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창환 크로스디 치과 원장 '밥상머리 토크'서 치아 관리 노하우 공개

허영만 화백(왼쪽)과 변창환 크로스디 치과 원장
"예쁜 여자 연예인들은 웃을 때 치아도 아름답게 보이죠. 하지만 치아 건강이 안 좋은 경우가 많아요. 평범한 일반 여성들에게 위안이 되는 얘기일지도 모르지만요."

의료계보다 방송연예가에서 더 유명할지도 모를 '스타일리스트 치과의사' 반창환 크로스디치과 원장이 치아 건강 관리의 노하우들을 털어놨다.

조인성, 이준기, 이미연, 이범수, 남규리, 황신혜 등 그의 손을 거쳐간 스타급 연예인들만 100여명 이상이라고 한다. LG상사 트윈와인이 전문의와 함께 진행하는 밥상머리 토크 자리에서다.

"잇몸이 내려 앉는다는 분들이 많이 계시죠. 딱히 해결 방법은 없습니다. 그런데 미국인들 중에서 잇몸이 내려 앉는다고 호소하는 환자는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아마 음식이나 유전자 탓 같기도 합니다."

반 원장은 미국통 덴티스트로 통한다. 미국 뉴욕대 치대에 입학하면서 14년간 선진 의료서비스를 체험하며 경력을 쌓았다. 대학 졸업 때는 덴탈 아너 소사이어터(Dental Honor Society)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되기도 했다. 그래선지 그가 내린 결론 중 하나는 "흑인이 치아나 잇몸 모두 가장 튼튼합니다. 치료할 때 의사가 편하도록 입도 가장 잘 벌려줘요."

당연히 반 원장은 치아 건강에 관한 질문들을 수도 없이 받는다. 대답은 단 하나, "몸에 좋은 음식은 치아나 잇몸에도 좋습니다." 구체적으로 치아 건강에 알칼리성 푸드나 칼슘이 풍부한 음식이 좋다고 그는 권한다.

특히 여성들은 치아 미백에 관심이 많다. 웃을 때 드러나는 새하얀 치아가 매력을 더욱 발산시켜 주기 때문. 하지만 오히려 치아가 변색되거나 착색되는 경우도 있다.

"치아의 색깔이 변하는 데 기능적인 문제는 없습니다. 그냥 보기에만 안 좋을 뿐이죠. 특히 산도가 높은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치아 표면을 계속 부식시킬 수 있어 탈색이 더 진행된다고 봐야죠."

그럼 와인을 자주 마시면 치아도 상할까?

"지속적으로 많은 양의 와인을 마시면 부식이나 착색, 충치 발생, 치아 손상 등의 문제점을 낳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와인은 ph3.0~3.8의 산도가 높은 음료이기 때문이죠. 특히 레드 와인은 안토시아닌과 탄닌을 함유하고 있어 치아 표면에 얼룩을 남기기 쉽습니다."

인터콘티넨탈 호텔 엄경자 소믈리에는 하루에도 수십 잔씩 와인 테이스팅을 한다. 그래서 그녀의 고민은 '와인 때문에 치아 변색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잠깐이라도 와인색이 배는 것 같기도 한다'는 것이다.

"와인 테이스팅을 하는 당일 아침에는 이를 닦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치아에 남은 치석의 껍질이 와인 산도의 공격으로부터 치아 표면을 보호해 줄 수 있기 때문이죠. 테이스팅이 끝나고 한두 시간이 지난 다음에 이를 닦는 것이 좋으며 테이스팅을 하는 동안 물로 입을 헹구어 주면 치아에 산이 쌓이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TV광고를 보면 '잇몸 질환에 좋다'는 광고가 넘쳐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약이 무엇 같나요? 감기약? 아니 잇몸약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잇몸 질환 환자가 많고 관심도 크다는 반증이지요." 반 원장은 "약을 먹는다고 잇몸 질환이 치유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고 단언한다. "하지만 비타민을 먹는 효과처럼 어느 정도 도움은 될 수 있겠지요."

양치질에 관해 정설이 되다시피 한 '3•3•3 법칙', 하루 세 번, 식후 3분 이내, 3분간 칫솔질을 하라는 치과의사협회의 권고사항이다. 그런데 반 원장의 칫솔질은 정작 30초 내외에 불과하다.

"설렁설렁 3분간 양치질을 한다면 열심히 30초를 하는 것보다 못하겠지요. 저는 짧은 시간이지만 30초 동안 어디를 어떻게 칫솔질을 해야 한다는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집중되고도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죠."

