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브랜드 트렌드 경쟁 후끈… 음악공연, 신차발표도

파이퍼 하이직 Piscine Island
최근 반얀트리에서 공연을 가진 가수 이승기, 그리고 8월 워커힐에서 콘서트를 여는 DJ DOC. 나이도, 음악 장르도 다르지만 같은 것이 하나 있다. 수영장에서 공연을 벌인다는 점이다.

올 여름 수영장이 '핫'한 문화공간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공연 무대가 마련되는 것은 기본이고 샤넬, 포르쉐, 벤츠 등 세계적인 명품 회사들도 신제품 홍보를 위해 기꺼이 수영장을 런칭 장소로 선택하고 있다.

올 여름 수영장에서 벌어지는 주류 브랜드 간 경쟁도 뜨겁다. 주류 회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풀 사이드로 집결하면서 음주 문화를 새롭게 즐기는 방법들을 내세우고 있다. 맥주건 샴페인이건, 보드카이건 주종 불문이다.

보통 수영장 안에서 술이나 음료를 마시는 것은 금기 사항이다. 물 속에 술과 음료를 쏟기라도 하면 난리가 날 수 있다. 하지만 올 여름 수영장 속에서 샴페인을 마시는 것은 예외다.

비행기 프리미엄 클래스의 기내식으로 애용되는 샴페인 파이퍼 하이직은 이번 여름부터 수영장 안에 들어가 샴페인 마시기를 권한다. 수영장에서 즐기는, 정확히는 '물 위에 뜨는' 샴페인 패키지를 내놓은 때문이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 DJ.DOC 풀사이드 파티
'여름 즐기기 샴페인' 패키지로 출시된 신제품 이름은 '파이퍼 피신 아일랜드(Piper Piscine Island)'. 불어로 수영장을 뜻하는 '피신'이라는 의미에서 알 수 있듯 물 위에 누워 프랑스의 여유와 낭만을 즐기라는 메시지다. 물 위에서 샴페인을 즐길 수 있는 비결은 특별제작된 아이스 버킷 덕분이다.

중심 하부가 원뿔 모양이라 마치 배처럼 물 위에 뜨는 것은 물론, 안쪽 공간이 깊어 차가운 얼음과 샴페인을 깊숙이 넣을 수 있다. 특히 아이스 버킷 내부에 샴페인 잔 지지대가 장착되어 있다. 물 위에서도 샴페인을 흔들리지 않고 마실 수 있도록 공학적 아이디어를 채용한 것이다. 열기 가득한 도심 속에서 휴식이 필요한 이들에게 안락함과 이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기회이다.

젊음의 대표 맥주를 표방하는 카스는 이태원 해밀턴 호텔 야외 수영장을 파티 공간으로 꾸미고 있다. '도심 속 수영장에서 즐기는 짜릿한 맥주 한 잔!'을 모토로 클럽 파티 형식의 이색 문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수영장 내부 바, DJ 부스 등 수영장 내외부에 걸쳐 카스 라이트 브랜딩과 수영장에서 진행되는 파티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 행사들이 벌어진다.

오비맥주 김기화 팀장은 "카스 라이트의 칼로리는 27kcal(100ml 기준)로 자사의 기존 맥주 대비 33% 가 낮다. 여름철 몸매 관리에 신경을 쓰는 소비자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는 데 수영장이 최고의 장소"라고 말했다. 8월 31일까지 매주 주말(토, 일) 오후 2~3시를 '카스 라이트 타임'으로 정해 국내외 유명 DJ가 나온다.

보드카 앱솔루트도 수영장에서 올 여름 피처 타입의 새로운 칵테일 문화를 제안한다. 2010년 썸머 리미티드 에디션 기프트팩인 앱솔루트 치어스(ABSOLUT CHEERS) 출시 행사를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야외수영장에서 갖고 다양한 칵테일 피처를 즉석 제조해 선보였다.

