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태우의 "건강은 선택이다"

치질은 치핵이라고도 하지요. 치질은 항문 또는 직장 주위의 정맥에 압력을 높이는 상황이 지속되어 정맥혈관이 늘어나고, 혈액순환이 안될 때 발생합니다. 늘어난 정맥을 둘러싸고 염증이 생기거나 혈관 속에서 혈액이 응고되기 때문에 치질은 가려움증과 통증, 그리고 출혈을 일으킵니다. 치질은 항문 안쪽의 내치질과 바깥쪽의 외치질로 구분하기도 하나 대부분 둘 다 같이 있는 것이 더 흔하지요. 주로 앉아서만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흔하고, 임신, 불규칙한 배변이나 변비, 설사, 직장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합병될 수 있습니다..

치질은 유전되거나 전염되지 않습니다. 또한 그 자체가 암으로 발전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대장암의 증상과 비슷할 수도 있어, 치질이 있을 때 대장암 검사를 받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치질은 수술 없이 좌욕과 올바른 배변훈련만으로도 완치할 수 있습니다. 먼저 항문에 증세가 있고 출혈이 있으면 좌욕부터 시작을 합니다. 좌욕은 목욕탕물 온도의 물에 항문과 회음부만 1회 20분 이상 담그고 있는 것으로, 하루 중 아무 때 해도 괜찮으나 배변 후에 하면 더 편리합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플라스틱으로 된 좌욕기를 사용하는 것인데, 좌변기에 얹어 놓고 샤워호스로 물을 맞춘 다음 앉아 있으면 됩니다. 좌욕 시 항문을 오므렸다 폈다하면 더욱 효과적이지요. 플라스틱 좌욕기는 의료용품을 파는 곳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가 있습니다. 변기에 설치되어 있는 비데나, 반신욕, 목욕탕에서 샤워기로 하는 비데는 좌욕에 비해서는 효과가 많이 떨어집니다. 매일 1회 이상 하여 1주일만 지나면 증세의 상당 부분이 개선되지요.

일단 좌욕으로 증상을 개선시킨 후 치질의 가장 근본 원인인 배변습관을 바꾸는 배변훈련을 합니다. 치질이 생기는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배변을 하기 위해 복근에 힘을 주기 때문이지요. 복근, 즉 배에 힘을 주면 뱃속의 압력이 올라가고, 그러면 항문 주위 정맥의 압력이 올라가 정맥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배변 시 배에 힘을 주는 이유는 몸은 배변을 할 상황이 아닌데, 미리 가서 앉아 있기 때문이지요. 변을 만드는 대장은 끝 부분부터 항문, 직장, S결장으로 이어집니다. 변이 직장까지 왔을 때 배변을 해야 하는데, 아직 그 위인 S결장에 머물러 있는데 벌써 화장실을 가서 배변을 하려면 배에 힘을 줄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변비가 있다고 하고, 그로 인해 치질이 생긴다고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바로 미리 화장실에 가서 힘을 주기 때문입니다. 미리 화장실에 가는 이유는 약간의 아래 배의 불쾌감을 변의로 잘못 해석하거나, 배변은 반드시 매일 해야 된다고 믿거나, 변은 독이기 때문에 몸에서 빨리 빼내야 한다고 믿는 잘못된 건강상식 때문이지요. 이런 믿음이 배에 힘주기, 화장실에서 신문 또는 책보기, 변비약 의존, 관장, 심지어는 장청소로 이어지게 됩니다.

자, 이제 올바른 배변훈련을 시작해 볼까요? 첫째, 배변은 매일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한 보름 동안 하지 않아도 보통 사람들한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요. 둘째, 아래 배의 꿈틀거림이 아니라 진짜 변의가 있을 때만 화장실로 향합니다.

진짜 변의란 '앗! 싸겠다!'라고 느껴지는 것입니다. 셋째, 화장실에 가서는 몸을 앞으로 숙이지 말고 편안히 앉아 있되, 절대 배에 힘을 주지 않습니다. 앉아 있는 시간은 5분을 넘지 않게 합니다. 5분내에 배변이 되지 않으면, 그대로 일어나서 다시 평상 시의 활동을 시작합니다. 뒤가 약간 무겁게 느껴지더라도 '앗! 싸겠다!'가 아니면 변은 아직 직장에 내려와 있지 않은 것입니다.

배변훈련은 어렸을 때의 내 몸의 배변기능을 회복시키는 훈련입니다. 기억하시겠지만, 그 때는 '앗, 급해!' 하면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서 즉시 배변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었지요. 내 몸의 대장과 직장이 당연히 담당해야 하는 기능입니다. 성인이 되면서 잘못된 믿음, 변비약의 사용 등으로 원래 가지고 있던 이 기능을 스스로 약화시킨 것이지요. 이제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배변훈련을 2주 정도 하면 벌써 원래 기능의 상당부분을 회복시킬 수가 있습니다.

치질의 수술은 좌욕과 배변훈련을 1개월 정도 해 보고도 안되면, 그때 고려해도 늦지가 않습니다.



유태우 신건강인 센터 원장 tyoo@unh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