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ste in the City] (6) 스페인 바르셀로나'사르수엘라', '판 콘 토마토' 대표적… 먹을수록 빠져들어

바르셀로나 '피카소 미술관으로 가는 길'
지중해의 기분 좋은 바람과 따스한 햇살로 가득한 바르셀로나는 유럽은 물론이고 스페인 여느 도시와도 다른 독특한 분위기가 넘치는 곳이다. 그래서 언제나 여행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창의적인 예술가로 꼽히는 피카소, 미로, 가우디가 이곳에서 활동하며 예술혼을 불태운 것도 아마도 이런 여행객의 설렘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 우리에게 그렇듯 평화로운 지중해의 에너지는 예술가들의 영혼마저 자극하지 않았을까.

바르셀로나의 음식도 그렇다. 지중해 햇살에 잘 익은 마늘, 토마토, 올리브, 허브와 싱싱한 해산물로 차려낸 그들의 밥상에서는 지중해의 에너지가 고스란히 느껴지기에 한없이 편안하고 친근하며 쉴 새 없이 입맛을 자극한다.

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 미식을 즐기고 그 가치를 존중해온 역사는 맛의 깊이까지 보태준다. 12세기경 쓰여진 요리책 Sent Sovi'(까딸란 어:Sweet Taste)의 비법이 오늘날까지 전해 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몬드와 헤이즐넛 같은 견과류 간 것에 마늘과 허브를 가미한 전통적인 카탈루니아 소스인 피카다(picada)는 지금까지도 고기나 생선요리는 물론 샐러드나 스프 등 거의 모든 요리에 사용 되고 있다. 마치 대물림 되고 있는 우리의 장맛 같다고 할까.

사르수엘라
대표적인 메뉴로 '(Zarzuela)'를 소개한다. 스페인식 해물탕이라고 보면 되겠다. 진하게 우려낸 해물 육수에 오징어 대구, 로브스터 등을 넣어 그 진한 맛을 더했으니 상상 이상의 바다가 혀끝에서 터진다. 부드럽고 탱탱한 해산물에 대한 감탄을 차치하고라도 진한 소스의 맛은 마지막 한 수저가 아쉬울 정도다.

'(Pan con Tomato)'도 빠질 수 없다. 시골 빵을 화덕에 구운 다음 그 위에 생마늘과 토마토를 바르고 올리브유를 듬뿍 뿌린 후 굵은 소금으로 마무리 한 간단하기 그지 없는 음식이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에선 없어서는 안될 그들이 가장 즐기는 메뉴 중 하나이기도 하다.

따라서 일반 가정에서도 바르(Bar:스페인식 대중적인)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만들기도 쉽고 가격도 저렴한 것이 이유겠지만 그만큼 맛있다는 얘기다. 를 처음 맛보는 이방인은 자연의 또 다른 발견이라는 감탄이 나올지도 모른다.

'세상에 토마토가 이렇게 달다니', '마늘이 이렇게 향기롭다니', '단순한 메뉴에서 이런 맛의 힘이 나오다니'. 그렇게 달콤함과 향긋함이 멋지게 조우한 ''는 바르셀로나에 있는 내내 가장 많이 찾는 메뉴가 될 것이다.

이 밖에도 토마토와 올리브유를 듬뿍 넣은 모시조개 요리, 올리브유를 뿌린 , 오징어 튀김 등 지중해의 재료들을 듬뿍 사용한 바르셀로나의 음식들은 하나같이 맛을 보는 순간 빠져들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판 콘 토마토
스페인 그것도 바르셀로나로 떠나게 된다면 지중해가 바라다 보이는 몬주익 언덕의 레스토랑에서 진한 맛의 를, 피카소, 가우디가 걸었던 람블란스 거리의 바르에서 구수한 판콘 토마토를 맛 보시라. 그 매력적인 맛에 반함과 동시에 바르셀로나 거리 곳곳에 스며있는 예술 정신 그리고 지중해의 에너지까지 느끼게 될 것이다.


참치 샐러드

이유진 푸드칼럼니스트 euzinle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