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갓 서울 레스토랑 2010' 발간287개 맛집과 평가단 멘트 수록

자갓 발간 기념 기자 간담회, 왼쪽이 자갓 부부
"코 끝 찡하게" "완전 맛있는" 와사비 크림 새우에 "반해 버렸다"

실내 장식은 "별 것이 없지만" "참치의 특수 부위에 관한 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

"친구들과 가서 수다 떨기 좋은" 이 비스트로는 "가격도 저렴하지만, 맛도 저렴" 하다

레스토랑 가이드 '자갓(zagat)' 서울판이 발간됐다.

서울에서 맛집을 찾아가려는 사람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조언자가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는 자칭 타칭 미식가들이 넘쳐 나며, 저마다 다른 목적으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바람에 공정성은 은하계 저 너머로 날아가 버렸다.

별 3개로 전세계 요리사들을 쥐락펴락하는 미슐랭 가이드는 얼마 전 도쿄에 들러 거의 별을 뿌리다시피 하고 갔지만 아직 서울판 출간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그러니까 자갓은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레스토랑 가이드 북 중 서울의 식당에 대한 내용을 수록한 최초의 책인 셈이다. 1979년 뉴욕에서 창간된 자갓은 유럽, 일본, 중국, 등 세계 100여 국가의 레스토랑 및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가이드 북이다.

현대카드와 자갓 부부의 제휴로 완성된 '자갓 서울 레스토랑 2010'에는 서울 내 287개 레스토랑의 평가가 담겨 있다. 평가단은 4398명의 일반인이다. 서울에 거주하며 한두 차례 이상 해당 레스토랑에 들러 맛과 서비스, 분위기를 체험한 사람들이 내린 결론을 조합해서 만들어졌다.

"제대로 진한 국물", "편안하기 보다는 허름한" 같은 격식 없고 재치 넘치는 그들의 멘트는 큰 따옴표 속으로 들어가 토씨 하나 바뀌지 않고 그대로 옮겨졌다. '어쩌다 한번 들르는 1명의 미식가보다 자주 들르는 수천 명의 고객 의견이 더 정확하다'는 팀 자갓의 지론 때문이다.

세계적인 레스토랑 가이드로서의 내공이 엿보이는 부분은 가격 표기법. 6만3750원, 5만4217원 같은 요상한 가격은 설문 조사 참가자들이 가장 많이 지정한 메뉴에 음료수 한 잔, 그리고 팁을 포함해서 산출한 저녁 식사 가격이다. '2만~5만원' 식으로 표기해 혼동과 실망을 안겨준 기존 가이드북과 달리 가장 인기 있는 메뉴를 마음 상하지 않고 먹고 돌아올 수 있게 했다.

음식과 서비스, 인테리어에 대한 점수는 숫자로 환산되어 30점 만점으로 표기됐다. 맛에서 최고점을 받은 곳은 어윤권 셰프의 리스토란테 에오("대한민국에서 보기 드문 진짜 이탈리안"), 제일 예쁜 곳은 남산 부근 나오스노바("최면을 거는 듯한 음악이 더해진" 비싼 "작업용 스페이스")가 뽑혔다.

포켓북 사이즈로 가벼워서 들고 다니기에도 편하다. 권 당 80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현대 카드 프리비아 쇼핑(http://shop.hyundaicard.com)을 통해서 구매가 가능하다.



황수현 기자 sooh@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