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대한항공 일대 혁명… 명품 서비스 경쟁 재점화

아시아나항공 비즈니스 클래스의 신규 브랜드 '오즈 쿼드라 스마티움'
비행기 좌석의 공식! 이코노미석은 요금이 가장 싼 대신 좁고 빽빽하다. 비즈니스석은 넓고 좌석도 크다, 그리고 넓은 테이블까지. 퍼스트 클라스는 이 보다 더 크고 편리하며 침대처럼 누울 수도 있다. 일단 지금까지는 그랬다.

비행기 좌석에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단지 좌석의 크기와 간격만으로 클라스 등급을 매기던 시대, 좌석들을 바둑판처럼 일렬로 배열하던 단순한 방식에서 탈피 중이다.

좌석의 구조와 모양은 물론, 좌석 배열도 청어가시 형태, 지그재그식 등이 등장하는 등 항공기 좌석의 진화는 다양한 측면에서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트에어웨이즈 등 국적기는 물론 해외항공사까지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차원의 항공기 좌석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새로운 스타일의 좌석을 나란히 선보이며 명품 서비스 경쟁에 다시 한번 불을 당겼다. 아시아나항공이 새로운 개념의 비즈니스 클래스인 '오즈 쿼드라 스마티움(OZ Quadra Smartium)'을 선보이자 대한항공은 차세대 명품좌석을 장착한 B777-300ER 차세대 항공기를 추가로 신규 도입해 노선에 투입했다.

지난해 창사 40주년을 맞아 2단계로 대한항공이 야심 차게 내놓은 더욱 새로워진 좌석은 해외 전문 디자인 업체에 의뢰해 좌석을 설계한 '코스모 스위트'(Kosmo Suites∙일등석), 180˚로 펼쳐지는 기존 일등석 못지 않은 '프레스티지 슬리퍼'(Prestige Sleeper∙ 프레스티지석), 승객들이 더욱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한 '뉴 이코노미'(New Economy∙이코노미석)등 전 클래스를 대상으로 한다.

아시아나항공 오즈 쿼드라 스마티움 시트
이 중 개당 2억 5000만원짜리 명품 좌석 '코스모 스위트'는 180도 수평으로 펼쳐지는 아늑한 침대형 좌석으로 길이 201cm, 너비 67cm의 넓은 공간은 편안한 휴식과 자유로움을 자랑한다. 또한 넓고 안락한 쿠션과 이음새가 없는 원피스 좌석 매트는 일반 침대 느낌 그대로라 장시간 여행의 피로를 덜어준다. 기존 일등석에 비해 좌석 폭도 15cm 이상 넓어졌다.

'코스모 스위트'는 하늘 위의 사무실이기도 하다. 중앙 및 후면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 주변좌석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완벽하게 독립된 자신만의 개인 사무실이 만들어진다. 58.4cm(23인치) 초대형 LCD 모니터는 좌석의 넓이만큼이나 시원한 TV시청을 제공한다.

또한 꿈의 비즈니스 클래스를 지향한다. 단어 중 '오즈'는 아시아나를 나타내는 알파벳 코드이며 '쿼드라'는 4가지의 장점, '스마티움'은 스마트(현명한,똑똑한)+UM (공간)의 합성어로 '아시아나 항공의 4가지 특별한 장점을 가진 비즈니스 클래스'를 의미한다.

통상 일등석 좌석에만 적용되는 풀 플랫(Full Flat, 좌석이 180도 수평으로 펼쳐지는)침대형 시트로 구성되고 개인 서재와 같은 자신만의 공간(프라이버시) 강화, 다이렉트 엑세스(Direct Access), 스태거드 좌석배열(Staggered Layout) 등이 바로 그 4가지 특별함.

이 중 국내 최초로 도입된 지그재그식 좌석배열(Staggered Layout) 도입이 가장 돋보인다. 어떤 좌석의 손님이든 옆자리 승객에게서 방해받지 않게 된다. 화장실을 간다거나 할 때 출입(Direct Access)이 가능해 옆자석 승객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대신 더 필요한 것은 공간. 기존 B777항공기 32개의 비즈니스 좌석을 과감히 24개로 축소해야만 했다. 덕분에 기존보다 피치(Pitch 좌석간 간격)가 약15인치 늘어나 개인의 활동영역은 더 넓어졌다. 식사 테이블도 회전형이라 식사 도중이라도 언제든지 이동이 가능하다.

대한항공 Prestige Sleeper
대한항공이 선보이는 프레스티지 클래스에는 '프레스티지 슬리퍼' 좌석이 사용된다. 국내 항공사 비즈니스 클래스 최초로 180˚로 완전히 누울 수 있도록 디자인된 좌석으로 고객들에게 여타 항공사의 일등석에 준하는 휴식 공간이라고 대한항공은 강조한다. 개인용 독서 램프는 승객의 눈높이에 맞게 방향과 각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고, 역시 옆 좌석 승객으로부터 방해받지 않고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프라이버시 칸막이가 대폭 확대됐다.

비행기 좌석의 혁명이 돈 많은 비즈니스맨이나 부자들만을 위한 것만도 아니다. 대한항공이 이코노미 클래스에 도입하는 '뉴 이코노미'도 확 달라졌다. 일단 등받이를 뒤로 기울일 경우 방석 부분이 앞으로 이동하는 '슬라이딩 좌석쿠션' 시스템을 적용한 것이 가장 큰 차이. 121˚까지 젖혀지는 등받이 덕에 몸이 1자로 펴져 좀 더 누운 듯한 느낌을 얻고 뒷사람에게는 보다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 전 좌석에 27cm(10.6인치) 고해상도 LCD 와이드 스크린과 최첨단 AVOD 리모트 콘트롤러가 전면 배치되고 좌석마다 옷걸이가 구비돼 재킷 등을 걸어 놓을 수 있다.

보다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항공사들의 신개념 좌석이 앞으로 계속 늘어난다는 점도 희소식이다. 최근 미주(샌프란시스코, 로스엔젤레스)와 중국 노선(베이징)에 운항하는 B777-200ER 항공기에 새 비즈니스 좌석을 선보인 아시아나항공은 내년까지 1500 만 달러를 들여 총 4대의 항공기에 오즈 쿼드라 스마티움을 도입, 유럽과 대양주 장거리 노선에 투입한다.

대한항공도 차세대 명품 좌석이 장착된 신형 항공기를 지속적으로 추가 도입해 미주, 유럽 지역 외 동남아 항공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높이게 됐다. 당장 올 여름부터 차세대 명품좌석을 뉴욕, LA, 프랑크푸르트, 호치민, 자카르타 노선에 집중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항공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6월부터 도입을 시작한 B777-300ER 차세대 항공기는 모두 5대로 늘어난다.

대한항공은 또 기존 B777(8대), A330(1대) 등 9대의 항공기에 대해 차세대 좌석으로 개조하는 작업을 끝내 현재 '차세대 명품 좌석' 항공기 14대가 미주, 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에서 서비스 중이다. 이어 올해 말까지 1조 9800여 억원을 들여 32대를 추가 개조해 2015년까지 신규 도입 및 개조되는 차세대 명품 좌석 항공기까지 포함하면 모두 75대가 된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1차로 개조한 26대의 항공기까지 포함할 경우 명품 좌석을 장착한 대한항공의 중∙장거리 항공기는 101대로 확대된다.

대한항공 Kosmo Suites
2006년부터 총 7000만 달러를 투자, 16대의 항공기 기내업그레이드를 완료한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국내 최초로 중•단거리 노선에 전 좌석 AVOD가 장착된 항공기를 운영하는 등 과감한 기내 설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