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이태리' 그란디 마르키, 아스티 등 잇따라 방한

그란디 마르키
최근 이탈리아 사람들이 대거 한국을 찾아 왔다. 단체로 방한한 이들 그룹의 이름은 '빈이태리', , 아스티, 브라게또 등등, 모두 이탈리아 와이너리 & 생산자 협회 사람들이다.

한국에선 처음 보는 와인을 잔뜩 싸 들고 온 이들은 세계 요리대회에서 우승한 셰프까지 대동했다.

이탈리아 와인이 몰려온다. 지난 2009년은 세계적 경제 위기로 국내 와인 시장 또한 침체를 겪었던 시기. 그럼에도 이들 이탈리아 와인메이커들은 과감히 한국 시장 노크에 나서며 눈길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탈리아 와인과 관련해 한국 사람들에게 가장 친근한 이름 중의 하나는 '그란디 마르끼(Grandi Marchi)'. 이탈리아 와인 양조의 전통적인 특징들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는 가족 소유의 와이너리들과 브랜드의 결합으로 탄생된 단체다.

이들은 지난 수년간 한국을 잇달아 방문하며 자신들의 와인을 국내에 알리고 있다.

이탈리아의 초코릿 부문 요리 경연대회에서 챔피언 자리를 석권하고 있는 세계적인 요리사인 '언스트 남(Ernst Knam)'
그런데 이 보다 '더 큰 거인'이 나타났다. 바로 '빈이태리(Vinitaly)'. 단독 와인 박람회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전시회로 매년 봄 이탈리아의 베로나에서 와인박람회를 갖는다. 바로 이들이 서울에서도 같은 전시회를 연 것. 국내 최초로 개최된 이 행사의 공식 이름은 '빈이태리 코리아 월드투어 2009' 와인박람회다.

벌써 12년째를 맞고 있는 빈이태리는 매년 4월 이탈리아에서 와인박람회를 개최한 뒤 선별된 와이너리들과 함께 전세계를 다니는 월드 투어를 진행한다. 보통 홍콩, 상하이, 도쿄를 거쳐 진행되는데 이번에는 서울을 마지막으로 대미를 장식하게 됐다.

"최근 이탈리아 와인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한국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죠. 한국을 빈이태리 행사 무대의 하나로 선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죠." 쥬세페 뻬쫄로 주한 이탈리아 무역관장은 "빈이태리가 한국을 처음 찾은 것도 한편으로 늦었지만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이번 빈이태리 월드투어에 참가한 단체 및 업체의 수는 50여 개 이상. 시칠리아 지방 포도 및 와인기관, 우비베-베네토 Doc 와인 조합협회, 브라케토 다뀌(Brachetto d'Acqui) 보호조합, 아스티(Asti) 보호조합을 비롯해 그란디 마르끼(Grandi Marchi) 와인 단체 소속 와이너리들도 가세했다. 올리브유로 유명한 우나프롤도 참가, 이탈리아 엑스트라 버진 오일 제품군을 소개한 것도 눈길을 끈다.

특히 빈이태리 월드투어 코리아는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 와인소비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증명해 준다. 한국이 처음으로 투어 박람회 장소로 선정됐다는 사실도 이들 와인메이커 사이에 극동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초콜릿 주사기 장면
국제 와인주류협회(IWSR)가 작성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미동이 없었던 시기인 2009년을 지나면서 와인소비량은 7%정도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1년까지 3억3500백만 병이 소비될 것이라는 예상. 스파클링 와인 또한 2011년까지 3500만 병이 소비될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2002년 대비 117% 증가한 수치다.

한국 와인 시장 또한 2003년도부터 매년 30%씩 증가해 왔다. 한국은 현재 아시아에서 다섯 번째 와인소비국이지만, 향후 5년간 중국과 일본의 뒤를 이어 세 번째 소비국으로 등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힌 한국 사람들은 일본인들과 마찬가지로 와인의 품질에 매우 민감하다는 공통된 특성을 보이고 있다. 고급 이탈리아 와인이 한국 시장에서 높은 평판과 매력을 발산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중 일본은 두 말할 나위 없이 아시아에서 가장 안정적인 와인수입 시장으로 꼽힌다. 아시아 내 수입와인의 60%가 일본에서 소비된다. 특히 2006년에 시행된 주류소매 판매허가 자유화는 이후로 수많은 와인 취급점들의 개점을 부추겼고 수 년간 침체되어 있었던 와인 시장에 새로운 자극제로 작용해오고 있다.

이탈리아의 다양한 산지 별 와이너리들을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회 역할을 한 빈이태리 코리아는 특히 베네토, 아스티, 브라게또 다뀌, 시칠리아 등의 와인을 집중 소개하는 기회를 가지며 눈길을 끌었다. 시음행사뿐 아니라 세미나를 통해 이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여러 스타일의 와인에 대한 심도 깊은 설명을 곁들인 것도 색다른 시도.

이번 빈이태리 코리아는 매년 빈이태리가 열리는 첫 개최지인 베네토를 비롯, 이미 한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가볍고 달콤한 스타일의 화이트 와인 '아스티', 비슷한 스타일의 레드 와인 '브라께또 다뀌' 등 이미 전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들에 대한 관심을 높여줬다는 평가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향기롭고 사랑스러운 품종으로 만든 와인 아스티 DOCG(Asti DOCG) 그리고 브라께또 다뀌 DOCG(Brachetto d'Acqui DOCG)가 그들 스스로가 내세운 타이틀 주제.

또한 이탈리아 와인 중 또 하나의 보물인 시칠리아 와인의 부상도 앞으로 주목된다. 실질적으로 이태리 와인의 많은 양을 생산하는 곳이지만 그간 국내에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의 최정상급 와인브랜드 협회인 그란디 마르끼(Grandi Marchi) 또한 서울 방문 규모를 불리고 있다. 이들은 이탈리아 와인이 지니고 있는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리고자 매년 지정된 국가들을 방문하고 있다.

4회째로 접어든 이번 방한에는 국내에서도 이미 유명한 암브로지오 지오바니 폴로나리, 안티노리, 돈나푸가타, 예르만, 룽가로띠, 마씨, 마스트로베라르디노, 미켈레 키아를로, 피오 체자레, 리베라, 타스카 달메리타, 우마니 론키 등이 모습을 보였다.

특히 는 각자 해당 지역 와인에 대해 최고의 대표성과 정통성을 잘 표현하는 와이너리들로 이름 높다.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기준에서도 높은 수준의 우수 품질과 스타일을 잘 보여주는 수백 년간의 와인 역사를 보유하고 있는 정통 와이너리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한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아스티 와인 협회(Consorzio dell'Asti)는 세계적인 요리사 언스트 남(Ernst Knam)까지 초빙하며 이미 이탈리아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향기로운 와인으로 유명한 DOCG 등급의 고급 아스티 와인을 소개했다.

이번 행사만을 위해 특별히 한국을 방문한 언스트 남 셰프는 이탈리아의 초콜릿 부문 요리 경연대회에서 챔피언 자리를 석권하고 있는 세계적인 요리사. 롯데 호텔의 와인전문 레스토랑 '바인'에서 이탈리아 아스티 와인에 어울리는 요리와 함께 특별한 미감을 선보였다. 테이블마다 내놓은 초콜릿에 주사기로 시럽을 꽂아 넣으며 맛을 불어 넣는 특이한 장면을 연출한 것이 무척 인상적이다.



글 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