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브랜드 '타코벨' 10여 년 만의 국내상륙 재도전

소프트 타코 슈프림
요즘 서울 이태원 사람들이 많이 나누는 대화… "타코벨 오픈 했나요? "그럼 언제부터 맛볼 수 있는거죠?"

'제 4의 메뉴', 타코가 다시 돌아온다. 1990년대 국내 시장에 상륙했다가 철수했던 세계적 브랜드의 타코 전문점 '타코벨'이 7월 초 다시 문을 열게 돼서다. 한국을 떠난 지 근 10여 년 만의 재도전이다.

옥수수나 곡물 가루 전병에 다진 고기와 야채 등을 싸서 먹는 음식인 타코는 대표적인 멕시코 푸드. 비교적 간단하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고 '네 번째 식사 메뉴'라고도 불린다.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끼 말고 4번째로도 먹기 좋은 메뉴라는 의미. 야식이나 밤참이든, 혹은 간식, 때론 주식으로도 전혀 손색이 없다.

흔히 타코를 먹는 2가지 방법. 레스토랑에서 접시에 담겨 서빙되는 정찬을 맛보는 것이 첫 번째다. 국내에서도 이미 여러 멕시코 레스토랑과 전문점에서 타코를 필수 메뉴로 제공하고 있다. 다른 많은 멕시칸 음식들과 함께 고정 메뉴로 자리잡고 있긴 하지만 타코가 굳이 주식으로서 대표적인 제1 메뉴까지는 아니다.

그리고 카운터에서 신속하게 만들어져 종이 커버에 싸서 나오는 타코를 먹는 것은 두 번째 방식. 즉 패스트 푸드로서의 타코 맛보기다. 타코벨은 타코를 메인으로 하는 타코 전문점이란 점에서 여느 멕시코 레스토랑과 차별화된다. 10여년 전 국내 시장에 처음 들어왔던 타코벨 또한 패스트 푸드라기 보다는 세미 레스토랑에 더욱 가까웠기 때문에 이번 재생륙과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

타코 샐러드
때문에 타코를 이미 잘 알고 있는 많은 한국인들에게 타코는 빨리 서빙되는 음식으로 먼저 통한다. 특히 미국에서 잠깐이라도 생활해 본 한국 사람들에게는 전혀 낯설지 않은 메뉴. '타코벨(Taco Bell)'은 재미동포나 이민자들은 물론, 한국 유학생들에게 친숙한 '타코 브랜드'로 널리 알려져 있다.

미국의 경우 본토 내 타코벨 매장은 무려 5600여개. 지난 해 미국 시장 패스트 푸드 브랜드별 매출 랭킹에서 피자헛과 던킨 도너츠, KFC 등을 제치고 6위에 올랐을 정도로 거대 기업임을 자랑한다. 또한 매출은 6위이지만 영업 이익에서는 맥도날드에 이어 2위에 랭크돼 있다. 타코벨의 재도전이 국내 외식 시장에서 커다란 이슈가 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타코는 국내 시장에 남아 있는 사실상 '마지막 패스트 푸드' 메뉴란 점에서도 커다란 관심을 끈다. 햄버거나 피자, 샌드위치 도너츠, 치킨 등이 모두 인기 패스트 푸드 메뉴로 자리잡고 있지만 타코는 이제서야 첫 발을 내디딘 것. 서브웨이, 버거킹, 웬디스 등 미국과 한국내 여타 경쟁 브랜드들 또한 타코벨의 한국 시장 진출에 예의 주시할 수 밖에 없다.

타코벨이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 유혹에 나서면서 첫번째 들고 나오는 '무기'는 레귤러 타코다. 옥수수나 곡물로 만든 또띠야(전병)에 다진 소고기를 얹고 양상추와 토마토, 체다 치즈 등을 얹어 먹는 메뉴. 1951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단 한 개의 매장으로 시작한 타코벨이 오늘 날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게 해 준 1등 공신 메뉴이다.

레귤러 타코의 종류는 크게 3가지. 적당히 양념이 된 다진 소고기와 잘게 썰은 야채는 기본 재료. 옥수수 가루를 튀겨낸 또띠야는 하드 타코, 따뜻하고 부드러운 밀가루 또띠야는 소프트 타코로 불린다. 새콤한 사워 크림과 토마토가 추가로 들어가 있으면 수프림급 타코. 200원 더 비싸게 받는다. 마일드, 핫, 파이어 등 3가지 다른 강도의 소스로 매운 맛을 조절하는 것은 똑같다.

치킨 퀘사딜라
또 밀가루 또띠야 안에 다진 고기와 야채 등을 감싼 부리또, 또띠야를 그릇 삼아 닭고기와 야채, 치즈 등을 함께 얹어 내는 피에스타 , 역시 또띠야 위에 얹은 등도 타코벨이 함께 들어 나온 대표 메뉴들. 원래 미국에서도 타코는 여러 메뉴와 함께 단품으로 골라 먹는 재미로 유명하다.

특히 타코벨의 타코가 국내 외식 시장에서 가장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키는 부분은 가격이다. 레귤러타코 하나가 불과 1500원. 사워크림과 토마토 등이 더 들어간 수프림도 1700원에 불과하다. 물론 1개의 타코 만으로 일반인의 허기진 배를 채워 주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양. 미국에서 혼자 5개까지도 먹어봤다는 양영석 타코벨 코리아 이사는 "한국인들에게 평균 2개면 포만감을 줄 수 있는 양이다"라고 말한다.

또한 타코는 햄버거나 피자, 튀김 치킨들과는 달리 기름기나 칼로리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 독특하다. 이는 기존의 패스트 푸드에 대한 일반의 인식과는 전혀 개념을 달리하는 부분. 심지어는 밥 한 공기 300cal 보다 더 적은 200cal에 불과한 저칼로리 '라이트 타코'까지 선보인다. 원래 미국내 타코벨 매장에서는 커피를 팔지 않는데 한국에서만은 예외적으로 커피도 판매한다.

국내 시장을 새롭게 두드리는 타코벨은 최근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타코벨의 해외 매장 수는 240여개. 결코 작은 숫자는 아니지만 미국내 매장 5600여 개에 비하면 초라하다. 타코벨 본사는 이번 한국 매장 오픈을 계기로 해외 매장 늘리기에 돌입했다. 한국과 동시에 영국에도 1호점을 오픈한 것도 같은 맥락. 아직 타코벨이 없는 일본과 중국 시장도 한국을 교두보 삼아 조만간 진출할 예정이다.

타코를 새로운 접근법으로 한국 시장에 알리려고 나선 이는 삼성그룹 구조본 출신의 신상용 타코벨 코리아 대표. "10여년 전 타코가 한국에 선보였을 때는 다소 생소한 메뉴였지만 지금은 많은 이들이 익숙해 할 만큼 시장 여건이 무르익었다"며 "세계 최고 브랜드로서 타코의 진수를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해밀톤호텔 앞 타코벨 이태원은 7월11일 오픈일 오전 10시~오후 2시 수천 개의 타코를 무료로 나눠주겠다며 지금부터 바쁘게 음식들을 준비중이다.

부리또 슈프림

나초
타코벨 신상용 대표이사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