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태우의 "건강은 선택이다"

숙취란 과음한 다음날 아침에 생기는 기운이 고갈되고 몸이 불쾌한 느낌으로서 두통, 메스꺼움, 피로감 등이 주 증세가 됩니다.

숙취가 있으면 본인이 받는 고통도 고통이지만 다음날 업무 수행에 장애가 있는 것이 더 문제이고, 대중교통 운전사나 조종사 같이 각성과 미세조정 기술이 필요한 업무의 사람들에게는 위험성이 커질 수도 있지요.

숙취가 발생하는 원인은 평소의 건강상태, 마신 알코올의 양, 몸의 탈수 상태, 술에 들어 있는 탄닌, 아세트알데히드 등의 함유물, 수면부족과 과로 등을 들 수가 있는데, 이 중 평소의 건강 상태를 제외한 나머지 요인은 결국 마신 알코올의 양에 비례합니다.

따라서, 숙취를 일으키는 단 하나의 요인은 전날 마신 알코올의 총량이지요. 알코올의 총량 다음으로는 함유물을 들 수가 있는데, 소주, 위스키, 보드카, 진 등이 상대적으로 많고 적포도주, 막걸리 등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1차, 2차, 3차를 하며 끝까지 버티기 위해 고안된 음주법인 한국인의 소위 '건강음주법'은 많이 마셔도 취하지 않기가 주 목적이기 때문에 마시는 총량을 증가시켜 숙취를 일으키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됩니다.

천천히 마시든, 안주를 충분히 먹으면서 마시든, 술을 섞어 마시든, 순한 술에서 센 술, 또는 그 반대의 순으로 한다고 해도 마시는 총량이 같으면 술의 위해와 숙취의 정도는 거의 같게 되지요.

요즈음 많이 사용되고 있는 숙취해소음료를 한번 살펴볼까요? 주 성분을 보면 밀크씨슬, 헛개나무, 복어추출물 등을 들 수가 있고, 그 외에는 비타민, 당류, 미량의 생약제제 등이 들어 있지요.

이 중 어느 성분이나 제품도 숙취 자체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것은 없습니다. 일부 회사에서 실험결과를 인용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부자료이지 다른 과학자들의 검증을 받아 학술지에 실린 논문은 아니지요.

밀크씨슬이나 헛개나무는 간기능 개선의 효과가 어느 정도 입증되어 있기는 하나, 간기능이 개선된다고 숙취가 해소되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몸에 흡수된 알코올의 총량이 건강에 문제가 가장 큰 이유는 사실은 숙취가 아니라, 발암성 때문입니다. 몇 년 전인가, 폐경기 여성들이 복용하는 호르몬이 유방암을 일으킨다는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가 발표되자, 호르몬을 복용하던 많은 여성들이 공황상태에 빠져 복용을 중단한 사실이 있었지요?

그 이후 미국보건복지부 산하 국립독성프로그램은 공식적으로 여성호르몬을 발암물질로 분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발암물질 목록을 쭉 훑어 보면, 우리한테 가장 익숙한 물질 중의 하나가 바로 알코올입니다.

술이 일으키는 암을 살펴 볼까요? 대충 짐작이 가겠지만, 간암의 원인이 되고요, 여성들의 유방암을 일으키며, 남녀 모두에게 구강암, 인후암 및 식도암의 원인이 됩니다.

모두 인체에서 발생됨이 증명된 경우이지요. 언론에서 문제가 되었던 말라카이트 그린이나, 납 같은 중금속도 동물에서만 발암성이 증명되었지, 인체에서는 단지 발암의 가능성만을 경고합니다. 알코올 같이 인체에 확실한 발암물질이다라고 분류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숙취해소음료를 자주 마시는 것은 득이 될까요? 아니면, 해가 될까요? 효과 없는 음료를 마시면서 숙취에 심리적인 도움이 되었다면, 그 다음 날 술을 또 마시게 하지는 않을까요?

직접적인 통계로 아직 조사된 바 없지만 숙취해소음료을 이용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들의 음주량을 비교해 보면, 단연 이용하는 사람들이 몸에 더 많은 알코올을 섭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른 발암성도 함께 증가하게 되는 것이지요. 결국, 숙취해소음료는 득보다 해가 많습니다.



유태우 신건강인 센터 원장 tyoo@unh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