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태우의 "건강은 선택이다"

뱃살만 빼기를 원하는 분들이 많지요? 남자들의 배를 인격, 올챙이배, 또는 사장님배로 부르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의학적으로는 이를 '꺼지지 않는 배'라고 합니다.

여성은 배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누우면 옆으로 꺼지는 반면, 남성은 옆으로 눕던, 누군가가 올라타던 거의 그대로 남산 같이 솟아 있기 때문이지요.

이 꺼지지 않는 배의 정체는 다름 아닌 내장지방인데, 내장지방은 뱃속 장기 주위에 축적된 지방으로서 거죽에서는 전혀 만질 수가 없지요. 제가 1980년도에 의과대학을 나와 인턴을 하고 있을 때 이야기입니다. 그 때는 정말 수술하기 좋았었지요. 우선, 배 가죽이 얇아 배가 단칼에 열립니다. 그리고, 바로 흰색의 창자가 우르르 몰려 나오지요.

그런데, 요즈음은 어떨까요? 우선 배를 가르는 것조차 단 칼에 되지를 않습니다. 여러 번 쳐야 갈라지고, 갈라졌다고 해도 밀려 나오는 것은 흰 창자가 전혀 아닙니다. 노란 기름이 한참 나오고 이를 젖히고 젖혀야 창자가 보이기 시작하지요. 그 안에는 인격이나 사장님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고, 고혈압, 당뇨, 동맥경화 등만이 우글우글합니다.

이제, 꺼지지 않는 배의 정체는 파악하였으니, 다음 질문은 당연히 왜 내장비만이 되느냐이겠지요?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유전과 호르몬으로서, 남자로 태어난 것, 남성호르몬 등이 내장에 기름이 끼게 만듭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후천적인 요인 세 가지이지요.

첫째는 스트레스, 둘째는 운동부족, 셋째는 짧은 시간에 많은 칼로리 섭취하기 등입니다. 스트레스는 콩팥 위에 위치한 부신에서 스트레스호르몬인 코티졸의 분비를 촉진하는데, 코티졸이 내장지방을 축적시키는 역할을 하지요. 운동을 하지 않거나, 활동량이 적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내장지방을 축적하기가 더 쉽습니다.

한국남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셋째 요인입니다. 즉, 한번에 많이 먹는 것이지요. 이 경우에는 대부분 술이 같이 합니다. 1차, 2차, 3차로 가는 동안 심한 경우에는 자신도 모르게 하루 저녁에 거의 1만칼로리를 먹어 치우는 사람들도 종종 있지요. 그래서, 꺼지지 않는 배를 다른 말로 '술배'라고도 합니다. 영어로는 'beer belly'라고 하지요.

뱃살의 정체와 원인을 알았으니, 이제, 어렵지 않게 뱃살만 뺄 수가 있겠지요? 주의할 것은 뱃살만 빼기와 체중감량은 서로 다른 전략이라는 점입니다. 내장지방은 많아 봤자 5kg 정도이기 때문에 뱃살빼기는 이 정도의 체중감량만을 목표로 합니다. 반면에 10kg 이상의 비만인 사람은 뱃살빼기법만으로는 성취할 수가 없고, 반식훈련을 통한 체중감량법이 더 좋은 방법이지요.

준비됐으면, 시작해볼까요? 5kg의 뱃살빼기는 2개월 정도면 충분히 성취할 수가 있습니다. 먼저, 큰 스트레스가 없는 2개월을 택하고, 그 기간 동안은 새로운 일은 벌이지 않습니다. 둘째, 평소에 하던 일의 양을 10%, 즉 1시간 정도 줄이고, 그 1 시간을 처음 1-2주에는 휴식에, 그 다음부터는 운동에 사용을 합니다. 이미 운동을 하던 사람은 하던 운동의 강도를 좀더 높이면 되지요. 셋째가 가장 중요합니다. 저녁 회식의 횟수를 가급적 줄이고, 가더라도 먹는 술과 음식의 양을 반으로 줄이라는 것이지요. 이를 실천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술이 입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밥과 안주는 먹지 말고 술만 마시면 됩니다.

이렇게 해서 2주만 지나면, 체중감량은 많지 않아도 벌써 배둘레가 줄어드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2주 안에 배둘레가 줄지 않았다면, 말씀드린 세 가지 중 두 가지 이상을 지키지 않은 것이지요. 세 가지를 다 지키면, 두 달간 3-4kg만의 체중감량만으로도 배둘레를 거의 5인치까지도 줄일 수가 있습니다.

그래도 망설이겠습니까?



유태우 신건강인 센터 원장 tyoo@unh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