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형 그랜저 시승기]강력한 성능과 첨단장치로 중무장 '5세대 진화' 동급 최강

현대차 그랜저가 1985년 출시 이후 25년이 흐른 현재 5세대까지 진화하며 강력한 성능과 첨단장치로 중무장한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했다.

18일 신형 그랜저를 시승했다. 김해공항에서 거제도 옥포대첩기념공원을 왕복하는 구간으로 총 거리는 114㎞. 설정된 내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대형 콘테이너 트럭들이 많은 산업도로를 지나 지하 48m 해저터널을 통과해 거가대교를 통과하는 왕복구간이다.

신형 그랜저는 무엇보다 똑똑해졌다. 일정 속도로 설정해 놓고 앞 차와의 간격을(네 단계로 설정 가능) 맞춰 놓으면 알아서 척척 달리고 속도를 줄이며 정지하고 앞 차가 출발하면 다시 알아서 출발한다.

이 장치는 BMW와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사양에만 적용되고 있는 최첨단 장치 중 하나로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ASCC:Advanced Smart Cruise Control)이다.

가덕도와 거제도를 연결한 거가대교는 옆에서 불어오는 칼바람 때문에 휘청거리지 않을 차가 없을 정도였지만, 신형 그랜저는 흔들림 없이 안정적이고 정숙했다. 대교를 진입하고부터 ASSC를 켜고 시속 110㎞로 설정하자 스스로 달리기 시작했고, 차간 가격을 설정하자 앞 차를 발견함과 동시에 설정된 간격을 유지하며 브레이크가 알아서 작동됐다.

톨게이트에 들어서자 정차된 앞 차 바로 뒤에서 어김없이 정지하고, 앞차가 출발하자 당연하다는 듯이 알아서 척척 출발을 반복했다. 가다서다가 반복되는 복잡한 도심에서 참 유용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익숙하지 않은 이런 장치에 주의해야 할 점은 있다. 거가대교를 통과한 후부터 와인딩 로드구간인데 앞 차가 사라지자 설정된 속도로 가속이 돼 생각 없이 핸들을 잡았다간 큰 낭패를 볼 수 있겠다 싶다.

시속 100㎞로 달리다가 풀 액셀을 가해 보면 기어는 순간 몇 단계 내려가며 허리를 강하게 밀어붙인다. 순식간에 시속 200㎞를 부드럽게 통과했다.

'그랜드 글라이드(웅장한 활공)'을 디자인 컨셉트로 한 신형 그랜저는 세련미가 넘쳐 이전 모델보다 젊어져 보인다는 의견이 많다. 엑센트부터 아반떼, 쏘나타를 이어 현재의 신형 그랜저와 제네시스, 에쿠스까지 현대차 패밀리 룩은 거의 절정에 다다른 모습이다.

윙 타입그릴을 시작으로 날렵한 눈매의 헤드램프, C필러와 트렁크까지 이어진 수려한 라인은 현대차의 정통성이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독수리가 날개짓하는 듯한 'Y'자형 대쉬보드를 이은 센터페시아는 넥타이를 형상화했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나파 가죽의 시트 또한 고급스러움을 더해 편안한 주행을 돕는다.

여기에 두 가지 모드로 경험할 수 있는 안마는 빼놓을 수 없는 동급차량 대비 자랑거리이다. 승차감 또한 고속주행에선 묵직하게 하체를 받쳐주지만 요철구간에선 부드럽다. 선두 시승차의 뒷모습 실루엣은 기존 이미지를 완전히 벗은 안정된 자세로 마치 최고급 수입세단을 보는 듯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구형 그랜저보다 강하고 세련된 새로운 5G 그랜저의 주 고객은 40대가 될 것"이라며 "현재 계약고객의 대부분도 40대이고 고객층은 30대부터 50대까지"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내수 8만 대가 목표이며 내년 초 미국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이미 3만여 대가 예약됐고 월 생산물량 8000대를 고려하면 3개월은 기다려야 인수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승차인 신형 그랜저 HG300 모델은 무릎에어백을 포함한 9개의 에어백과 차체 자세 제어장치(VDC), 샤시 통합 제어시스템,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TPMS), 급제동 경보장치(ESS) 등 안전장치와 8인치 DMB 내비게이션, 전자주차 장치, 와이드 파노라마 썬루프 등 편의사양이 적용됐다.

운전자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차량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모젠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과 운전자의 평행주차를 돕는 주차조향 보조장치 등도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전 모델 6단 자동변속기를 기본적용한 5세대 신형 그랜저 시승차는 최고출력 270마력, 최대토크 31.6kg·m, 리터당 연비 11.6km로 강력한 동력성능과 연비를 실현한 람다 II 3.0리터 GDI 엔진을 장착한 HG300 풀 옵션 차량이다. 직분사 방식이 적용된 엔진으로 구형 그랜저(TG) 3.3리터 람다엔진(259마력)보다 11마력이나 높아졌다.

신형 그랜저는 대형차로 분류되지만 차체 중량은 1580㎏. 경쟁차 대비 움직임이 날렵해 1마력당 끌어야 될 무게는 6㎏에도 못 미치는 5.85㎏. 수입스포츠카에서 볼 수 있는 수치다.

주 경쟁차종인 렉서스 ES350과 GM대우 알페온, 로노삼성 SM7보다 앞선 성능과 편의·안전장치가 적용됐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자동 평행주차에 이은 'T'자 자동주차 장치와 주행 중 차선을 감지해 핸들까지 자동으로 움직이는 최첨단 장치까지 완성단계까지 왔다"면서 "실용화 단계가 되면 과거 SF영화에서나 봤던 최첨단 자동차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GM대우는 역사 속으로… '시보레'로 변경

30여년 만에 '대우차'라는 단어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GM대우자동차주식회사'가 '한국지엠주식회사(한국GM)'으로 회사명이 교체되고 1/4분기 중으로 생산되는 모든 차량에 '시보레(Chevrolet)' 브랜드 마크가 달려 출시된다.

단, '알페온'과 '다마스', '라보' 등 상용차는 GM대우 브랜드를 계속 유지한다.

GM대우는 2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지엠의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은 "국내시장 입지강화와 내수 공략을 위해 시보레 브랜드를 국내에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고 "새 브랜드 전략은 한국 시장에 전념하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며 글로벌 GM으로부터 한국은 전략적 요충지로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시보레 도입으로 고객들은 더욱 폭넓은 선택권을 갖게 되고 회사는 물론 딜러 등 모두에게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시보레 마크를 달고 출시될 총 8개 차종 중 6대는 국내공장에서 생산된다. 소형차 '카마로'를 시작으로 7인승 '올란도', 소형차 '아베오' 등 SUV와 중형세단이 줄이어 출시될 예정이다.

한국GM이 시보레 브랜드로 변경됨에 따라 기존의 GM코리아는 캐딜락 브랜드를 담당하게 된다.

100년의 역사를 가진 시보레 브랜드는 미국의 카레이서였던 루이스 시보레에 의해 1911년 디트로이트에서 창립됐으며 지난 2010년 전세계 BM 총 판매량의 53%인 425만 대가 판매될 만큼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글·사진(김해)=임재범 기자 happyyjb@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