카스 라이트 - 해밀튼 클럽 파티
앱솔루트 치어스는 피처 패키지를 활용해 여러 사람이 함께 칵테일을 만들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바틀 모양 그대로 제작된 피처는 상단 부분을 오픈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고, 하단에 손잡이가 달려 있어 휴대 및 사용이 편리하다. 수영장이나 해변에서 칵테일을 직접 만들어 함께 마시는 라이프 스타일을 이끌겠다는 생각이다.

패키지에는 보드카와 믹서의 비율을 표시한 눈금이 있어 초보자라도 손쉽게 칵테일을 제조할 수 있다. 제품별 시음법 및 칵테일 레시피북도 동봉되어 있다.

풀 사이드에서 열리는 공연 또한 수영장의 새로운 여름 트렌드이다. 풀 사이드 콘서트의 대표 주자라면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의 야외 온천수영장 리버파크. 2000년 DJ.DOC을 필두로 쿨, 다이나믹 듀오, 에픽하이, MC몽, 엄정화, 변진섭 등 해마다 스타들이 거쳐갔다. 올 해는 8월 14, 15일 저녁 수영장 콘서트의 원조 격인 DJ.DOC 풀사이드 파티가 펼쳐진다. DJ.DOC가 6년 만에 발표한 7집 앨범의 수록곡 공개와 서프라이즈 이벤트도 준비돼 있다.

최근 그랜드 오픈한 반얀트리 또한 풀사이드 콘서트의 계보를 잇는 새로운 주자이다. 풀 사이드에서 이승기에 이어 그랜드 오프닝 무대를 장식한 티아라 멤버들은 "꼭 다시 한 번 찾고픈 무대"라며 떠나기를 아쉬워했고 신승훈도 수영장이라는 낯선 무대가 만족스러운 듯 잇따른 앙코르를 마다하지 않고 열창을 했다.

수영장 무대는 새로운 놀이문화의 창출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0대 위주의 방송, 특정 장르에 치우친 공연물에서 벗어나 도시형 리조트에서의 휴식과 놀이, 문화와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색다른 문화이다. 공연계의 비수기인 여름시즌 최고의 아이템으로 해마다 매진 사례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다.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야외수영장에서 펼쳐진 앱솔루트 치어스 출시 기념 시음행사
명품 브랜드들도 최근 잇달아 수영장에서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포르쉐는 최근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포르쉐 최초의 풀 하이브리드 모델인 카이엔 S 하이브리드와 아시아 최초로 디젤 엔진을 장착한 카이엔 디젤을 비롯한 뉴 카이엔의 신차들을 발표했다.

이국적인 모습의 수영장을 배경으로 뉴 카이엔 모델들을 차례로 등장시킨 후, 아태지역 사장인 크리스터 엑버그와 마이클 베터 사장은 마이크를 잡고 포르쉐 인텔리전트 퍼포먼스를 기반으로 하는 포르쉐 카이엔의 성공 스토리와 향상된 기술력을 홍보했다.

마이클 베터 사장은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포르쉐 신차들이 반얀트리 풀사이드라는 '스팟'의 매력과 더해져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또한 반얀트리 클럽의 야외 풀사이드에서 The new E-Class 라인업의 하이라이트인 4인승 카브리올레 모델 The new E 350을 선보였다. 2010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통해 세계 무대에 첫 선을 보인 모델로 스타일리시하면서도 매력적인 디자인을 드러내는데 풀 사이드가 한 몫을 했다고 한다. 패션 브랜드 샤넬 또한 반얀트리 같은 장소에서 최근 런칭 행사를 가졌다.

이밖에도 풀 사이드는 때론 패션쇼장, 요가 교실, 파티 장소로도 변신한다. 반얀트리는 올 여름에만 야외수영장에서 어린이 요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오프닝 세러모니와 함께 코리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뮤지컬 칼라 콘서트, 패션쇼, DJ Koo의 파티 등 다양한 행사를 열면서 수영장의 다양한 변신을 이끌고 있다.

반안트리 그랜드 오프닝 파티

풀 사이드에 전시된 메르세데스 - 벤츠 The new E 350 Cabriolet
풀 사이드에서 열린 포르쉐 뉴 카이엔 신차 발표회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