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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빛 바다 위 아름다운 동백섬

[테마여행] 지심도(只心島)
팔뚝 굵기서 한아름 넘는 것까지 다양한 모습, 요즘이 감상 최적기
  • 무지개 해안도로에서 굽어본 쪽빛 남해와 섬들
차나무과의 상록교목인 동백은 제주도와 남해안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난대성 수목이다.

수천 그루의 동백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는 곳은 많지만 지심도(只心島)처럼 대부분이 동백나무로 뒤덮인 섬은 드물다. 그래서 지심도라는 본명보다는 동백섬이라는 별명으로 더 알려졌다.

지심도는 넓이 0.356㎢, 길이 약 1.5㎞, 너비 약 500m에 이르는 작은 섬으로 경남 거제도 장승포항에서 남동쪽으로 5㎞ 남짓 떨어져 있다. 조선 현종 때(1659∼1674년) 15가구가 지심도로 이주해 살았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한일합방 이후 1936년, 일본군이 요새로 삼고 1개 중대를 주둔하면서 주민들을 강제로 떠나보냈다. 그러다가 1945년 광복 이후 주민들이 다시 이주해 지금은 10여 가구가 상주한다.

마을은 섬 안쪽의 평탄한 능선지대에 형성되어 있으며 주민들은 땅을 개간해 밭과 과수원을 일구었다. 보리, 고구마, 밀감, 유자 등을 주로 재배하며 어업도 활발한 편이다. 멸치, 자리돔, 학꽁치, 놀래기, 볼락, 전갱이 등 다양한 어종들이 섬 주변에서 잡히고 김, 미역, 굴 등도 양식한다.

  • 해안선전망대에서 바라본 해식절벽/사진 김성환 작가
생태계가 잘 보존된 다양한 수종의 원시림

멀리서 보면 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숲으로 여겨질 만큼 지심도에는 온갖 수목들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으며 우리나라 유인도 가운데 생태계가 아주 잘 보존된 곳으로 꼽힌다. 지심도 원시림에는 동백나무, 대나무, 후박나무, 소나무, 팔손이, 풍란 등 37종에 이르는 다양한 수목이 자라는데 그 가운데 3분의 2 가량을 동백나무가 차지한다. 지심도 동백나무는 팔뚝 만한 굵기부터 한 아름이 넘는 것까지 크기도 다양하다.

지심도의 동백꽃은 12월초부터 4월 하순 무렵까지 피므로 다섯 달 가량이나 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날씨가 매우 춥고 눈이 내리는 날에는 꽃망울을 잘 터트리지 않는다. 가루받이를 하기도 전에 꽃이 얼면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까닭이다.

지심도에서 동백꽃을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때는 찬바람이 잦아들고 기온이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하는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 사이다. 그러나 한꺼번에 꽃망울을 터트리는 게 아니라 시간차를 두고 꽃이 번갈아 피므로 동시에 만발하는 장관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울창한 숲길 헤치고 산책하기 좋은 섬

  • 지심도의 울창한 대나무 숲
지심도는 해식애가 발달해 대부분의 해안이 가파른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민가와 밭이 들어선 산비탈은 대체로 평평한 편이다. 오랜 세월 동안 주민들이 밭을 일구기 위해 비탈진 산자락을 개간한 덕분인 듯싶다.

지심도는 쉬엄쉬엄 산책하기에 참 알맞은 섬이다. 부두에서 마을로 올라오는 가파른 시멘트길 말고는 대체로 평탄한 오솔길이 이어지며 구석구석으로 길도 아주 잘 나 있다. 두세 시간 가량 오솔길을 더듬노라면 지심도의 매력에 흠뻑 젖어들 수 있다. 햇살이 들어오지 못할 만큼 빽빽하게 우거진 상록수림과 대숲, 아름드리 동백나무, 붉은 꽃송이가 깔린 동백 꽃길, 쪽빛 바다를 굽어보는 아담한 초원 등이 마음을 사로잡고 귀가 따가울 만큼 우짖는 산새 소리가 정겹게 다가온다. 그러다 보면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이 사르르 풀린다.

지심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체험은 재래식 뜰채로 물고기 잡기다. 대나무 다섯 개와 가로세로 2미터 크기의 그물로 만든 뜰채를 바다에 던지고 크릴 또는 홍합 부스러기 등의 밑밥을 뿌린 다음, 물고기들이 먹이를 먹으려고 모여들었을 때 들어 올리는 방법이다. 혼자서는 할 수 없고 보통 두 명이 필요하다. 갯바위에서 홍합, 고동, 거북손 등 해조류를 채취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심도에 가려면 대전통영(35번) 고속도로가 끝나는 곳에서 거제도 방면 14번 국도를 따라 장승포에 닿는다. 대중교통은 서울남부터미널, 부산(사상), 대전(동부), 진주, 마산, 울산 등지에서 장승포행 직행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장승포에서 연락선을 타면 15분 만에 지심도에 닿는다.

장승포 항만식당

  • 동백꽃/ 사진 김성환 기자
장승포에 있는 항만식당(055-682-3416, 4369)은 해물뚝배기로 이름난 집이다. 홍합, 게, 새우, 조개, 소라, 미더덕, 가재 등 15~20가지 해물을 푸짐하게 넣고 된장을 풀어 끓인 맛이 얼큰하고 시원하면서 구수하다. 생선을 넣지 않고 갑골류, 조개류, 연체류만 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화학조미료를 전혀 넣지 않고 해물 자체만으로 맛을 내므로 뒷맛도 개운하다. 해물김치뚝배기와 해물매운탕도 맛나다.

여차 무지개 해안도로

거제 해안도로는 한결같이 빼어난 경관과 손잡고 이어진다. 그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구간은 여차해수욕장 입구와 무지개(홍포) 마을을 잇는 거제도 최남단의 해안도로다. 시내버스도 다니지 않는 4.4km 남짓한 이 길을 달리노라면 기막힌 풍광에 눈길을 뗄 수가 없다. 그러다가 자신도 모르게 차를 세우고 넓고 푸른 바다를 굽어보게 된다. 쪽빛 남해에 점점이 떠 있는 소병태도, 대병태도 등의 병태열도와 가왕도, 그 너머로 아스라이 보이는 매물도, 그리고 바다를 가로지르는 어선과 유람선이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가 부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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