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올란도 시승기2.0L 디젤엔진, 공인연비 14.0km/L의 7인승 다목적 차량

GM대우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나비넥타이 형상의 쉐보레 마크를 단 첫 쉐보레 올란도가 2월 10일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소개됐다.

한국지엠 판매·A/S·마케팅 부문 안쿠시 오로라 부사장은 "기존 차종 구분의 틀을 깨는 신개념의 새로운 차량"이라며 "올란도를 시작으로 쉐보레 브랜드의 진정한 가치를 알려주게 될 것"이라 강조했다. 올란도는 100여 국에 수출될 예정이라고 한다.

올란도는 SUV와 승용차, 미니밴의 장점을 융합한 스타일의 7인승 다목적 차량으로 지난 1월 2만 여 대를 수출해 승용차 수출순위 2위를 차지한 라세티 프리미어(쉐보레 크루즈)와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는 신개념 ALV(Active Life Vehicle)다.

올란도는 굵직한 라인과 면이 결합된 박스형태로 튼실한 남성적인 모습에 18인치 알루미늄 휠로 인해 안정된 자세를 연출한다. 차체높이는 1635㎜로 일반 SUV보다 낮고 승용세단보다 높으며 축간거리는 2760㎜로 길어 실내공간이 널직하다.

실내는 외관과 달리 여성스럽다. 기존 라세티 프리미어와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에서 봐왔던 듀얼 콕핏 디자인 속에 각종 조작 버튼은 고급스러움보다 단순함이 있다. 특이한 건 시크릿 큐브(Secret Cube)라는 작은 사물함이다. 오디오장치 아래 버튼으로 개폐되는 이공간 속에는 USB포트가 자리하고 있다. 내비게이션이 적용되지 않은 건 아쉬운 부분이다.

유럽차에서 맛볼 수 있었던 딱딱한 운전석에 앉아 보면 확 트인 시야와 낮은 포지션으로 여유 있는 실내 공간이 느껴진다. 2열과 3열의 목받침 옆 버튼으로 쉽게 시트를 모두 접으면 1594L의 넓은 적재공간이 생겨난다. 2명이 앉을 수 있는 3열 시트는 공간이 좁아 보이긴 하지만 쉐보레 관계자는 "기존의 타사의 3열 공간보다 여유가 있고 어른이 1~2시간 타고 움직이기엔 크게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시동버튼을 누르자 2.0리터의 가변 터보차저 커먼레일 디젤(VCDi) 심장이 움직임과 동시에 계기판의 모든 바늘이 반대편 끝을 찍고 다시 돌아와 자리를 잡는다. 진동과 소음은 거의 잡힌 듯하지만 주행 중 풀가속을 가해보면 디젤엔진 특유의 소리가 들리는 건 어쩔 수 없다. 가속페달 반응은 빠르고 부드러웠다.

이 엔진은 3800rpm에서 163마력의 최고출력과 일상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1750~2750rpm의 낮은 영역에서 36.7㎏·m의 최대토크를 발휘해 고속보다 저속에서 강하게 밀어붙인다. 여기에 매연여과장치(DPF)와 배기가스 재순환(EGR) 장치 적용으로 유로5 배기가스 기준을 만족시킨다.

1.7톤의 올란도를 고속구간에서 속도를 올려보면 시속 140㎞까지 거침없이 통과하고 시속 180㎞를 여유 있게 도달한다. 변속충격도 거의 없다. 주행 중 감·가속을 반복해서 가해보면 6단 자동변속기가 쉼 없이 아래 위로 움직이지만 부드럽게 연결된다.

이날 용산에서 양평까지 84㎞구간에서 트립컴퓨터 상 평균연비는 리터당 10.1㎞.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정체구간과 고속구간, 국도길 등 테스트를 위해 급출발, 급브레이크를 감안하면 동급 엔진차량과 비교해 평균적인 수치라는 생각이다. 공인연비는 6단 수동변속기 차량이 17.4㎞/L, 6단 자동변속기 차량이 14.0㎞/L다.

시트뿐만이 아니라 단단한 서스펜션과 정교한 핸들링은 마치 유럽차를 운전하고 있는 듯하다. 급차선 변경을 해봐도 큰 흔들림 없이 잘 따라오고 고속에서는 편안한 승차감이다.

한국지엠 기술연구소 손동연 부사장은 "국내 LPG차량의 선호도를 고려해 올란도 LPG와 가솔린 차량도 올해 말경 출시될 예정"이라며 "군산공장에서 생산되어 전세계에 수출되는 올란도는 나라별 선호도에 맞춰 서스펜션은 스포츠/미디움 컴포트/컴포트/울트라 컴포트 등 4가지 종류로 생산되며 국내 판매되는 올란도는 미디움 컴포트"라고 말했다.

3월 2일부터 판매될 올란도의 가격은 LS, LT, LTZ세 가지 모델로 1980만~2463만 원이다.



임재범 기자 happyyjb@hk.co.kr