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사려니 숲길·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 곳곳이 보고

한라산(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제주도가 녹색체험관광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2010 제주관광설명회'가 열렸다. 이 행사에서 주최 측은 세계자연유산, 올레, 사려니숲 등 녹색체험관광지로서 제주도가 지닌 우수한 자원을 집중 홍보하며, 올해 관광객 670만 명 유치 목표에 대한 포부와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12월 제주 중문관광단지를 저탄소 1호 친환경 관광단지로 만들기 위한 협의회를 발족하고, 중문 자전거로 즐기기 등 친환경 관광 캠페인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녹색체험관광지로서 제주도의 진면목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자연 따라 걷고 싶은 사람…제주올레로 올래?

성산일출봉(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제주도에서 녹색체험관광으로 가장 높은 명성을 자랑하는 것은 역시 제주올레다. 지난해 20만 명이 방문하면서, 제주올레는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히트 여행상품으로 꼽혔다.

총 14코스로 구성된 제주올레는 온전히 도보여행자만을 위한 길이다. 성산 일출봉, 종달리 해수욕장, 천지연 폭포 등 빼어난 풍광을 벗삼아 걷고 싶은 만큼 걸을 수 있다.

사람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져 하나가 되는 길을 만들기 위해 끊어진 길, 사람이 안 다니던 길, 사라진 길을 불러냈다. 그런데 제주올레는 순전히 사람의 손만으로 길을 개발한다는 원칙이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이 넘어 다니기 힘든 바위 길의 경우, 장비 대신, 해경의 도움을 받아 일일이 바위를 옮겼다.

(사)제주올레는 올해는 보다 친환경적으로 올레길을 가꾸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서귀포시와 손잡고 마을을 끼고 지나가는 일부 아스팔트 길을 흙으로 덮고 숲길로 복원한다는 계획이 그것이다.

제주올레의 폭발적인 인기에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 못지않게 자연의 법칙을 훼손하지 않으려는 원칙과 노력의 힘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제주올레길 걷기(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명품 트레킹 코스로 각광 받는 사려니 숲길

사려니 숲길은 제주시 봉개동 절물오름 남쪽 바자림로에서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사려니오름까지 이어지는 약 15km의 숲길로, 생태체험의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사려니'는 '신성한 곳'이라는 뜻이다.

해발고도 500~600m에 위치하고 있는 이 숲길은 사려니오름, 물찻오름, 말찻오름 등의 분석구와 천미천 계곡, 서중천 계곡 등과도 연계돼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물찻오름은 지난해 휴식년제로 입산이 금지됐다가 올해부터 다시 개방됐다. 제주도 기생화산 중 하나인 물찻오름은 분화구에 연중 물이 고여 있어 호수를 볼 수 있다.

숲길에는 졸참나무, 서어나무와 산딸나무, 때죽나무, 단풍나무 등의 자연림이 울창하게 서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곳은 환경부가 지정한 보호종 2등급인 노루, 제주족제비, 오소리 등의 포유류와 천연기념물이자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인 참매, 팔색조, 삼광조 등과 소쩍새, 황조롱이, 직박구리 등이 서식하는 생태의 보고이기도 하다.

이곳이 생태체험 명소로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인위적인 아름다움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숲길이 주는 매력에서 찾을 수 있다. 다른 휴양림과 달리, 커피 자판기나 컵라면을 파는 가게 등 여행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것이 사려니 숲길을 찾는 마니아들이 꾸준히 증가하는 진면목이라는 것이다.

세계 유일의 자연유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지역을 보고 체험하는 것만으로도 녹색체험관광지로서 제주도의 가치는 넘친다. 제주도에서 유네스코(UNESCO)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지역은 한라산, 성산일출봉, 거문오름용암동굴계 등 세 곳이다.

화산활동에 의해 생성된 한라산은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높은 고도에도 불구하고 사계절이 뚜렷해 한라산의 다양한 식물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각기 다른 멋을 내기에 더욱 신비롭다. 한라산은 368개에 달하는 오름과 그 속에 다양한 화산지형이 존재해 지질학적 가치가 뛰어나며, 지질학 및 생물학적 가치로 인해 국립공원과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

제주의 동쪽 해안에 거대한 고성처럼 자리 잡고 있는 성산일출봉은 약 5000년 전, 수심이 낮은 바다에서 화산폭발로 만들어진 응회구로, 분화구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돼 있고 화산분출 과정에서 형성된 다양한 퇴적 구조들이 잘 관찰된다.

제주도에 있는 160개가 넘는 용암동굴 가운데 세계적으로 가장 빼어난 것이 거문오름용암동굴계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만~30만 년 전, 거문오름에서 흘러내린 용암이 해안으로 빠져 나가면서 13km에 이르는 동굴계를 만들었는데, 만장굴, 벵뒤굴, 용천동굴 등이 그것이다.

이 동굴들은 각기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경이로운 경관적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이 중 용천동굴과 당처물동굴은 전형적인 용암동굴이면서도 내부가 화려한 석회동굴 생성물로 장식돼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동굴로 평가받고 있다. 종유석, 동굴진주와 같이 석회동굴에서 볼 수 있는 2차 석회 생성물들이 태고의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어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전세화 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