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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림천변 절벽 위 올라 비경을 보다

[테마여행] 내치악산 태종대
  • 부곡폭포
치악산은 크게 외치악과 내치악, 또는 전치악과 후치악으로 나뉜다.

산세가 험하고 가파른 원주시 쪽을 외치악 또는 전치악산이라고 하는 반면에 산세가 부드럽고 완만한 횡성군 강림면 일원은 내치악 또는 후치악산이라고 일컫는다.

내(후)치악산 등반의 기점은 강림면 부곡리다. 부곡리는 가마솥 부(釜), 골짜기 곡(谷) 자가 의미하듯이 가마솥 모양의 지형을 이루고 있는 심심산골이다.

치악산 정상인 비로봉(1,288m)에서 남쪽으로 곧은치와 향로봉(1,043m)을 거쳐 망경봉(1,182m)까지, 그리고 망경봉에서 동쪽으로 갈라진 1,001m봉이 다시 북쪽으로 길게 뻗으면서 부곡리를 감싸고 있는 까닭이다.

내(후)치악산 기슭에 유서 깊은 태종대가 있다. 부산의 태종대가 바닷가 절벽에 위치한 반면에 이곳 태종대는 강림천변 절벽 위에 올라서 있다. 현재의 태종대는 1984년에 해체·복원한 것이며 1984년 6월 2일 강원도문화재자료 제16호로 지정되었다.

  • 곧은치골
강림천을 굽어보는 전망이 일품인 이곳 태종대에는 조선 태종(이방원)과 그의 스승인 운곡 원천석에 얽힌 일화가 전해져 온다. 운곡 원천석은 이양소, 남을진, 서진과 더불어 고려4처사로 꼽히며 두문동 72인(새 왕조 조선을 섬기는 데에 부끄러움을 느껴 경기도 개풍군 광덕산 두문동에 들어가 절의를 지켰던 고려의 충신 72인을 일컫는 말) 가운데 한 사람이기도 하다.

어릴 적 스승 찾아 태종이 머물렀던 곳

태조 이성계가 고려를 멸망시키고 조선을 건국하자 운곡 원천석은 모든 관직을 버리고 개성을 떠나 횡성 강림에 은거한다. 그는 치악산 정상에 제단을 만들고 두문동 72인을 모아 고려 왕조의 영령을 위해 제사를 올리면서 초근목피로 연명한다.

그 후 태종 이방원이 왕위에 오른 지 15년 뒤인 1415년, 정사를 논하고 벼슬을 내리려고 그의 어릴 적 스승인 운곡을 찾아 강림에 왔으나 운곡은 태종을 만나지 않고 피신한다. 조선 왕조에 대한 반감과 더불어 이른바 '왕자의 난'에 실망한 까닭이다. 운곡은 강림천에서 빨래를 하고 있던 노파에게 누가 자신을 찾아오거든 횡지암 쪽 계곡으로 갔다고 일러주라고 신신당부하고는 반대편인 치악산 변암과 누졸대 터로 숨어들었다.

그때 태종이 운곡을 찾다가 머물렀던 곳이 바로 태종대다. 당시에는 임금이 머물렀던 곳이라 해서 주필대라고 불렸으나 후대에 태종대로 개명했다. 태종대 비각 안에 주필대라고 새긴 비석이 있고 절벽 바로 아래 바위 벽면에는 1723년(경종 3년)에 새긴 태종대라는 글자가 남아 있다.

  • 태종대
태종대 부근에는 배향산과 수레너미고개가 있다. 배향산은 태종이 발길을 되돌리면서 만나지 못한 스승이 있을 법한 곳을 향해 예를 갖추어 절했다는 곳이며, 수레너미고개는 태종이 운곡을 찾아올 때 수레를 타고 넘었다는 치악산 능선의 높은 고개를 일컫는다.

그 후 태종이 상왕이 되고 나서 다시 운곡을 부르자 그는 어명을 어길 수 없어 입궐했지만 상복을 입고 들어가 형제간 살육 등 반인륜적 처사에 대해 무언의 항거를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한편 빨래하던 노파는 나중에 운곡을 찾던 사람이 임금임을 알고는 거짓말한 죄책감으로 강림천의 깊은 웅덩이에 몸을 던져 빠져 죽었다. 그 후 사람들은 태종대 인근에 있는 이 웅덩이를 노구소(노고소)라고 불렀다.

부곡폭포 등의 절경 품은 곧은치골

어쨌거나 태종대 일원은 강림천이 굽이돌면서 곳곳에 지류와 계곡들을 거느리고 있어 경관이 아름답다. 그런데도 교통이 불편해 외(전)치악산에 비해 찾는 이의 발길이 뜸해 호젓하다. 태종대 인근의 횡지암 계곡도 빼어나지만 5km쯤 떨어진 곧은치골(고둔치골)은 오싹할 만큼 깊은 비경 지대다.

곧은치골 하류인 강림천 부곡계곡에는 한여름에 피서객들이 종종 찾아오지만 곧은치골로 올라오는 사람은 몇몇 등산객들뿐이다. 곧은치골 으뜸의 절경은 곧은치폭포라고도 불리는 부곡폭포다. 수십 미터 높이의 벼랑을 타고 비스듬히 구르는 와폭인 부곡폭포는 짜임새가 일품이며 숲 그늘이 짙어 한여름에도 한기가 느껴질 만큼 시원하다.

곧은치골을 거슬러 치악산에 올라도 좋다. 탐방안내소(옛 매표소)에서 곧은치에 이르기까지는 급경사 구간이 거의 없는 완만한 산길로 1시간 30분쯤 걸린다. 곧은치까지 오르는 동안에 지계곡 둘을 거치는데 첫 번째 골짜기는 다리골, 두 번째 골짜기는 원통골이라고 부르며 원통골 합수지점을 지나 곧은치까지는 신막골이라고 일컫는다. 곧은치에서 남쪽 능선을 따라 40분쯤 가면 향로봉에 이르고 북쪽 능선 길로 2시간 남짓 오르면 비로봉에 다다른다.

찾아가는 길

◆ 영동고속도로-새말 나들목-442번 지방도 및 42번 국도를 거쳐 안흥 입구 삼거리에 이른다. 여기서 오른쪽 다리를 건넌 다음, 다시 우회전해 10km 남짓 달리면 강림면 소재지와 노구소를 지나 태종대 앞에 다다른다.

◆ 대중교통은 원주 시외버스 터미널이나 원주역 앞 시내버스 정류장, 횡성 등지에서 강림면 부곡리로 가는 버스를 탄다.

  • 강림순대집
맛있는 집

안흥에서 강림 쪽으로 5km 남짓 달리다가 가천교 앞에서 수레너미길로 우회전해 들어가면 강림순대집(033-342-7148)과 만난다. 순대, 순대국밥, 감자옹심이, 손칼국수, 메밀부침, 밀떡국 등의 서민적인 토속 별미를 내는 맛집으로 특히 야채와 선지로 배를 채운 순대가 인기 높다. 시골 가정집을 식당으로 꾸며서인지 고향집에 온 듯한 향수도 불러일으킨다. 안흥에는 안흥찐빵 전문점들이 여럿 있는데 그중에서 심순녀안흥찐빵(033-342-4460)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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