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103명이 201곳 추천 그중 7곳 소개

비주류 예술의 본거지 홍대, 럭셔리의 모든 것 청담동, 이국적 감성과 로컬 문화의 창조적 융합 가로수길.

서울의 거리에는 그 거리를 걷는 사람들만큼이나 다양한 사연들이 쌓여 각자의 색을 뿜어내고 있다. 서울시는 '2010년 세계디자인수도(WDC•World Design Capital)'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지난해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을 열어 SK텔레콤과 함께 행사를 진행하고 ㈜디자인하우스, 월간 디자인은 국내 문화ㆍ예술계를 이끄는 103인의 디자이너들로부터 서울 시내 최고의 디자인 스팟(spot) 201곳을 추천 받았다. 그 중 7곳을 소개한다.

쟈니 헤이즈 쇼룸
추천: 패션 디자이너 최지형

디자이너 최지형의 세컨드 브랜드를 볼 수 있는 공간. 기존의 패션 브랜드 매장과는 개념이 다른, 대중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꿈꾸는 곳이다. 옷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좀 더 밀접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문화적 감성을 공유하는 프라이빗 살롱과 같은 개념이다. 쟈니 헤이츠 재즈가 추구하는 콘셉트와 가치관을 전시나, 프로젝트, 영상 등을 통해 흥미롭고 다양한 이야기로 변주해 들려준다. 2층에 위치한 쇼룸은 무심하게 사람들이 들어왔다 흘러 나가는 무심함 이상의, 좀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참여로 서로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공간이 되기를 원한다. 거울이나 골드 메탈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듯 중성적인 이미지에 직접 디자인한 큰 버튼 모양의 테이블과 도트 포인트의 흰 깃발 등의 아이템들이 따뜻한 위트를 더해 쟈니 헤이츠 재즈만의 콘셉트를 보여준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40 전화: 02-6406-4868

쟈니 헤이츠 재즈 쇼룸

추천: 아트디렉터 백종열

이란 이름은 아트디렉터이자 CF감독인 백종열이 5분만에 생각해낸 이름이다. 입에 붙는 발음, 글자들의 형태, 알파벳과 한자의 조합을 고려해 순식간에 스케치하고 벽에 붙여놓은 후 한 달 정도를 지켜봤다. 사진 작가이자 음식과 술에 관한 한 준전문가 수준인 안성진이 주방과 주방 안의 디자인을, 백종열은 ''이라는 브랜드가 눈에 보이게 하기 위한 안팎의 디자인을 각각 맡아 작업을 시작했다. 철판, 블록, 흰 벽, 흰 천, 나무, 그냥 바닥 등 흔한 소재를 사용해 최대한 단순하게 디자인했다.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무엇을 구상하다가 자동차 광고를 찍을 때 썼던 샹들리에를 창고에서 꺼내 다시 조립했다. 워낙 거대해서 크기를 줄여 홀 중앙에 걸었다. 2명, 4명, 6명이 앉을 수 있는 원목 테이블은 연두색과 주황색으로 칠하고 네 다리에는 가방걸이를 만들었다. 흔한 소재, 저렴한 소재, 달라 보이고 싶은 조바심, 관심 받고 싶은 액센트의 남발. 이렇게 조합된 평범하지만 다른 디자인 공간이 이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31 전화: 02-3446-0990


추천: 제품 디자이너 김보민

강남의 조그만 모퉁이에 자리 잡아 언뜻 보아서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은 가구를 비롯한 멋진 디자인 소품을 만드는 아티스트 그룹이다. 지난 해 뉴욕 모마 미술관에서 열린 데스티네이션 전시에서 관중들의 눈길을 사로 잡은 숟가락 병따개가 바로 의 작품. 이 밖에도 TV를 이용해 만든 어항이나 소파로 만든 화분 등 일상 속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소품을 뒤집고 재해석한 제품들에는 톡톡 튀면서도 부드럽고 배려하는 듯한 감성이 일관되게 느껴진다. 이라는 이름은 호텔을 운영하는 게 꿈인 주인장이 직접 지은 것. 첫 번째가 아닌 데서 오는 여유와 좋아하는 호텔이라는 글자가 들어가 있어서 딱 좋다고 여겼다고 한다. 앞으로도 갖고 싶은 것을 직접 만들고 팔며 좋아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바람이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47 전화: 02-542-2229


