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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분'을 정하세요

닥터U의 "건강은 선택이다"
점심시간의 신사동 주변 음식점들은 직장인들이 많이 있는 서울의 다른 지역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12시를 기점으로 손님들로 꽉 찼다가 1시 이전에 거의 텅 빈 상태가 되는 것이지요.

저와 동료들도 이렇게 분주히 들어왔다 나가는 그 많은 사람들 중의 일부입니다. 이 음식점들의 불문율은 들어온 사람들의 숫자만큼은 주문을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최소 '일인분'을 먹게 됩니다.

소위 일인분을 한번 살펴 볼까요? 양푼 비빔밥, 돈가스 등 처음부터 크기를 자랑하는 메뉴들 말고는 그렇게 양이 많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밥그릇도 매우 작아 보이지요. 그래서 맛깔스럽게 준비된 반찬과 함께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웁니다. 몸집이 큰 사람이나 작은 사람, 여자이거나 남자 할 것 없이 대체로 비슷하게 일인분을 먹는 것이지요.

저녁의 일인분은 어떨까요? 점심 같이 시간에 쫓겨가며 하는 식사가 아니라, 처음부터 잘 먹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느긋하게 주문한 일인분을 먹습니다. 이미 다 그렇게 느끼겠지만 저녁 일인분은 점심 일인분보다는 상당히 많지요.

더구나 저녁에는 일일분보다 더 시키는 경우도 많고, 아예 코스요리, 세트메뉴, 뷔페로 가면 2~3인분은 뚝딱입니다. 그래도 그것을 일인분이라 느끼지요. 식사 후에 가는 2차, 3차에서는 1차만큼은 안 먹는 것 같아도, 각각 최소 일인분을 더 먹게 되지요. 그래서 하루 저녁에 5인분을 먹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도 약간 잘 먹었구나라고 느껴지지, 많이 먹었구나라고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빨리 먹는 점심에 비해 식사시간이 상당히 길기 때문이지요.

일인분은 모든 사람이 하루에 소모하는 칼로리가 똑 같다고 전제를 합니다. 그래서 음식점이나 가정에서도 대체로 비슷한 양의 일인분이 준비가 되지요. 그런데, 문제는 사람마다 하루에 소모하는 칼로리의 양이 매우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인체가 하루에 소모하는 칼로리는 크게 기초대사량과 활동량으로 나눌 수가 있지요. 특별히 육체노동이나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제외하면, 도시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활동량의 차이는 그리 크지가 않습니다. 보통 200~300칼로리 정도가 되지요. 그런데, 스스로는 알 수 없는 기초대사량은 사람마다 꽤 차이가 납니다.

정상체중인데도 700에서 1500칼로리까지 편차가 심하지요. 이를 합쳐보면 같은 몸무게라 하더라도 하루에 소모되는 칼로리가 적게는 1200칼로리에서 많게는 2500칼로리까지 다양하게 됩니다.

그런데, 누구나 똑 같이 일인분은 먹어야 한다고 믿으면 어떻게 될까요? 현재의 일인분은 물론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줄기는 했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에 소모하는 칼로리보다는 많은 양입니다.

좋은 음식을 먹든 나쁜 음식을 먹든, 기름진 음식을 먹든 채소만 먹든, 남는 양은 몸 안에서 기름으로 바뀌어 매일매일 차곡차곡 내 몸의 지방으로 쌓이게 되지요. 남자들은 주로 내장지방으로 가 배가 나오고, 여자들은 주로 피하지방으로 가 살집이 물컹물컹 잡히게 되는 것입니다.

무심코 먹는 일인분이 바로 한국인 비만의 주원인입니다. 대부분의 한국인은 현재보다는 적은 일인분을 섭취해야 하지요. 주인이 눈치를 주든 말든 3인이 같이 가면 2인분만 시켜 먹는 것이 몸이 쓰는 것만큼 먹는 것입니다. 일인분을 다 시켰으면 평소의 3분의 2 정도가 필요한 양이므로, 3분의 1을 남기면 되지요.

몸이 쓰는 만큼 먹는 또 다른 방법은 일인분이 아닌 '나인분'을 정의하라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야 어떻게 먹든, 내몸이 하루에 쓰는 양을 먹는 것이 '나인분'이지요. 매일 비슷하게 먹어서 체중의 변화가 없다면 그것이 바로 '나인분'입니다. 물론, 체중을 빼고 싶은 사람들은 '나인분'보다는 덜 먹어야 하지요.

음식 접대에서도 일인분을 다 먹도록 권장하거나, 음식을 남기는 것에 눈을 흘겨서는 안됩니다. 사람마다 자신의 '나인분'을 맛있게 즐기면 되는 것이지요.

독자 여러분들은 일인분을 드시나요? 아니면 '나인분'을 드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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