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클래식과 예술에 와인·커피 하우스, 중세 소도시 답사 등 다변화
모두 이곳에서 열리는 actb(Austrian & central European travel business) 저녁 리셉션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들이 던지는 공통된 한 마디. "여기가 시청 맞아?" 언뜻 봐서는 궁전이나 고성, 최소한 아주 오래된 역사적인 오페라하우스의 드넓은 메인홀 정도 돼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 비엔나 시청사의 리셉션은 오스트리아 관광 및 문화의 대표 아이콘으로도 꼽힌다.
actb는 중부 유럽의 관문인 오스트리아가 자국 및 인근 유럽국가들의 관광자원을 해외에 소개하기 위해 해마다 열리는 전시 컨벤션 행사다.
독일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세르비아 루마니아 몰다비아 등 중부, 동부 국가들도 함께 참여해 각종 상품들을 전시판매하며 회의를 갖는 자리다.
예술과 문화의 나라 오스트리아가 다시 한 번 문화 라이프 관광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전세계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위시로 한 클래식 음악과 예술은 기본, 와인과 커피 하우스, 중세 소도시 답사 등 종류와 형태를 더욱 다양하게 하고 있다.
보통 패키지투어나 단체 등 오스트리아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둘러 보는 코스는 비엔나와 인스부르크, 잘츠부르크 등의 도시 방문. 비엔나의 경우 워낙 이름난 쉔브룬궁은 기본, 슈테판 성당과 왕궁,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이 전시된 것으로 유명한 벨베데르, 오페라하우스 등이 거의 고정 코스이다. 대부분 길어야 1박 2일, 짧으면 반나절 투어에 머무는 것이 일반이다.
혹시라도 유서 깊은 건물 겉 모양만 보고선 지나칠까, 오스트리아 관광청은 최근 비엔나 시내의 박물관들을 다시 한번 소개하고 나섰다. 보석전시관과 예술사박물관, 그리고 뮤직 박물관 등 세 곳.
샤츠캄머(Schatzkammer)로도 불리며 구 왕궁 슈바이처 호프 내에 있는 보물 전시관은 합스부르크 황실의 황금보물창고로 불린다. 오스트리아 황제의 관, 신성로마제국의 인장, 그리고 신성로마제국의 가장 소중한 보물인 제국 황제관 등을 만날 수 있다.
보물전시관에서 역사적인 유물들을 확인했다면 인근 예술사박물관(kunst historisches museum)에서는 합스부르크 황실의 화려한 건축과 예술의 보고를 볼 수 있다. 일단 프란츠 요제프 황제시대에 건축된 예술사 박물관은 건축 양식과 장식만으로도 예술성이 듬뿍 느껴진다. .
박물관 내에는 세계 최고의 브뤼겔 작품을 비롯, 루벤스, 렘브란트, 라파엘, 베르메르, 벨라스케즈, 티치안, 그리고 뒤러의 독창적인 주요작품들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끈다. 박물관 로비에 들어선 카페(Gerstner)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
건축물이 워낙 웅장하고 예술적이어서 현대식 커피 머신 소리를 제외하곤 마치 옛 합스부르크 시대의 한 가운데로 거슬러 올라 가 앉아있는 듯한 기분을 자아낸다. 이어서 주변 마차전시관까지 둘러 본다면 빈의 합스부르크 황실콜렉션 3총사는 모두 섭렵하는 셈이 된다.
은 예상과 달리 무척 '현대적'이다. 유명 작곡가나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많이 배출한 나라여서 이들의 옛 유물이나 유품들을 떠올리고 찾아 가지만 막상 가 보면 전혀 뜻밖이다. 음악의 다양한 소리와 장르, 기기 등을 현대적인 첨단 기계와 장치들을 활용해 들어 보고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한 것. 때문에 한편으론 '음악의 놀이공원'이라 불러도 무방할 듯.
지휘 수준에 따라 주빈 메타가 다양한 인사말과 콤멘트를 화면에서 던져 줄 만큼 프로그램 준비도 철저하다. 유품까지는 아니지만 하이든 베토벤 등 유명 음악가들의 음악 세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은 공간은 마련돼 있고 어린아이들이 가족과 함께 둘러 보기에 더욱 어울리는 장소다.
바벤베르크 왕가의 수도였던 멜크에 위치하고 근래 한국인들이 새롭게 많이 찾고 있는 멜크 수도원도 전례 없이 야경을 공개했다. 원래 관람 시간은 해가 지기 전까지이지만 어둠 속 별빛과 어우러진 성당의 모습을 안에서도 볼 수 있도록 한 것. 한낮에는 워낙 파란 하늘과 잘 어울리지만 밝은 조명에 비춰진 수도원과 주변 광경은 서정적이면서도 로맨틱하기만 하다.
특히 수도원 내 미사를 올리는 성당의 2층은 관광객이나 일반인들에게는 금지 구역. 하지만 안내를 맡은 신부님은 기꺼이 2층에 올라가 성당을 내려다 볼 기회까지 제공한다. 그리곤 직접 오르간 연주까지 즉석 시범.
수도원 내 많은 예술품들과 유물들을 현대적인 기술과 접목시켜 전시하고 있는 것 또한 인상적이다. 천장에 그려진 그림과 많은 회화 조각들, 무엇보다 9만 여권의 장서를 보관하고 있는 도서관은 필수 볼거리. 아주 오래된 두꺼운 책들이 커다란 홀 사방 책장에 꽂혀 있는 모습은 중세의 도서관 느낌 그대로다.
시계탑을 기점으로 유서 깊은 성당을 지나 한두 시간 걷다 보면 다시 제자리일 만큼 조그맣다. 인근 뒤른스타인의 거리에서는 중세 유럽 마을의 전형적인 옛모습들을 만나 볼 수 있다.
글·사진 비엔나(오스트리아)=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