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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쓸수록 나빠지는 부부관계, 왜?

정신과 의사가 쓰는 '사랑과 전쟁'
  • 영화 <사과>
많은 부부들이 결혼생활을 행복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애를 쓰지만, 그 방법이 잘못된 경우에는 오히려 애를 쓸수록 부부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

이 점을 모르면 자신은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이유를 상대가 협조하지 않는 탓으로 여기고 상대를 원망하여 관계가 더 나빠진다. 이처럼 잘못된 방법을 고집하기 때문에 부부관계가 더 악화되는 예들은 의외로 상당히 많다.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확신하는 배우자가 부부관계를 더 나빠지게 만들 수도 있는데, 가장 자주 저지르는 실수는 '물러서지 않기'다. 상대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는 이미 분명하다.

그런데 내가 그런 사람에게 밀리거나 적당히 타협한다면, 그것은 나에게도 약점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것이다. 그러면 상대는 자신의 잘못을 무마하려고 들거나 또 다시 같은 잘못을 반복할 것이다. 그러니 이번에는 적당히 넘어가지 말아야 다시는 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은 가정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배우자에게는 모든 부부대화가 최종담판이 되어 융통성을 발휘할 틈이 없다. 흔히 상대의 사과와 각서를 받아내는 것으로 마무리되지만, 그런 것으로 행복이 되찾아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피해자'인 배우자는 가정을 지키려고 많은 고통을 견디어온 사람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자신도 모르게 가정의 회복을 가로 막을 수도 있다. '불행에 머무르기'가 그 흔한 방법이다. 이들은 나쁜 배우자나 가족들 때문에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고 자신은 더 이상 어쩔 수가 없다고 말한다.

이런 사람들은 상담시간에 자신이 불행해진 과정을 설명하는 데는 열심이지만, 어떻게 그 불행에서 벗어날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마치 자신이 그 동안 모든 노력을 다 해보았어도 이렇게 불행해졌는데, 만약 다른 방법으로 행복해지기라도 한다면 자신의 노력이 불충분한 것으로 판명되는 것으로 여기는 것 같다.

이들은 잘못한 상대를 용서하고 화해하여 살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또 다시 고통에 빠질 수도 있는 모험을 하지 않으려 한다. 결혼생활이 불행한 채로 남더라도 상대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부부갈등은 해결되지 않고 만성화된다.

'잘못한 배우자'는 외도나 폭력 외에도 여러 방법으로 부부관계가 회복되는 것을 가로막을 수 있다. 먼저 '죽어도 사과하지 않기'다. 상대에게 미안한 생각도 들지만, 그런 일로 일일이 머리를 굽히다 보면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힘들어질 것이다.

상대의 고통은 그 사람이 극복해야 할 문제이지 내가 어떻게 한다고 해서 되돌려지는 것도 아니다. 이들은 부득이한 경우에 몰리면 사과를 할 수도 있지만, 이런 경우에도 완전히 항복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자면 '정 그렇다면 내가 사과는 하겠는데, 그대신 앞으로 나에게 뭐 어쩌라는 말은 하지 말아라' 처럼 사과인지 협박인지 구분이 되지 않게 해서 트집을 잡힐 여지조차 남기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질린 상대 배우자는 이후에 아무 말도 붙여오지 않게 되는데, 이들은 이런 대화단절 상태를 평화상태로 잘못 인식하곤 한다.

이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에게 잘못이 있더라도 그것을 인정하기 보다는 오히려 상대의 잘못을 들추어 역습하기, 비꼬아 말하기, 상대를 멸시하는 말버릇, 또 이혼으로 겁주기 등은 부부싸움에서 흔히 쓰이는 방법들이다.

부부가 이처럼 심한 말을 하는 것은 상대의 말문을 막히게 해서 싸움을 멈추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오히려 싸움이 확대되기 쉽고 싸움이 끝난 후에도 그 상처가 상대의 마음에 그대로 남아있게 되어 부부관계를 해친다. 또 이렇게 해서 싸움을 피하는 데에 성공했다고 해도 사라지는 것은 배우자의 잔소리뿐 아니라 행복한 가정의 가능성도 함께 사라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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