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가족여행] 해남 고천암호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 호수와 갈대밭의 아름다운 풍광은 덤

겨울 테마여행의 단골 메뉴, 탐조여행은 먼 길을 날아 온 손님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맞는 기분 좋은 여행이다.

잔잔한 바다와 갈대숲을 배경으로 날아오르는 바닷가에서의 탐조여행은 대자연이 그려내는 스케일이 큰 그림에 감동 받을 수 있어 좋고, 시리도록 청명한 호수나 저수지를 차고 날아오르는 뭍에서의 탐조 여행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펼쳐지는 철새들의 군무(群舞)를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어 즐겁다.

코끝이 찡할 정도로 추운 겨울에 철새 도래지를 찾아가면 수백만 마리의 겨울 철새들이 펼치는 장엄한 자연의 드라마에 압도당하고 만다.

작은 점들이 모였다가 흩어지는 카드섹션 같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탐조 여행을 감사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 보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안 철새도래지 가운데 해남 고천암호는 다양한 겨울철새들이 날아들어 겨울 탐조 여행지로 최고다.

고천암호가 철새도래지로 알려진 것은 불과 5~6년 전. 해남군의 해남읍, 황산면, 화산면에 걸쳐 있는 고천암호는 대규모 간척공사로 생겨난 인공호수이다.

고천암호의 갈대
크고 작은 호수가 3개나 되고 주변 곡창지대와 갈대 숲 등이 풍부해 새들의 보금자리로 손색이 없다. 또한 주변에 영산강과 남도의 개펄이 있어 먹이가 넘쳐나는 것도 이곳이 새로운 철새 도래지로 자리 잡게 되었다. 특히 겨울철에도 호수가 얼지 않는 따뜻한 기후는 천혜의 철새도래지로 주목을 받게 된 중요한 포인트다.

이곳은 가창오리 20만5천마리 등 국내 최대의 철새도래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천암호가 최대의 철새 도래지가 된 것은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였던 천수만이 서식지로 위태로워졌기 때문이다.

천수만은 추수가 끝나자마자 논을 갈아엎어버려 철새의 먹이가 없어졌다. 그리고 서해안 쪽은 새만금호 간척사업 등으로 개펄이 파괴돼 오갈 곳 없는 철새들이 해남까지 남하하게 된 것이다. 현재 이곳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철새는 가창오리지만 청둥오리와 텃새가 된 백로도 엿볼 수 있다.

고천암호가 탐조여행의 명소로 자리잡게 된 배경에는 호수 주변에 있는 수십 갈래의 도로가 있다. 도로를 따라 천천히 이동하다가 적당한 곳에 차를 세워두고, 바로 옆의 둑 위에 올라서면 호수와 갈대밭의 아름다운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위로 비행을 시작하는 철새 무리도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특히 동쪽 호반의 드넓은 갈대밭 사이로는 산책로가 나 있어서 겨울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호수 주변의 갈대밭은 너무 아름다워 <서편제>, <살인의 추억>, <청풍명월> 등의 영화와 각종 CF가 촬영되기도 했다.

고천암호 간척지 길
고천암호의 자랑거리는 가창오리 군무(群舞)다. 그러나 어느 때라도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금년 겨울에는 철새 도래지에서 1㎞ 정도 떨어진 곳에서 어민들이 고기잡이를 하자 가창오리들이 변심(?)을 해 인근의 인근 영암호와 해남군 마산면 당두리 간척지 등지에서 관찰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원인은 겨우내 날씨와 먹이에 따라 고천암호, 금강하구, 천수만간척지를 수시로 오르내리는 가창오리들의 습성 때문이다. 따라서 큰맘 먹고 고천암호까지 갔다가 단 한 마리의 가창오리도 구경하지 못한 채 되돌아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고천암호로 탐조여행을 떠날 때는 몇 가지 상식도 기억하고 준비물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우선 멀리서 새의 움직임을 관찰해야 하므로 망원경은 필수품이다. 관찰 결과를 기록해 둘 노트와 카메라, 비디오 등을 가져가면 좋다.

새의 이름도 미리 알아두고, 귀찮아도 조류도감을 챙겨 가면 도움이 된다. 또한 주로 어두운 새벽이나 추운 겨울에 탐조활동을 하게 되므로 방한복과 방한화, 장갑 및 두툼한 양말 등을 준비하고, 늪지대를 갈 때는 방한 장화도 필요하다. 다만 원색 계통의 옷은 새에게 들키기 쉬우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다 따끈한 물이나 차를 보온병에 담아가면 몸 녹이는데 요긴하고, 옥수수ㆍ밀 같은 철새들의 먹이를 가져가도 좋다. 하지 말아야 할 일도 많다. 우선 붉은색 계통의 옷은 절대 입어서는 안된다.

매생이국
새들은 경계심이 강하기 때문이다. 후각이 예민한 새가 있으므로 여성들은 짙은 화장이나 강한 향수 등을 피하는 게 좋다. 찬 공기에 얼굴이 튼다고 로션을 바르는 것도 역시 새에게 들키기 쉽다. 마찬가지 이유로 담배를 피우거나 소란을 피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

땅끝마을에서 맛보는 겨울별미
끊인 매생이 겉은 별로 뜨겁지 않지만 그 속에는 뜨거운 기운을 잔뜩 담고 있어 급히 먹다가는 입을 데이기 십상이다. 때문에 예로부터 사윗감의 성격을 테스트하기 위해 자주 사용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해남 땅끝마을의 동산회관(061-532-3004)의 은 부드럽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새벽 땅끝 전망대에서 해맞이를 했다면 아침 해장용으로 최고다.



정보상 와우트래블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