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힐' 샌들 '무지외반증' 원인, 슬리퍼 발목염좌 일으켜

샌들, 플랫슈즈, 슬리퍼 등 가벼운 신발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그러나 가볍게 보인다고 얕보아선 안 된다. 실제 발 건강에는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굽 높은 샌들 발가락 휘고, 무릎관절 상해

서울 명동의 한 신발가게. 샌들 굽의 높이가 7~10cm가 넘는 게 기본이고, 10cm가 넘는 이른바 '킬힐' 샌들도 많다. 뒷굽이 높으면 체중이 발가락 쪽으로 쏠리면서 코가 뽀족하고 좁은 신발이 발가락을 압박해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는 무지외반증이 생기기 쉽다.

무지외반증을 방치할 경우, 만성 통증과 함께 불안정한 보행이 전체적인 신체 불균형으로 이어져 척추질환이나 만성 요통을 부르기도 한다.

굽 높은 샌들의 또 다른 부작용은 연골연화증이다. 굽 높은 샌들을 신으면 자연스럽게 체중이 앞 발가락으로 쏠리면서 다리와 발목에 큰 부담이 가해진다. 이것이 반복적으로 쌓이다 보면 무릎관절 속 뼈와 뼈 사이에 있는 연골이 약해지고, 통증까지 느껴지는 연골연화증이 발생할 수 있다.

관절수술전문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은 "연골연화증은 무릎관절의 퇴행을 훨씬 빨리 앞당기며, 노년기에 접어들었을 때 관절내시경 수술이나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가급적 5cm 이하 낮은 굽의 신발을 신고, 발 볼이 좁고 뾰족한 구두는 피해야 한다. 사무실에서는 편한 신발로 갈아 신고, 일주일에 3번 정도로 번갈아 가며 신는 것도 한 방법이다.

조리슬리퍼 발목 염좌·관절염 주의

발을 감싸는 부분이 엄지와 검지 발가락 사이의 가는 줄 하나뿐인 조리슬리퍼(플립 플랍, Flip-flop)가 인기다. 하지만 이런 슬리퍼는 발 뒤꿈치가 고정되지 않아 발목을 지탱해주는 힘이 약하고 무게중심이 불안정해 발에 피로감을 주며 관절에도 무리를 줄 수 있다. 게다가 바닥이 미끄럽고 잘 넘어지기 때문에 발목 부상의 위험이 더 크다.

이 때문에 발목 염좌(삐임)가 흔히 발생한다. 발목 삐임은 한번 일어나면 반복적으로 나타나기 쉽다. 이는 초기에 발목 손상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미세 손상을 입은 인대가 회복되지 않았거나 아예 파열된 경우다. 일반적으로 발목을 삐면 파스를 붙이거나 찜질을 해서 나아질 것이라 생각하며 근본적인 치료를 미루는 경향이 있다.

발목 손상 후 2~3일이 지나도 통증과 붓기가 지속되면 병원에서 진찰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만약 발목 염좌가 반복해서 발생하면 엑스레이 외에 초음파나 MRI로 발목 인대나 연골에 대한 정밀분석이 필요하다. 문제를 방치해 손상된 인대가 늘어난 채 서로 맞붙으면 관절이 불안정해지고 걸을 때마다 통증을 일으키게 된다. 뿐만 아니라, 발목을 연결하는 뼈가 서로 부딪혀 연골이 마모됨으로써 발목 관절염까지 나타날 수 있다.

웰튼병원 송 원장은 "많은 이들이 관절건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여름 한철나기 용으로 인터넷을 통해 슬리퍼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각자의 발에 잘 맞는 슬리퍼를 고르고, 빗길이나 고르지 않은 지면에서는 뛰는 행동을 자제하며, 발의 특정 부분에만 체중을 싣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조언했다.

미끄럼방지 슬리퍼 등 발 건강 챙기는 제품

발 건강을 고려해 만든 신제품이 눈길을 끈다.

크록스는 사람의 발 곡선을 그대로 살려 맨발에 가까운 착화감을 제공하는 ABF 컬렉션을 출시했다.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돼 편안함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며, 큐셔닝으로 발의 피로감도 감소시킨다. 또, 특수재질의 크로슬라이트 소재를 사용해 수영장 등 물기가 있는 바닥에서도 미끄러지지 않도록 했다.

아디다스는 발바닥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 완화시키는 핏폼 테크놀로지가 적용된 조리형 슬라이드를 선보였다. 야외 나들이 시 많이 걸어도 가볍고 쿠션감이 좋아 발을 편하게 해준다. 발 모양에 상관없이 누구나 신어도 착용감이 좋은 것도 특징이다.

호킨스가 내놓은 기타(GITA·ABC마트)의 경우, 발 전체를 감싸주는 형태의 슈즈로 무게 분산에 효과적이며, 통풍도 잘 된다. 호킨스의 미모사는 발바닥이 닿는 부분의 소재가 마로 제작돼 있어 통기성과 흡습성이 우수하다.

ABF 플립 네이비 페어

호킨스 미모사
아디다스 아디펄

전세화 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