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의 아픔 극복하기 위한 기분 전환법메이크업·헤어스타일·액세서리 등 이용

밸라디럭스 목걸이(사진제공=온라인쇼핑몰 로즈비비안)
실연의 슬픔과 고통을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로 여자들이 머리카락을 자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10명 중에 9명은 '기분전환'이라고 답할 것이다.

머리카락을 자르든지, 퍼머나 염색을 하는 건 예전의 자신에게 미련을 보이지 않겠다는 의지의 발로이다.

이젠 과거의 내 모습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나를 찾겠다는 의미이다.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이런 행위를 통해 아픔을 치유하는 방법을 스스로 체득해 왔다.

왜 '스타일 테라피'인가?

최근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일명'붙임머리'로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왼쪽에 가르마를 탄 뒤 머리카락 안쪽을 붙여 마치 새끼줄을 꼰 것 같은 느낌을 준 헤어스타일을 하고 나타났다.

락시크물결패턴뱅글
스피어스는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우는 등 속상한 일이 계속 일어났다고 한다. 사람들은 스피어스가 이런 우울한 일상을 털어버리려고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영화 <해리포터>시리즈의 주인공 엠마 왓슨. 그녀는 지난 3월 나이 많은 남자친구와 결별한 뒤 화려한 모습으로 공식석상에 나타났다. 그녀는 가죽으로 된 블랙 원피스를 택했다. 어깨 부분은 레이스가 장식됐고, 스커트 밑단은 자수가 들어갔다. 스타일리시한 미니원피스는 결별의 아픔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사랑하던 사람과 이별한 후에, 혹은 지치고 우울한 마음을 다잡기 위해 스타들은 스타일의 변화를 꾀하곤 한다. 끊임없이 터지는 파파라치의 플래시에 결별했다고 해서 지치고 초라한 행색을 들키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비단 스타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스타일의 변화를 통해 '상처'를 극복하는 여성들이 많다. 많은 여성들은 울적한 기분을 해소하기 위해 긴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는 것은 가장 흔한 예다.

이를 요즘 '스타일 테라피(Style Therapy)'라고 부른다. 화려하거나 당당하고 대담한 스타일로의 변화를 통해 마음의 상처나 고통, 우울함이나 스트레스를 치유하는 방식이다.

프리 문신과 피어싱
스타일리스트 박경화 씨는"테라피가 치료를 뜻하는 말이듯, 스타일 테라피는 스타일을 통한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스타일 테라피는 기분의 전환을 느끼는 것이다. 이를 두고 심리학에선 '실연으로부터의 회피'라고 말한다. '실연으로부터의 회피'에는 긍정적 해석, 치환, 기분전환 등 세 가지 유형이 존재한다고 한다.

긍정적 해석이란 자신이 실연한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다. 실연이 나의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거나, 연애가 계속되면 더 불행해졌을 것이라고 생각함으로써 실연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다.

치환이란 정신분석학의 용어로, 에너지를 원래의 목표에서 대용 목표로 전환시킴으로써 심리적인 긴장을 해소하는 방식이다. 이별의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다른 이성과의 만남을 시도하는 것 등이다. 기분전환이란 스포츠나 레저 등의 다른 활동에 몰입함으로써 실연의 고통을 잊는 방법이다. 스타일 테라피는 간단하면서도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젊은 여성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말처럼 아픔을 피할 수 없다면, 스스로 자신을 가꾸는 일에서 슬픔을 이겨내는 것이다.

효과적인 스타일 테라피는?

TV 시리즈이자 영화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 캐리(사라 제시카 파커)는'마놀로 블라닉' 슈즈로 스트레스를 달랜다. 캐리는 옷 방 한 편에 마련해둔 신발장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구두들을 보거나 신어봄으로써 복잡한 심경을 훌훌 털어버리곤 했다. 캐리처럼 여자들은 때론 구두숍에서 마음에 드는 구두를 구입해 신고 나오면서 '꿀꿀한' 기분을 벗어 던진다.

스타일 테라피라고 해서 거창하게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전부 변화를 줄 필요는 없을 것이다. 화려하지만 과도하지 않은 선에서 변화를 꾀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너무 화려함만 강조하다 보면 그 속에서 또 한 번 상처를 입기 쉽다.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스타일로 인해 자칫 아픈 속내를 드러내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스타일의 변화는 다른 사람들에게 당당한 모습을 보여줬을 때 효과가 있다.

기분전환을 위한 스타일 테라피에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 여자들은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 액세서리로 간단하게 스타일을 바꿀 수 있다. 특히 액세서리를 이용한 스타일 테라피가 호응을 얻는다. 큼직한 팔찌나 반지, 목걸이 등은 어떨까. 화려한 큐빅 장식이 달린 팔찌나 목걸이는 시원하고 발랄한 느낌을 줄 것이다.

온라인 액세서리쇼핑몰 로즈비비안 관계자는"스타들은 결별 이후에도 대중에게 아무렇지 않은 모습들을 보여주곤 한다. 이를 위해 화려한 장식이 돋보이는 주얼리는 안성맞춤이다. 지브라패턴 볼륨뱅글이나 벨라디럭스 목걸이 등은 하나만 착용해도 화려함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스타일리스트 박경화 씨는 기분전환 스타일링으로 리폼을 추천한다. 안 입던 청바지를 핫팬츠로 만들어 입어본다든지, 싫증난 티셔츠를 민소매 티셔츠로 만드는 등 리폼을 통해 당당함과 자신감을 스스로 찾아보자는 것이다. 주얼리보다는 다양한 무늬와 형태의 안경이나 선글라스로 남들과는 다른 스타일을 만들어 기분전환을 맛볼 수도 있다.

남성들은 어떨까. 박경화 씨는 "최근 남성들 사이에선 타투(문신)가 유행처럼 번져 있다. 강렬한 무늬의 타투는 섹시하면서 터프한 매력까지 발산할 수 있어 남자들의 기분전환법으로 좋을 것이다"고 말했다.

참고서적: <심리학이 연애를 말하다> 이철우 저



강은영 기자 kis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