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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양식은 비만식

유태우의 "건강은 선택이다"
한국사람만큼 섭생, 즉 잘 먹는 것을 제일의 건강관리법으로 생각하는 민족은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질병의 원인을 '잘못된 음식'에서 찾아 왔고, 그래서 질병이 생기면 먼저 가릴 음식부터 따지지요.

건강기능식품의 소비가 증가 일로에 있고, 몸에 좋다면 거의 무엇이든지 먹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녹용, 웅담, 곰 발바닥 등이며 이들의 세계소비량의 80~90%가 한국 사람들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인의 이러한 속성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사실은 TV에서 다루어지는 음식과 건강에 대한 프로그램의 양입니다. 늘 봐와서 당연히 그런 것으로 느껴왔지만, 세계 어디를 가봐도 음식에 관련되어 그렇게 많은 시간을 편성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습니다. 음식과 건강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지대하다 보니 TV는 당연히 이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지요.

실제로 음식은 건강에 그렇게 큰 영향을 못 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는 가장 큰 요소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사실 진료실에서 보면 식품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건강이 더 나쁜 경우가 많습니다.

음식으로 건강하겠다는 우리의 염원을 가장 잘 표현하는 용어가 보양식 또는 보신식품일 것입니다. 대충의 뜻으로 보면 몸을 보하고 강하게 한다는 의미이겠지요? 환절기나 여름 같이 체력이 떨어진다고 느껴질 때 보양식은 더 유행하게 됩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경험해 보았겠지만, 과거에 보양식을 먹었을 때는, 맛도 있지만 먹고 나서 왠지 힘이 나는 것 같고 기분도 좋아졌던 것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어떤가요? 기분은 아직도 그런 것 같기는 한데, 체력이 좋아지는 것은 그저 그런 것 같지 않습니까? 보양식 몇 번 먹었더니 오히려 배만 더 나오더라 라고 느껴지지는 않습니까?

현재의 보양식은 과거에 비해 그 맛이나 영양 면에서 월등하게 나아졌으면 나아졌지 못해진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과거와 같이 효과를 보지 못하는 이유는, 보양식의 문제가 아니라 내 몸이 변했기 때문이지요.

과거에는 전체적으로 칼로리가 부족하고 채식을 위주로 했던 내 몸에, 일시에 많은 칼로리와 동물성 단백질 및 지방을 제공하면, 순간적으로 반짝하는 힘을 얻게 됩니다. 그러나, 이미 영양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는 내 몸에는 보양식은 먹더라도 잉여 에너지가 되어 지방 및 뱃살 축적만 가속화하는 것이지요.

보양식은 비만식입니다. 보양식의 공통적인 특성은 고칼로리, 고지방식이라는 것이지요. 한국인의 평균 지방 섭취량이 20%인데 반해, 보양식은 우리가 나쁘다고 하는 패스트푸드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35%를 상회합니다. 또한 보양식을 찾을 때에는 평소보다 많이 먹게 되기 때문에 실제 섭취량은 여기의 1.5~2배 정도로 달하게 되지요.

활동이 그리 많지 않은 현대인들의 하루 칼로리 소모량이 2000kcal 전후라고 하면, 하루 소모량의 3분의 2 또는 거의 전부를 한 끼의 보양식으로 채우게 되고 나머지 식사는 전부 잉여 영양이 되어 내 몸에 쌓이게 되는 것입니다.

현대인에게 맞는 진정한 보양식의 의미를 실천하려면 보양식은 즐기되 1인분의 3분의 2 정도만 먹어야 합니다. 셋이 가서 2인분 시켜서 나눠 먹거나, 3인분 시켜서 각각 3분의 1씩 남기면 되지요. 음식을 남기면 죄악이라고요? 다 먹으면 자신의 몸에는 더 큰 죄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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