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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치 식량이 내몸에 있다

닥터U의 건강은 선택이다
A씨는 키 176cm몸무게 78kg의 50대 중반의 남성입니다. B씨는 키 164cm 몸무게 64kg으로 50대 초반이지요. 두 분 다 전혀 뚱뚱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분 모두 가지고 있는 몸의 지방이 21kg이라는 사실이지요. 21kg이라고 하면 유치원생 하나를 기름으로만 몸 안에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A씨는 자신이 그 동안 먹은 것을 생각해보니 그 정도의 기름은 될 것이라고 수긍한 반면, B씨는 자신은 정말로 기름과 고기는 되도록 먹지 않고, 주로 현미밥에 채소만 먹는다면서 자신의 몸에 왜 그렇게 기름이 많은지를 의아해 했습니다.

닥터 U가 대답을 했습니다. "소를 보라고, 소는 여물만 먹는데도 그렇게 많은 기름이 있지 않느냐?" 라고 말입니다.

사람의 몸은 동물과 똑 같이 기름을 많이 먹어서 몸에 기름이 많은 것이 아니라, 무엇이든지 자신의 몸이 쓰는 것보다 많이 먹으면 그 여분이 몸안에서 기름으로 바뀌어 축적되는 것이지요.

기름하고는 전혀 닮지 않은 밥이든, 채소든, 과일이든, 살코기든, 생선이든, 몸에서 쓰고 남으면 다 기름이 됩니다. 물이 아닌 어떤 음료도 마찬가지이지요. 기름으로 바뀌지 않는 거의 유일한 음식은 물, 그것도 맹물입니다.

먹은 것이 남아서 바뀐 잉여의 기름은 남녀별로 서로 다르게 몸안에 축적이 됩니다. 남자는 주로 뱃속, 즉 내장 주위에 축적되어 내장비만이라 하고, 여자는 주로 피부 밑 피하지방으로 축적되는데, 10대에서 30대까지는 주로 배꼽 밑에서 허벅지 중간까지 축적되어 하체비만이라고 하고, 이후에는 몸 전체에 축적되어 몸체비만이라고 하지요.

이렇게 남녀별로 축적되는 부위가 다른 것은 남녀의 성호르몬이 서로 다른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축적되는 부위가 아무리 다르더라도 원인은 모두 똑 같지요. 내몸이 쓰는 것보다는 많이 먹은 것입니다.

한편, 내몸에 축적된 기름은 거꾸로 어떤 음식이든지 다 됩니다. 밥도 되고, 반찬도 되고, 고기도 되고, 채소도 되지요. 그래서 21kg의 기름은 약 6개월 치의 완벽한 식량입니다.

A씨, B씨 모두 6개월간 물만 먹고 살아도 거의 문제가 없는 분들이지요. 혹, 이 말이 실감이 나지 않으면, 몇 년전 청와대 앞에서 3개월 단식을 했던 지율스님을 떠올려 보면 됩니다. 그분이야말로 몸에 기름 한 방울 있게 생기지 않은 깡마른 분이었는데도 3개월 단식을 별 문제없이 수행하셨었지요.

단식 후 지쳐서 몇 일 입원한 적은 있어도, 건강상태에는 별로 지장이 없어 지금도 왕성히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몸 안의 기름으로 보충되지 않는 음식은 물, 비타민, 미네랄뿐이지만, 그것도 물, 비타민 D와 칼슘을 제외한 나머지는, 기름 21kg을 가질 정도면 이미 상당한 양을 축적하고 있기 때문에 꼭 보충할 필요는 없지요.

우리가 매일 아침저녁으로 언론을 통해 듣는 영양정보는 대부분 이러저러한 음식이 이러저러한 성분을 갖고 있어서 '몸에 좋다' 입니다.

음식과 영양만 놓고 보면 틀린 얘기는 물론 없지요. 그런데 영양이 부족했던 과거에는 이런 음식정보가 필요한 것을 골라 먹는 데 도움이 되었다면, 영양과잉시대를 사는 대부분의 현대인들에게는 몸에 불필요한 것을 끊임없이 채워 넣어, 끝내는 비만을 만드는 주범 중의 하나가 됩니다.

6개월치 식량을 몸안에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로 하여금 계속 소위 '몸에 좋은' 음식을 더 먹게 만들기 때문이지요. 모자라면 영양이 되어도, 남으면 다 기름이 됩니다.

자, 이제부터는 '무엇이 몸에 좋을까?' 하는 질문보다는, '내몸에 현재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이 필요합니다. 독자 여러분은 어떤 질문을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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