전동치솔에 대한 맹신도 금물이다. "전기장치니까 알아서 잘 닦아지겠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자칫 양치질에 소홀해질 수 있다. 잘만 닦으면 전동치솔이나 일반치솔이나 차이는 없다고 한다.

일반인들이 양치질을 하거나 치실을 사용하다 피가 나면 겁을 내면서 멈추는 경우가 있다. 반 원장의 처방은 '그대로, 오히려 더 하라'는 것이다. "염증이 있어서 피가 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염증을 유발하는 위해물들을 치실 등으로 제거해 줘야죠." 외부 상처 등으로 출혈이 있는 것은 물론 예외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양치질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그는 반대한다. "당연히 아침밥을 먹고 나서 양치질을 해야죠. 왜 식사 전 양치질을 합니까?" 혹시 전날 저녁 식사를 하고 미처 양치질을 못하고 잠이 들었거나 입냄새가 난다고 느껴질 수는 있다. 그래도 그는 반문한다. "이를 닦고 밥을 먹으면 맛있을까요?"

고기보다 쌀 등 탄수화물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들에게 치아관리는 더 중요하다. 탄수화물이 더 충치 유발 가능성을 높여 주기 때문. 산성도가 높고 찌꺼기가 끼기 쉬운 탄수화물은 충치균에 최고의 친구 역할을 해 준다. '맛의 달인' 허영만 화백은 치솔이 없을 경우 굵은 소금으로 양치질을 해주고 그마저도 없다면 맹물로라도 손가락을 활용해 이를 씻어 주며 치아 건강을 유지한다고 한다.

간혹 어린아이들 중에 충치로 이를 잃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나친 당분 섭취와 관리 부재가 원인. "영구치는 대략 6세부터 나기 시작합니다. 만약 아이들이 영구치가 나기 전 젖니를 잃게 되면 영구치가 제 자리에 나지 못하거나 어긋나기 십상입니다. 젖니가 난 자리를 따라 영구치가 생성되고 위로 솟아 오르기 때문이죠. 젖니가 영구치의 가이드 역할을 해 주는 것입니다."

반 원장은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우유 젖병을 물려 주고 재우는 것도 경고한다. 아이들이 운다고 우유병을 물려 주는 것이 능사가 아닌 이유는 우유에 들어 있는 당분이 아이들 젖니를 크게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젖니는 영구치보다 더 썩기 쉽다. 아이들도 젖니가 다 썩어 버리면 틀니를 해야 한다. 서울 강남 일부에서는 실제 그렇게 하기도 한다.

"미국인들은 아이들의 치아 상태가 안 좋으면 부모가 관리를 해 주지 않은 탓으로 생각합니다."

혹시라도 입 냄새로 고민한다면 '목 속 깊이 혀의 가장 안쪽 부분을 닦으라'고 반 원장은 조언한다. 하지만 소화불량 등 장기 이상으로 인해 입 냄새가 난다면 별개 문제다.

치과의사로서의 고충도 만만치 않다. "사랑니 치료하기가 무척 힘들어요. 입 안의 가장 안쪽에 있으니 의사 손이 들어가 제대로 동작하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적당히 손을 대다 결국 뽑아 버리는 처방으로도 쉽게 가죠."

치과의사 10명이 똑같은 증상이나 질환을 보아도 치료 방법은 10가지가 나온다고 한다. 그만큼 의사의 처방은 다양하고 한편으론 주관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 그 어느 것도 맞다거나 틀리다고 할 순 없다. "혹 의사의 착오가 있더라도 서글픈 사실은 그것을 환자가 제대로 알 길이 없는 것"이라고 반 원장은 말한다.

"키스로 충치가 옮냐고요? 네, 맞습니다." 아쉽지만 사실이다. 키스가 치아 건강에 좋다고 하지만 건강할 때 얘기다. 키스를 하면 침이 많이 생기고 침은 입 안의 자정작용을 도와 충치를 예방해 주기 때문. 그러나 충치를 일으키는 뮤탄스 균은 전염된다.

특히 입냄새가 심한 풍치 환자와의 프렌치 키스는 금물이다. 키스는 또한 바이러스의 전염 경로이기도 하다. 충치를 가진 어머니가 아기에게 음식을 씹어서 먹이거나 수저를 같이 사용하는 것도 위험하다. "세계적으로 가장 발생률이 높은 암 중 하나가 구강암입니다. 구강 세포의 점막이 그 만큼 민감하고 예민하다는 얘기죠."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