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회 CGV-바자 패션필름페스티벌이브생로랑, 칼 라거펠트, 정구호… 6개 브랜드 컬렉션 뒷 이야기

프로엔자 스쿨러
"모델 관련 예산이 없어요. 아직 작은 브랜드라 모델들에게 돈 대신 옷이나 가방, 신발을 줘요."

전 세계 패션 리더들의 동경의 대상인 뉴욕. 이곳에 혜성같이 등장해 단숨에 프레스와 바이어들을 사로잡은 핫 브랜드 의 CEO 셜리는 번쩍거리는 옷을 입고 도도한 표정을 짓는 대신 머리를 질끈 묶고 아틀리에 탁자에 앉아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녀에 따르면 그들이 쓸 수 있는 예산은 18만 달러. 모델들에게 지불할 비용이 없어 작품으로 대신하는 건 한국이나 그쪽이나 다를 바가 없다.

화려하게만 보이는 해외 럭셔리 브랜드들의 치열하고 안쓰럽기까지 한 뒷 모습은 의 다큐멘터리 영화 'The day before'의 한 장면이다. 카메라는 패션쇼가 열리기 하루 전 의 듀오 디자이너, 라자로와 잭을 따라 다니며 그들의 모습을 담는다.

장갑 다섯 쌍을 만드는 데 이틀이 꼬박 걸리는 하이 패션의 세계는 물론이고, 바이어 앞에서 여러 차례 팔릴 만한 상품(super-wearable)임을 강조하고, 쇼 30초 전까지 모델에게 매달려 시침핀으로 옷을 수습하는 디자이너들의 모습이 여과 없이 보여졌다.

칼 라거펠트
CGV가 패션지 하퍼스 바자 코리아와 손잡고 9월1일부터 '제 2회 CGV-바자 패션필름페스티벌'을 개최한다. '패션 거장과 떠오르는 루키'라는 주제에 걸맞게 2008년 은퇴한 , 살아 있는 전설 와 니트의 여왕 , 그리고 얼마 전 작고한 까지 다시 불러냈다. 여기에 뉴욕의 슈퍼 루키 와 한국 디자이너로서 올해 초 뉴욕에 진출한 등 총 6개 패션 브랜드의 컬렉션 비하인드 스토리가 다큐멘터리 영화로 공개된다.

영상에 담긴 디자이너들의 민낯은 어떤 리얼리티 프로그램보다 노골적이고 솔직하다. 은 40주년 기념 패션쇼를 앞두고 "80번이나 쇼를 한 후에야 어떻게 해야 할지 알 것 같다"면서도 긴장감을 떨치기 위해 팔을 공중에 붕붕 휘두르고, 내내 부드러운 인상으로 쇼를 준비하던 디자이너 정는 까다로운 현지 법에 걸려 진행이 더뎌지자 "오늘까지 다 해오라고 했잖아!"라며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패션쇼 중 쥐가 난 모델의 발을 백 스테이지 구석에서 직접 주무르는 모습, 쇼를 늦게 시작하면 안 된다고 위협(?)하는 안나 윈투어의 포커 페이스, 예산 초과 문제를 놓고 싸우는 CEO와 PR디렉터, 리본을 묶는 디자이너의 손에 선명하게 내린 검버섯까지, 쇼보다 더 드라마틱한 패션계 뒷 이야기를 카메라는 하나도 놓치지 않고 생생하게 전달한다.

패션필름 페스티벌은 향후 지속적으로 개최될 예정이지만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같은 '빵빵한' 라인 업은 앞으로도 힘들 거라고 한다. 9월1일부터 14일까지 CGV 압구정ㆍ센텀시티, 9월8일부터 14일까지 CGV 용산에서 상영한다. 자세한 스케줄은 CGV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람료는 4000원.


소니아 리키엘
발렌티노
이브생로랑
구호

황수현 기자 sooh@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