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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는 거짓말

유태우의 "건강은 선택이다"
물만 마셔도 살이 찌는 체질이라고 말하는 분들이 계시지요? 이 분들은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일까요? 이 분들 스스로는 적어도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믿고 있습니다.

자신이 느끼기에는 그것이 진실이니까요. 많은 경우에 가족이나 친구의 증언도 그 주장을 어느 정도 뒷받침해 주는데, 식사를 할 때 보면 틀림없이 거의 먹지를 않는다는 것입니다. 본인은 이토록 노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빠지기는커녕 오히려 찌기만 하고 있으니 이런 불평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그러나 의학적으로 보면 이는 틀림없는 거짓말입니다. 물론 특별한 수행을 한 몇몇은 거의 물만 먹으며 사는 사람들이 존재하기는 합니다만, 이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하고는 전혀 다른 사람들이지요. 자, 이제 물만 마셔도 살이 찌는 체질이 거짓말인지를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언뜻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이러한 괴리 현상이 생기는 것은 여성의 몸과 마음의 생리와 심리에서 그 이유를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가 있지요.

그 첫째 이유는 이러한 체질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의 몸은 먹는 것에 거의 자동화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먹었는데도 본인은 그것을 거의 의식하지 못하게 되지요. 그 대표적인 예로서는 조리하면서 맛보거나 먹기, 시식코너 음식 집어먹기, 남은 음식이나 아이들 먹이는 음식 같이 먹기 등입니다. 음식을 접하는 기회가 많다 보니 거의 생각 없이 수시로 음식이 입으로 들어 가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것이 정식으로 식탁에 앉아서 먹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먹은 기억이 거의 나지를 않는 것입니다.

둘째 이유는 먹은 사실은 기억하더라도, 스스로 먹었다는 양과 실제 먹은 양과는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실제 먹은 양이 생각했던 양보다는 항상 많게 되는 것이지요. 더 정확하게는 이런 분들의 대부분은 자신이 얼마만한 양을 먹는지를 실제로는 잘 가늠하지조차 못합니다.

셋째는 스트레스 해소의 방법으로 음식 먹기가 사용되거나, 참다참다 폭발하여 먹게 되는 경우입니다. 여러 가지 심리적 기전으로, 이렇게 먹은 음식은 기억되지 않거나,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것을 꺼리게 되는 것이지요. 부정하고 싶은 사실이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의 세계로 잠재하게 됩니다.

넷째는 남들은 많이 먹는데도 살이 안 찌고, 자신은 그렇게 조심하는 데도 약간만 실수를 하면 금방 쪄버린다는 사실이 불만인 것입니다. 사실 이 오해는 사람들의 몸은 다 똑 같을 것이라는 가정에서 시작을 하지요. 그렇지만 전세계 62억 인구 어느 누구를 봐도 똑 같은 사람은 없습니다.

키 작은 사람과 큰 사람, 뚱뚱한 사람과 마른 사람, 공부 잘 하는 사람과 못 하는 사람이 있듯이 상대적으로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찌는 사람과 적게 먹어도 더 찌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지요. 이 차이를 가장 많이 설명하는 것이 바로 기초대사량이고, 이 또한 사람마다 다 다르게 마련입니다.

마지막으로 '물만 마셔도'라는 표현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첫째는 물은 먹기 싫은 것을 억지로 마셨으니 당연히 생생하게 기억이 나게 되고, 둘째는 물을 잘 마시지 않아 몸이 만성 탈수가 된 것이 이 체질의 원인이기도 하다는 점이지요. 이 분들은 물 대신 주로 음료를 마십니다. 그런데, 물이 아닌 음료는 1잔 마시면 1잔 반 정도의 물을 몸에서 빠져 나가게 하는 이뇨작용을 해서 몸에는 물 부족, 즉 만성탈수가 되는 것이지요.

결국, 물만 마셔도 살 찐다는 사람들은 실제로는 자신이 하루에 소모하는 칼로리보다는 더 많은 양을 섭취하는 것입니다. 다만, 의식하지 못할 따름이지요. 그래도, 못 믿겠다고요? 음식일기를 쓰되, 24시간을 기억해서 쓰지 말고, 무엇이든 입에 들어 갈 때마다 기재를 해보면 금방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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