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우의 "건강은 선택이다"

한국인들에게 급속도로 비만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지난 10-15년 사이에 성인의 비만율이 2배로 증가되어, 이에 따른 당뇨, 심장병 등의 만성질환과 유방암, 대장암 등의 암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지요.

비만은 과체중, 비만, 고도비만, 초고도비만으로 나누는데, 고도비만은 체질량지수가 30kg/m2 이상, 초고도비만은 40이상인 경우이지요.

체질량지수 계산이 어려우면, 남자는 90kg이상, 여자는 70kg 이상이면 고도비만, 남자 120kg 이상, 여자 100kg 이상이면 초고도비만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제 진료실을 찾은 사람들을 예로 든다면 남자의 최고 기록은 182kg, 여자의 최고는 148kg이었지요.

한국에서 고도비만자는 1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초고도비만자는 5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 숫자는 해가 갈수록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도비만은 이미 말씀 드린 만성질환과 암 외에도 남다른 질병과 건강문제를 일으키는데, 활동력 저하, 사회생활 위축, 관절염, 우울증 등이지요.

더 심해지면 집에서만 생활하는 외톨이가 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거리에서 고도비만자들이 실제보다 눈에 뜨이지 않는 이유가 되지요. 고도비만은 단지 질병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삶과 더 나아가서는 가족의 삶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인이 고도비만이 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흔히들 패스트푸드, 지방 등의 서구형 음식을 많이 먹어서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습니다. 남자는 20-30대에 고도비만이 되지만, 여자는 40-50대에 고도비만이 되지요. 남녀별로 그 원인이 다른 것입니다.

남자들의 원인은 어려서부터 많이 먹게 한 가정환경과 공부만 하게 하는 입시제도가 가장 큽니다. 여자들은 임신 시의 증량과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해결하려는 삶의 방식이 가장 큰 이유이지요. 이렇게 처음에는 외적 요인으로 시작된 체중 증가는 악순환의 덫에 의해 스스로 악화의 길을 가게 됩니다.

체중증가 -> 스트레스/활동력 저하 -> 감량노력 -> 좌절 -> 다시 체중 증가의 악순환이지요. 또 다른 악순환은 고도비만을 둘러 싼 가족간의 스트레스가 다시 비만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자, 이제 고도비만의 원인을 파악했으니, 어떻게 정상체중까지 감량할 수 있는지를 알아 볼까요? 어떤 질병이나 건강문제를 완치하는 방법은 당연히 그 원인을 고치는 것입니다. 결과인 비만만을 약, 수술 등의 방법으로 고치려고 하는 것은 그 당시에는 효과를 볼지라도, 원인이 그대로 있기 때문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마련이지요. 이를 흔히 요요라고 하여 불가항력적 현상 같지만, 사실은 원인을 그대로 두고 결과만을 고치기 때문에 발생하는 필연적 현상입니다.

처음에는 어떤 이유로 시작되었던, 고도비만이 그대로 지속되는 진짜 원인은 이미 말씀 드린 악순환의 덫입니다. 고도비만의 원인치료의 첫 단계는 바로 이 덫을 깨는 것부터 시작을 해야 하지요. 자신의 몸과 삶, 그리고 가족 관계에서의 요인들을 파악하여, 그 요인들을 하나씩 제거함으로써 정상 체중까지의 감량이 비로소 시작될 수가 있습니다.

둘째 단계는 고도비만자로 하여금 감량능력을 갖게 하는 훈련이지요. 감량능력은 반식능력과 활동력이 클수록 커지고, 과식부담이 클수록 작아지는데, 과식부담은 다시 외적인 과식압력, 내적인 과식욕구, 과식습관 등으로 이루어집니다. 자신의 삶에 맞춰, 과식압력 대처능력, 욕구충족훈련, 과식습관교정 등과 함께 반식훈련 및 활동/운동 증가훈련을 하게 되지요. 스스로의 능력이 아니라면, 결국은 남이나, 약, 시술 등에 의존하게 됩니다.

이렇게 감량능력을 훈련하면 체중감량은 자연히 따라오게 됩니다. 감량이 목표가 아니라, 훈련이 목표인 것이지요. 고도비만자의 몸에 무리가 되지 않는 감량속도는 3개월에 20-30kg 정도입니다. 제 진료실에서의 기록은 3개월에 38kg을 감량한 사람이 있지요. 초고도비만은 6개월에서 1년, 고도비만은 3개월에서 6개월이면 정상체중까지 감량할 수가 있습니다.

유전, 체질, 운명이고, 불가능이라 하겠습니까? 스스로를 바꾸는 훈련을 이제라도 해보겠습니까?



유태우 신건강인 센터 원장 tyoo@unh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