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우의 "건강은 선택이다"

아주 어려서부터 비만이었던 사람들을 제외하면, 한국 여성들의 비만은 사춘기부터 시작이 됩니다.

사춘기 여성이 비만이 될 때에는 매우 특징적인 체형을 갖게 되는데, 바로 하체비만이지요. 상체와 팔은 상대적으로 가는 상태로 있는데 반해, 기름이 주로 엉덩이와 허벅지에 축적이 되고, 좀더 내려가면 종아리까지 두꺼워지는 것입니다.

일단 하체비만이 되면 기름이 딱딱하게 뭉쳐있어 쉽사리 뺄 수 없다고 느껴지고, 그래서 자신의 하체는 저주받아서 그렇다고 유전이나 운명의 탓으로 돌리기도 하지요.

과연, 이 하체비만은 왜 생기고, 그 정체는 무엇일까요? 아기들이 태어나서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 활동량은 엄청나게 큽니다. 잠 자는 시간을 빼고는 한 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지요.

따라서 아이들은 원만큼 먹어서는 그 쓰는 양을 따라갈 수가 없어 비만이 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유치원, 초등학교 중반 때까지는 지속이 되지요. 문제는 중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초등학교 말부터 활동량이 줄어들기 시작하여, 중학교를 거쳐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교 때에 최저가 됩니다.

반면에 먹는 양은 그대로이거나, 열심히 공부하기 위해 더 먹게 되는 것이 흔히 일어나는 일이지요. 결국 모든 비만이 그렇듯이 하체비만도 쓰는 것보다 먹는 것이 더 많은 것이 원인입니다.

흔히들 남들보다 적게 먹는데도 살이 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살을 찌게 하는 원인이지요. 사람마다 매일 소모하는 칼로리가 다 다르기 때문에, 기준은 오로지 자신의 몸이고 자신의 활동량입니다. 체중이 증가하고 있으면 아무리 적게 먹는다고 해도 쓰는 것보다는 많이 먹는 것이지요.

기름, 고기, 패스트푸드, 가공식품은 절대 안 먹고 밥, 야채, 과일만 먹는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래도 살은 많이 찌지요? 그 이유는 소를 보면 압니다. 소는 여물만 먹지 고기 먹는 것 보셨어요? 그래도 소고기에는 기름이 많습니다. 무엇을 먹던 쓰는 것보다 많으면 몸 안에서는 다 기름으로 바뀌고, 반대로 몸에 축적된 기름은 그 어떤 음식으로도 전환될 수가 있지요.

그러면 여성들은 왜 주로 하체에만 지방이 쌓일까요? 생물적으로 보면 물론 여성염색체와 여성호르몬이 작용을 합니다. 남성호르몬이 몸에서 쓰고 남은 음식을 기름으로 전환시켜 내장지방에 축적시키듯이, 여성호르몬은 쓰고 남은 음식을 여성의 하체에 저장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바로 여성과 남성이 다른 점이지요. 하체비만이 여성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 사춘기에 시작하는 것을 봐도 알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사실은 하체비만이 적어도 세 가지 면에서 여성을 보호하도록 진화된 산물이라는 점입니다. 첫째, 하체비만은 임신했을 때 산모와 태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다치거나 넘어져도 그 만큼 피해를 줄여주는 것이지요. 둘째, 무게중심이 아래로 가기 때문에 뛰어 다니기는 어려워도 걸어 다니는 데는 더 적합합니다. 잘 넘어지지도 않고 넘어지더라도 덜 다치게 되지요. 셋째, 하체비만은 좌식 생활에 더 유리합니다. 한국여성에 하체비만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이유이지요.

그래서, 하체비만은 사실은 저주가 아니라 축복입니다. 축복인 하체비만을 문제시하기 시작한 것은 인류 역사 상 여성들이 하체노출을 시작한 최근 50년 정도에 불과하지요. 하체비만이 저주가 아니라 하체비만을 저주라고 생각하는 것이 사실은 진짜 저주입니다. 저주라고 생각을 하면, 스스로는 어쩔 수 없다는 포기가 되지요.

자신의 몸은 자신의 책임이 아니기 때문에 남에게 의탁하게 되어, 지방흡입/지방분해 등의 시술을 찾아 나서거나 약, 한약, 다이어트식품 등에 의존하게 됩니다. 이렇게 남이 감량을 해주면 자신의 몸은 원래의 몸을 지향하기 때문에 요요가 반드시 찾아 오고, 그러면 바로 평생 다이어트의 덫에 걸리게 되는 것이지요.

다음 주는 하체비만 해결법으로 이어집니다.



유태우 신건강인 센터 원장 tyoo@unh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