추천: 김태완 지엠대우 디자인 센터 부사장

제일모직이 청담동에 패션 편집매장인 를 오픈했을 때 패션계뿐 아니라 문화계 전반이 반응을 보였다. 단순한 패션 숍이 아닌 라이프 스타일 숍, 살아있는 잡지로 불리는 밀라노 의 유명세 때문이다. 그 후광을 이어가기 위해 서울 지점도 치밀한 설계 아래 치어졌다. 캐나다 출신 나탈리 장이 기본 설계를 맡았고 다기능 철학을 추구하는 까를라 소짜니가 기획 설계를 담당했다. 미적인 요소와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는 는 세계 곳곳의 예술, 패션, 음악, 디자인, 음식 및 문화의 독특한 융합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1층의 북 스토어와 카페, 2, 3층의 패션 및 디자인 매장은 시간을 들여 둘러볼 가치가 있는 공간이다. 일상에서 새로운 디자인의 자극과 감성이 필요할 때 한 번 방문하기에 좋은 곳.

주소: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79 전화: 02-3018-1010


추천: 김은지 문화아트 대표

스미스 선생
시원하게 트인 330㎡ 규모의 전시장에 70여 점의 회화 작품과 10여 점의 조각 작품이 전시돼 있는 은 열자마자 지나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샤갈, 앤디 워홀 등 작고한 작가의 유명 작품이 블랙 룸에 별도로 갖춰져 있어 VIP나 관심이 많은 일반인도 차를 마시며 관람할 수 있다. 오페라 갤러리는 1980년대 초 파리 미술시장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한 디앙에 의해 시작되었다. 싱가포르, 파리, 뉴욕, 마이애미, 홍콩, 런던, 베니스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다국적 기업으로, 한국에 8번째 지점을 연 것. 앞으로 베이징, 두바이, 봄베이, 모나코 등지에도 지점을 낼 계획이다. 해외 갤러리에서 줄을 서야 볼 수 있는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의 가장 큰 장점이다. 르느와르, 고갱, 샤갈, 뒤피, 레제, 피카소 등 300여 점에 이르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품 가격은 세계 8곳이 모두 동일하여 서울에서도 합리적인 가격에 명작을 구입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다면 국내에 없어도 을 통해 주문할 수 있다. 큐레이터의 세련된 매너는 을 기억하게 하는데 한몫 한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청담1동 118-17 전화: 02-3446-0070


추천: 아트 디렉터 홍동원

사진 작가 정세영이 직접 요리하는 스페인 레스토랑. 이라는 이름은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그라나다 근처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 따왔다. 알함브라 궁전을 마주보고 빨간 지붕의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달동네로, 레스토랑 역시 레스토랑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작고 소박한 공간이다. 정세영은 일본에서 사진 공부를 마친 후 3년간 에서 거주하게 되었는데 내일 일을 걱정하지 않고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가는 그 마을 사람들의 모습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서울로 돌아와 을 오픈한 그는 벽에는 그곳에서 보았던 빨간 지붕을 그려 넣고, 테이블에는 그곳에서 먹었던 음식을 만들어 내고 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166-2 전화: 02-334-5841

세컨드 호텔

추천: 임상봉. 일러스트레이터 겸 스페이스 사보, 무터말 운영자

뮤지션 장미진의 카페 은 11년 동안 홍대를 지키며 국내 음악 발전에 알게 모르게 기여해온 내실 있는 공간이다. 주인이 직접 음악을 선곡하며 1년에 2~3회 정도 연주회를 열기도 한다. 인디 뮤지션들이 연주하는 음악은 화려하지도 않고 유행을 타지도 않지만 듣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무엇이 있다. 낡은 의자, 다 떨어진 벽지, 벽을 가득하게 도배하고 있는 포스터들에서는 만만치 않은 세월의 흔적이 뿜어져 나와 카페에 들어서는 누구라도 넉넉하게 맞아준다. 홍대 다방과 헷갈리지 말 것.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25 전화: 02-324-4757

참고 자료: 서울 디자인 스팟 201


10꼬르소꼬모
오페라 갤러리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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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현 기자 sooh@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