람에 비해서 더 많습니다. 손발이 찰 때, 우리는 흔히들 반신욕, 족욕 등의 목욕법과 인삼, 모과, 양파 등의 식품, 그리고 몸에 열을 낸다는 약초 등을 사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단기간의 효과만 있을 뿐 근본적인 치료법이라 할 수 없습니다.

손발이 차갑고 시린 가장 큰 이유는 자율신경의 하나인 교감신경이 과민하기 때문입니다. 외부 온도가 낮을 때, 우리 몸에서 열을 보존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팔다리와 피부로 가는 혈액을 적게 해서, 몸에서 전도되어 나가는 열 손실을 막는다는 것은 여러분들도 잘 알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몸 내부의 온도를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중추신경계와 자율신경의 역할인데, 문제는 이 기능이 지나치거나 적절하지 않을 때입니다. 외부 온도가 높아 몸에 열을 보존할 필요가 없는데도, 손발로 가는 혈관을 수축시켜 손발을 차갑게 만든다는 것이지요. 수족냉증은 과민한 교감신경에 의한 기능의 문제이지, 혈관 자체의 구조적인 병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교감신경은 왜 과민할까요? 원래 체질적으로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몸이 예민하기 때문이고, 둘째는 만성적으로 과로하기 때문이며, 셋째는 적절한 운동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몸이 예민하면, 교감신경이 과민해지고, 근육이 긴장되며, 체력소모가 커집니다.

과로도 교감신경을 지나치게 사용하여 과활성화 시키지요. 반대로, 운동은 과민해진 교감신경을 안정시키고, 몸의 온도조절 기능을 강화시킵니다. 결국, 손발이 찬 것은 손발만의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의 문제인 셈이지요. 몸을 강하게 만들면, 수족냉증은 자연히 사라지게 됩니다.

그런데, 다른 원인이 있는 수족냉증도 있습니다. 그 몇 가지를 소개하면 첫째는 레이노씨병입니다. 아직 적당한 한글명이 없어서 영어를 그대로 사용합니다. 주로 손에 오는데요, 손 주위의 외부 온도가 낮아졌을 때, 혈액순환 장애가 오는 경우입니다. 손이 찬 증세가 심하고, 손가락이 파랗게 되는 청색증까지 올 수 있습니다. 손의 온도를 따뜻하게만 하면 쉽게 개선되며, 혈관 확장제를 사용하면 도움이 됩니다.

둘째는 버거씨병입니다. 폐색성혈전혈관염이라고도 하는데, 주로 다리와 발에 나타납니다. 흡연자에서 주로 발생하며, 동맥혈관이 기능적인 수축이 아닌 구조적으로 좁아져서 생기는 병이지요. 통증과 다리/발 시림이 주된 증상이고, 진행되면 피부에 궤양이 생기기도 하는 중한 병입니다. 이 병은 스스로 할 수 있는 치료는 금연뿐이고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를 필요로 합니다.

셋째는 말초신경염과 척추협착증 같은 신경의 병으로서 역시 다리와 발에 흔히 나타납니다. 이전까지 말씀 드린 병이 혈액순환의 병이었다면, 신경의 병은 감각의 이상이지 혈액순환과는 관계가 없기 때문에 차다고 느껴지는 부위를 만져보아도, 실제로 차갑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차갑고 시린 느낌은 오히려 더 심해, 항상 양말을 신고 지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신경에 의한 병은 거꾸로 발에서 열이 난다고 느껴지는 경우도 있어서, 발에는 이불을 덮을 수가 없다고 호소하기도 합니다. 이 병에는 신경의 병을 일으킨 원인을 없애는 치료가 가장 근본적인 치료이고, 증세를 효과적으로 개선시키는 약물도 사용합니다.

보통의 수족냉증은 증세도 경하고, 단지 불편의 문제인 경우도 많지만, 다른 원인이 있는 수족냉증은 증세와 경과가 대체로 더 중하다는 공통점을 갖습니다. 어떤 원인이든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이에 따른 원인치료를 할 때 완치는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유태우 신건강인 센터 원장 tyoo@unh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